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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707
이 글은 8년 전 (2017/11/07) 게시물이에요



방학을 맞이하여 집으로 내려와 종일 빈둥거리며 밥이나 축내고 겨울.
하루 온종일 홀딱 벗고 이불만 끌어안고 지내는 딸년의 모습에
엄마는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툭하면

간장 사와라. 콩나물 다듬어라. 방바닥 머리카락 주워라. 옷 좀 입어라. 제발 좀 나가 놀아라. 넌 친구도 없니.

하시며 아픈 곳만 쿡쿡 찌르셨다.
허나 그런 공격에도 난 '세상에서 혼자 노는게 가장 쉬웠어요~!' 하는 찌질리즘으로
집구석에서 푸른산호초만 찍어대고 있었다.
웃풍이 센 집안 구조상 온 몸을 이불로 칭칭 감고 발과 얼굴만 빼꼼히 내밀고 있으면
기분이 그렇게 좋을수가 없는데, 그런 차림으로 약 보름간을 누워있다보니
나중에는 등판에 욕창 생길까 싶어 정신을 차리고 옷을 꺼내 입었다.
평소 자주 안부를 주고 받는 편은 아니였지만 고등학교 시절 서로 단짝이라 여길만큼 친했던 친구와 연락이 닿아
오랜만에 약속을 잡고 나갈 채비를 서둘렀다.
시내에서 만나 커피숖에서 자리를 잡은 우리는 묵혀 두었던 서로의 캠퍼스 라이프에 대해 떠들기도 하고
학창시절때의 풋풋한 추억들을 하나둘 꺼내 그땐 정말 그랬었지~따위의 설늙은이 같은 대화를 나누는 등
어린때의 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로워져 한참을 웃다 헤어졌다.
오래 알게 된 친우와의 만남은 사실 처음은 좀 어색했지만 떨어져 있던 세월 만큼 준비된 얘기들도 많아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집에 돌아와 걸쳤던 옷을 다 벗어던지고 다시 또 푸른산호초로 스탠바이 하려던 순간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의 남자친구도 현재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는데 내일 같이 면접이나 보러가지 않겠냐며
좀 전에 헤어진 그녀로 부터 온 전화였다.
약속 장소에 같이 대동하고 나왔던 그녀의 남자친구 역시 전부터 안면이 있던 사이라
별 껄끄러움 없이 '그러마~' 대꾸를 하고는, 나도 이제 인간 구실을 할수 있겠구나~하는 사실에
광기어린 다이아몬드 스텝을 밟아주었다.
이른 아침에 면접이 잡혔다는 전날의 통화에 새벽 6시에 일어나 7시에 집을 나섰다.
부산 온천장역에서 그녀의 남친을 만나 면접을 보게 될 회사로 향하는 길,
식사를 거르고 나온 탓에 슈퍼에서 음료수 하나씩을 계산하고 나가려는데
그때 막 검은 정장의 남녀 무리들이 가게 입구로 우르르 들어오고 있었다.
옆으로 비켜주며 밖으로 나가는데 뒤따라오던 녀석이 그 무리들을 향해 가벼운 목례를 날리는게 아닌가.

"아는 사람들?!"

"아..전에 면접에서 봤던~"

녀석의 대답에 나는, 아이구야...일개 알바 면접인데 이자식 오지게도 떨어졌었구나....가여운지고....
하며 녀석의 운 없음에 안타까워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눈치를 까고 날랐어야 했다.
물론 녀석부터 한번 까주고 말이다.
허나 이른 아침 시간대의 몽롱한 기운은 나의 신경줄을 매우 느슨하게 풀어놓았고
난 아무 의심도 없이 녀석이 안내하는 6층 건물로 들어섰다.
회사가 뭔 주택가에 있냐....아주 약간 의아한 생각은 들었지만
작은 벤쳐 기업 같은 곳은 임대료가 저렴한 주택가 건물에 상주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어
크게 문제삼지 않고 건물 2층으로 올랐다.
문을 열고 들어간 공간은 어느 입시 학원을 연상케하는 구조로 강의실이 네 다섯군데 나뉘어져 있었고
작게 마련 되어진 로비엔 소파 몇개와 커다란 프로젝트 텔레비전이 놓여져 있었다.
회사 이름이라던가 로고는 어데가고, 좁은 공간을 분주하게 오가는 정장 차림의 사람들만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는데
당시에는 이런 협소한 공간에 사무실을 잘도 쪼개놨구나 하는 별 시답잖은 생각으로 지나쳤었다.
녀석의 뒤를 쫓아 강의실로 들어가니 먼저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들이 한 예닐곱명 정도였었고
모두들 짝을 지어 앉은 채 활발히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까지도 난 몰랐다. 그 짝 지어진 사람들 중 꼭 한명은 단정한 정장 차림으로
연습장에 뭔가를 열심히 끄적거리며 상대방을 향해 끊임없이 떠들고 있었다는 것을.
나와 같이 동행한 녀석은 청바지에 캐쥬얼 자켓 차림으로 정장을 차려 입은 것도 아니였고
다단계의 뉘앙스를 풍기는 설명이나 행동이 없었기에 당시에는 그런쪽으로 의심하는 것 자체가 이상했다.
단순히 인력관리 차원에서 해당 직원들이 나와 보수라던가 업무 내용에 대해 안내를 하고 있는거겠거니 여겼을 뿐이다.
그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20분을 보내고 딱 9시가 되자 강의실 문이 열리더니
생뚱맞은 박수소리와 함께 20대 중반 정도인 남성이 들어왔다.
많이 봐줘야 20대 중반이였고 얼핏 보아선 내 또래와 별반 다를게 없어보이던 앳띤 인상의 남자였다.
강단에 자리를 잡은 그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는 대뜸

"여러분~! 여러분은 기득권의 뜻이 무언지 아십니까?!"

하며 화이트보드에 친절하게도 '기.득.권'이라는 세 글자를 옮겨 적었다.
그리고 난 거기에서부터 불온한 조짐을 느끼고

'와~엿됐다~'

하는 감탄사를 입안에 굴리고 또 굴렸다.

"이미 차지한 권리~라는 뜻으로~"

라며 말문이 트인 다단계 앞잡이는 자신도 처음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지금 여러분의 자리에 앉아 있었다며,
그러나 회사와 저를 인도해준 친구를 믿고 뛰어들었더니
이제는 일하지 않아도 통장에 돈이 수백씩 들어온다고 본격적인 허풍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같은 내용을 예만 바꿔 한시간 내도록 들은 설명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지금 당신들이 열심히 피라미드 골격을 세우면
나중엔 밑으로 수십 수백의 사람들이 알아서 돈을 만들어 준다.
지금 이 기회를 먼저 차지하는 것이 기득권이며 그런 기득권을 가진 자가 챔피언이 될수 있다.'
라는...뭐, 상황 재지 않고 들으면 어느 중소회사의 건립 이념 정도로 수긍할만한 내용이였다.
그러나 이들이 그런 중소기업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 기득권을 위해서는 꼭 당사 제품 구입이라는 조건이 하나씩 붙는다는 거였다.
입사를 위해서는 첫달에 우선 몇십만원 상당의 회사 물건을 구매해야 하며
한달에 서너명의 입사자들을 확보해야 하는 것은 물론, 그들로부터 다시 얼마치의 물건을 판매하고..등등
아주 그냥 강매로 시작해서 강매로 하나 되는 세상이였다.
한시간의 강의가 끝나고 10분의 쉬는 시간.
강의실은 약 스물대여섯 남짓한 인원들로 가득차 있었고 그들의 절반은 큰 공황 상태에 빠져 있었다.
 






다단계의 추억 | 인스티즈


'이게 말로만 듣던 다단계 회사로부터의 초대인가.......
그리고 옆에 앉아 있는건 친구인가 웬수인가........'

집구석에서 겨울 내내 푸른산호초를 찍을 것이냐~
다단계 회사긴 하지만 열심히 영업 뛰어 실적의 챔피언이 될 것이냐~
를 두고 한 0.5초 갈등을 겪은 난, 간단하게 마음을 정리하고 가방을 챙겨들었다.
화장실을 가는 척 하면서 입구로 달리겠다는 시뮬레이션을 돌리며 막 일어서려는 순간
강의실 밖에서 익숙한 얼굴 두개가 내쪽으로 다가오며 인사를 건넸다.
벙쪄 있는 내 앞에 선 그들의 정체는 어제 만난 단짝 친구와
고등학교 시절 나름 사이좋게 인사하며 지내던 옆반 친구였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 중반에 자퇴를 내고 나왔으니 옆반 친구와의 만남은 거의 4년만이였다.
니들이 여긴 어떻게 있는거냐는 나의 물음에 사실 3개월 전부터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이곳으로 나를 안내한 남친 역시 얼마전 다단계의 세계로 영입하여 활발히 활동 중이라 하였다.
그리고 그 활발한 활동의 적절한 예가 바로 옆에 앉아 있는 나라고 할수 있겠다.
와~짜고 치는 고스톱~! 이것이 진정한 팀플의 정석~!
부담스러운 눈빛으로 강의는 어땠냐며, 들을만 했냐며 설문 조사하듯 물어오는 친구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난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기분이 어떤건지 알수 있었다.
이어서 여지껏 빚어놓은 우정이라는 물잔에 굵직한 금 하나가 '쩌억' 가는 소리도 들었다.
실적 한번 올려보겠다고 물불 안가리고 저질러버리는
이 웬수들이 한편으로 딱하고 한편으론 한심해보이는게,
어린 나이에 아직 뭘 몰라 이러고 있는가 싶어 식사를 하는 동안 찬찬히 물어볼 요량으로
점심때까지 그 되도안한 강의를 더 들어주기로 마음을 먹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 후의 2시간은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





다단계의 추억 | 인스티즈

똑~같은 내용을 두고 세 사람이 교대로 나와 쉬지도 않고 떠들어대는데,
연설 내내 곱씹고 있던 생각은 대체 어떤 세뇌를 받아야 이런 회사에 코가 꿰이는 걸까 ?
뭘 어떻게 받아들여야 이 피라미드 사업 구조에 희망적인 확신을 가질수 있는 걸까?
매시간 연설자가 바뀔때마다 입구에 서서 박수 쳐주는 애들은 대체 뭐하는 인간들인가? 하는 의문들 뿐이였다.
정신과 시간의 방에 버금가던 2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점심시간.
식당이 4층인지 6층인지 지금은 기억도 흐릿한 공간으로 나를 끌고간 그들은
내가 식사를 하는 동안 내 가방을 자신들 쪽으로 챙겨놓고는
스테이플러가 박힌 수어장의 설문지를 꺼내들었다.
맛도 안느껴지는 김밥을 목구멍을 꾸역꾸역 밀어 넣으며 친구를 바라보자
그녀는 싱거운 미소를 잠깐 내보이고는 다단계 회사에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오해와
이 회사의 방침에 대해 주절주절 늘어놓기 시작했다.
참하고 순진했던 애가 갑자기 이런식으로 나오니 친구를 하나 잃었다는 정도가 아니라
순간 이 집단 자체가 무서워졌다.

'나 여기서 섣불리 설쳤다가 정수기 100대 팔기 전까지 못 나가는거 아냐?'

하는 두려움을 안고 난 전화 좀 하고 오겠다며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났다.
휴대폰을 핑계 삼아 가방까지 챙겨들고 미친듯이 계단을 뛰어내려가 탈주에 성공하겠다는
단순하지만 꽤나 자신있던 계획이였는데
친구 녀석이 가방 안에서 휴대폰만 쏙 빼서 내게 건네주는게 아닌가.
이럴때를 대비해서 너네 무슨 교육 받고 그러니?!
도주 위험이 있는 친구의 경로를 가볍게 차단하는 방법..같은....
할수없이 복도 구석에서 허공을 향해 한참을 떠들다 들어와야 했던 방년 21세의 장선영씨는
자신의 어처구니 없는 퍼포먼스에 한참을 울적해야야만 했습니다.
식사 내내 다단계 찬양을 부르짖는 웬수들의 협공에 난 더이상 친구 연기는 무리라고 생각했다.
더욱이 복도에 나가 뻘짓을 한번 하고 온 이후로는 표정관리가 영 되질 않았다.


다단계의 추억 | 인스티즈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해서 바로 단도직입적으로

 

"야! 나 그냥 갈란다."

 

하고 그들 곁에 놓인 가방을 집어 올렸다.
허나 이런 상황을 심심찮게 겪어 본 그들은 내 가방을 되려 자신들쪽으로 끌어당기며
조금만 더 얘기를 나누자고, 한시간만 강의를 더 들어보자고, 갈수록 못 미더운 짓만 골라했다.
그후로 우리들은 '놔라', '못간다', '놔라', '못간다'의 이수일과 심순애 패턴으로
몇분간 가벼운 실랑이를 벌였고,
가까스로 가방을 쟁취하고 마지막으로 테이블에 놓인 목도리를 집어드는 찰나
단짝 친구라 여겼던 웬수는 정말 서운하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선영아~니가 생각하는 그런 불법적인 다단계가 아니라니까~?!
그런거면 내가 너에게 왜 이런 일을 소개시켜주겠니?"

 

"그러면 애초에 속여서 데려올 필요가 없었잖아?!
너도 뭔가가 찜찜하니까 면접이니 알바니 그럴듯한 핑계로 끌어들인거 아냐?
남한테 당당할수 있는 회사면 처음부터 말을 했으면 되잖아!
이제 21살 밖에 안됐는데, 벌써부터 이런데를 드나드니?
아르바이트를 해서 소액이라도 성실하게 돈 벌 생각을 해야지!
이게 뭐하는 짓이니?"

 

물론 당시의 내 정신 상태는 혼란 그 이상의 복잡함을 담고 있었기에
위와 같이 자연스런 문맥으로는 대화가 불가능 했다.
실제로는...

 

'야 이거 놔라! 어? 니가?!! 어? 어?! 이건 지금!! 다단계 잖아?!
꿀릴거 없으면 어?! 그냥 말했으면 된다이가! 이게 알바 면접이가? 이게 알바 면접이가? 어?
니가 지금 나이가 몇인데! 알바로 써빙을 하던가 해서 벌어야지 어?
놔라~! 가방 도! 내 갈란다!!'

 

와 같은 수준에 그쳤다.
심하게 흥분을 하다보니 목소리가 떨리는건 둘째치고, 하고 싶은 말이 당최 정리가 되질 않아 곤욕이였다.
그러다 보니 대화의 절반은 '니가 어?' 였고, 나머지 절반은 '놔라~!' 였다.
그렇게 초등학생 수준으로 말다툼을 하면서 가니마니 우와좌왕 하다,
목도리를 도무지 놓을 생각을 안하는 옆반 친구 녀석 때문에 그냥 버린셈 치기로 하고

 

"됐다 마, 니 가지라!"

 

식당문을 박차고 나왔다.
거기까지는 매우 근사한 퇴장이였다.
허나 계단을 내려갈때만큼은 뒤에서 빚쟁이 백만대군이 몰려오는듯 지대로 꼴사납게 뛰어 내려갔다.
내려가는 도중 마주쳤던 검은 정장의 여자 둘은 나를 향해 가벼운 눈인사를 날렸는데
나를 아예 동료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그들에게 마음 같아선 '제발 정신들 좀 차려!' 크게 쏘아주고 싶었다.
그러나 우선은 내 살길이 급급했기에 건물 밖으로 기운차게 내달렸다.
거친 숨을 뱉어내며 밖으로 나온 나는 '이런 일이 진짜 있긴 있구나' 하는 황당함과
아침잠을 반납하고 나온 면접 회사가 사실은 다단계 조직이였다는 것에 크나큰 허탈감을 느꼈다.
그렇게 잠시나마 허망한 감상에 젖어 숨을 고르고 있는 동안
단짝 친구라는 녀석이 허겁지겁 계단을 내려와 나를 뒤따랐다.
우리는 온천장역으로 가는 내내
'여기는 니가 아는 다단계가 절대 아냐' 와 '이건 누가봐도 내가 생각하는 그런 다단계'라는 입장으로
까칠한 말다툼을 주고 받았다.
역에 다다를때까지 서로의 의견을 좁히지 못한 우리들은 횡단보도 앞에 서서 멍하니 딴곳을 바라보며 입을 다물었고
파란불이 들어오자 나는 녀석에게 절교의 뜻을 던지고는 도로를 건넜다.
다시 회사로 향하려는지 끈질기게 따라 붙던 녀석은 등을 돌려 사라져버렸고
나는 그 일로 인해 한동안 친구라는 관계에 대해 깊은 회의감을 느껴야만 했다.
그리고 몇달 후 그녀에게서 매일 한통이 전해졌다.
자신도 얼마가지 않아 그 회사를 관뒀으며 그때의 일은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다단계에서 빠져나올수 있는 방법은 시간과 손해만이 약이라고 하더니...
결국엔 저도 역시 피라미드의 불합리적인 구조와 한계를 인정하고 손을 들었나 보다. 
그리고 그 메일을 통해 내가 느낀 감정은 친구녀석이 다단계의 그늘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 보다
이제 와서 뭘?! 하는 냉소적인 반응이였다.
평소 내가 가지고 있던 '친구'라는 틀을 무참히 박살낸 댓가이기도 했고
진심 어린 사과보다는 그저 '관뒀어. 미안' 같은 단순한 통보에 그친 전문의 내용 탓이기도 했다.
철 없던 시절 물욕에 눈이 멀어 잠깐 나쁜 물타기를 한것 쯤이야 이해한다.
잘만 하면 앉아서도 매달 1억을 번다고 하는데 누군들 혹하지 않을쏘냐.
(물론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처음에는 손뼉을 치다가도 곧 의심과 재고를 반복하다 등을 돌리곤 한다.)
허나 힘들고 어려울때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 가족 다음으로 친구일텐데
그런 소중한 존재를 자신의 실적달성을 위해 이용했다는 사실은 글쎄...내 편협한 가치관으로는 이해도 용서도 어려웠다.
더욱이 사과를 목적으로 써내려간 메일은 고심하여 쓴 내용치고는 지나치게 단문이였고
이미 좋지 못한 기억으로 얼룩져 있던 존재였던지라 친구의 연락조차 불쾌하게 느껴졌다.
내가 이렇게 예민하고 냉정한 편이였구나~새삼 나의 칼 같은 성격에 놀라워하던 것도 잠시
역시나 무르기로는 세상 따라올자 없는 우유부단함으로
난 친구의 지난 과오를 용서하고 다시 받아들이는 겠다는 입장으로 답장을 주었다.
허나 그때의 상황이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 이상
예전과 같은 관계로의 회복은 상당히 어려울거라 생각한다.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연락을 끊고 지내는 것을 보면 말이다.
여튼 그런 해프닝을 겪고 나서는 오랜만에 소식이 닿은 친구들의 연락에도 주저하게 되고
반대로 내가 연락을 취해야 하는 입장이 되면 또 선뜻 전화를 넣기가 망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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