
엄마가 돌아가신 지 두 달째가 된다
벚꽃이 만개하던 그 날 학교에서 엄마가 사고 당했다는 연락을 받고
아무 생각도 안난 채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엄마에게 내 모습을 보여줄 수가 없었다
엄마는 그 때 세상을 떠난 직후였으므로.
도저히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지 나는 눈물도 안나오고 정말 하얗게 질린 얼굴로 밖을 나왔는데
세상은 왜 그리도 예쁘고 사람들은 웃으면서 지나가고 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가 있는지
내 위로 쏟아 지는 벚꽃잎들이 너무 미워서 발로 뭉개고 뭉개다가 내 마음이 뭉개지는 기분이 들어 주저 앉다가 그제서야 눈물이 쉴 새 없이 쏟아져서 사람들 신경도 안쓰고 엉엉 울었다
그 뒤로 학교도 안 가고 울었다
잠도 안 자고 밥도 안먹고 울었다 창 밖을 보기 싫어 창문을 닫고 불도 안 키고 그저 쭈그려 앉아 울었다
우는 일이 일상인 양 우는 바보가 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이게 도저히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기에 엄마가 안계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울었지만
시간이 차차 흐르면서 엄마를 앞으로는 영원히 볼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이 피부로 느껴 지면서 이러다 죽겠지 싶을 정도로 통곡하고 몸부림치며 울었다
울다 지쳐 잠이 올 때마다 항상 엄마가 꿈에 나타나기를 기도했다
아니, 이 모든 게 꿈이었으면 하고 기도했다
그때만큼 내 기도가 간절한 순간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꿈에 엄마가 나타나는 일은 없었고 눈을 뜰 때마다 엄마, 하고 넌지시 불러 보았지만
대답이 없고 그제서야 엄마 없는 현실이 느껴지면서 또 몸부림치며 울었다
도저히 엄마가 보고 싶어 참을 수 없을 땐 엄마의 옷들과 사진들을 꺼냈다
내 눈물이 정말 절정에 달하는 순간은 그때다
나를 안고 환히 웃는 사진을 보면, 눈을 감는 순간까지 내가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 그 생각이 들고
어릴 적 엄마와 찍은 사진들을 보면, 앞으로는 엄마와 사진 찍을 날은 없을 거란 생각이 들고
엄마의 사진들을 보면, 왜 잘해주지 못했을까 왜 사랑한다는 말을 그렇게 안했을까 하는 생각에 나는 거의 죽을 지경까지 울게 된다
가끔 엄마 따라 죽을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아빠 생각에 번번이 생각으로 그친다
엄마가 떠난 뒤, 아빠는 늘 밤마다 취해서 들어 오신다
하지만 아빠는 얼굴보다 눈이 더 빨갛다
아빠가 그래도 이렇게 버텨내고 살아내려는 이유를 안다 내가 있으니까
그런 아빠를 두고 도저히 혼자 엄마 따라 떠날 수 없어서 나는 그저 울기만 할 뿐이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라고
두 달이 지난 지금은 눈물은 좀 덜해졌지만 그때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못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큰 비극을 당했는데, 벚꽃들로 아름답고 따뜻하기만 했던 세상을 용서하지 못하겠다 도저히 화해할 수가 없을 것같다 다시는 벚꽃들을 보고 싶지 않다
엄마가 떠나기 전에 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내 자신도 용서할 수가 없다 나를 얼마나 보고 싶어했을까
죽음을 이렇게 잔인하게 만든 신이 원망스럽다 신을 믿고 싶지 않다 용서할 수가 없다
대체 왜 우리 엄마를 데려 가셨는지 골백번 따져 묻고 싶다
친한 친구들도 싫었다
내게 수 없이 연락온 친구들의 연락을 수 없이 거절하면서 그냥 내버려 뒀으면 하는 심정이 컸다
나는 이렇게 극복을 못하는 상처를 받았고 걔네들은 앞으로 사랑 받으며 살 생각을 하니 왜 이렇게 마음이 뒤틀리는지...너무 싫었다
그냥 내가 세상에서 가장 보잘 것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같았고 세상이 너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그냥 이렇게 살다가 언제 한 번 죽자고 그렇게 마음 먹고 있었을 때즈음
어제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우리 집에 오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묻는 친구에게 나는 너무 싫은 감정이 느껴졌지만 어차피 죽을 거 그래 한 번 와보기나 하라는 심정으로 오라고 했다
저녁때 친구가 왔다
한 명이 아니었다
20명이 넘는 친구들과 어머니들, 그리고 담임 선생님까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인원들에 나와 아빠는 크게 놀랐다
친구들은 내 손을 잡으며 웃으며 보고 싶었다고 한다
나를 동정하며 울 줄 알았는데...
내가 너무 보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고
그러니 네가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너를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며
친구들은 나를 안아 주었다
그리고 손수 써온 편지들을 주었고 곧 여름이라며 원피스와 옷과 비키니까지..
나를 생각해 수 없이 고민하며 고른 옷들이라며 여름 방학때 바다를 가자고 한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이 눈물만 뚝뚝 흘렸다
어머니들은 두 달동안 방치된 집을 청소해주었고 나와 아빠를 위한 밥을 지으셨다
된장국과 김치와 밥과 감자 볶음 계란 찜, 그리고 치킨과 피자도 시켜 친구들과 나눠 먹는데 너무 목이 메어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담임 선생님은 학교 생각은 마라며, 언제든 나올 수 있으면 나오라고 하신다
우리는 네 편이라면서...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눈물을 참느라 끅끅 대면서 감사하다고만 했다
감사하다고...
감사하다고...
그 분들 덕분에 앞으로를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얻은 것같았다
우리 엄마에게 너무나 감사했다
나와 아빠가 너무 걱정돼 사람들을 보내주신거라고...
엄마가 너무 보고 싶지만 엄마 생각하면서 꿋꿋하게 버티겠다고 다짐했다
솔직히 말해 너무 많이 아프다
하지만, 이 커다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한 발짝 한 발짝 앞으로 발을 내딛어보려고 한다
앞으로는 정말 행복해지고 싶다
정말 행복해지자 세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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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탈 죄송합니다
엄마 생각이 많이 나서 여기에 써보네요..


한창 엄마손길 필요하고 어린나이인데 엄마를 저리 갑작스럽게 잃었으니 얼마나 보고싶을까..
그래도 다행인건 글쓴이에게 좋은사람들이 곁에 있구나 싶음...글쓴이 힘들겠지만 힘내고 열심히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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