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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8년 전 (2017/11/10) 게시물이에요

만약 문혁이나 톈안먼 사건이 없었다면 | 인스티즈

                                   영화 '인생에서 홍위병에게 시련당하는 의사에게 부꾸이의 사위가 부탁하는 장면.

                                   결국 부꾸이의 딸은 출산 후에 사망한다.

장이모의 영화 ‘인생’을 본 이는 얼핏이나마 문화대혁명(1966~76)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일본통치 시대도 지나고, 대약진도 지난 부꾸이(富貴)의 벙어리 딸이 출산을 할 때 문혁이 터진다. 의사들은 지식분자로 몰려 수모를 당하고 딸의 출산을 돕는 것은 각다귀처럼 느껴지는 어린 홍위병들이다. 결국 딸은 출산 과정에서 숨을 거둔다. 지나가는 역사의 한 단편처럼 느껴지지만 비참하기 그지 없는 장면이다. 위화의 ‘살아간다는 것’(活着)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 뿐이랴. 문혁은 많은 곳에서 중국인들에게 다양한 상처를 남겼다.
 
문혁이 끝나고 순탄하리라 생각했던 중국은 1989년 다시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그해 4월15일 죽은 후야오방(胡耀邦)을 애도하기 위해 모인 인파가 톈안먼에 모여 추도의식을 하다가 이 흐름이 민주화 요구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자오쯔양(趙紫陽) 총서기도 이에 지지적인 입장을 보인다. 하지만 실권을 가진 덩샤오핑은 자오쯔양을 배제하고 리펑이나 장쩌민을 정치 중심으로 끌어올리면서 톈안먼은 피의 진압이 시작된다.
 
두 사건은 사실 중국 당대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자 분수령이다. 그런데 두 사건 모두 과거가 아니라 현재 중국 사람들의 경험 속에 녹아있고, 미래를 규정하는 일들이다. 우선 문혁을 보자. 문혁의 시기는 보통 1966년부터 76까지 10년여로 본다. 당시 홍위병들이 10대 중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70년을 기준으로 해도 그들은 50대 중반이라는 뜻이다. 한창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그들은 이념투쟁의 선봉에 섰기 때문에 공부할 기회를 잃었고, 의도했던 하지 않았지만, 남들을 위해한 트라우마도 안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청년지도층이 부각한다고 하지만 그들이 중국의 허리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필자 역시 보편적인 교육을 받았기에 문혁에 대한 이해가 우리나라 사람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사실 영화에 나오는 것은 극히 일부일 뿐 저명한 여류작가 딩링(丁玲 1904~1986)이나 라오서(老舍1899~1966)의 이야기는 분노를 자아낼 정도다.
 
어떻든 문혁으로 희생된 많은 이들이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필자는 다시 곰곰이 돌이켜본다. 만약 당시 문혁 같이 사회주의를 환기시키는 계기가 없이 바로 서구식 자본주의를 받아들였다면 중국의 미래는 어떻게 됐을까. 당시 중국은 대약진 운동의 실패로 인해 공산당에 대한 신뢰가 서서히 떨어지고 있었다. 이런 시기에 서구 자본주의가 다시 중국에 물밀듯이 들어온다면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어떻든 중국은 문혁이라는 예방주사를 통해 자본에 대한 경계를 심었다. 그러면서도 덩샤오핑 같은 궁극적인 개방주의자는 살려두는 아량을 베풀었고, 덩샤오핑은 복권해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었다. 하지만 기반없는 상태에서 한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가운데 1989년 다시 위기가 다가왔다. 결국 피의 진압으로 이 사건은 마무리 됐다. 자오쯔양 등 몇 지도자가 물러나고, 장쩌민이나 리펑 같은 지도자들이 부상했다.
 
덩샤오핑은 톈안먼 사건과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1991년)라는 위기 상황에서 1992년 1월 18일 우한을 시작으로 중국을 순회한다. 흔히 말하는 남순강화(南巡講話)다. 2월 22일까지 그는 선전, 주하이(珠海), 상하이(上海)등을 시찰하면서 연안지역을 중심으로 돌면서 개방의 순서와 선부론 등을 구체화했다. 그리고 이후 중국은 매년 10%의 성장을 거듭했고, 이제는 세계의 공장이자, 세계의 시장이 되었다. 또 미국과 더불어 양대 헤게모니로 등극했다.
 
물론 결과가 과정의 정당성을 말해줄 수 없다. 하지만 중국의 역사를 우리 현대사와 견주면서 생각해 보자. 중국인들 역시 마오쩌둥을 완벽한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 흔히 공이 7이고, 과가 3이라는 말로 마오쩌둥을 말한다. 루산회의에서 펑더화이 등과 권력투쟁을 벌이고, 문화대혁명을 용인하는 등의 과가 있다. 하지만 중국을 건국한 공로는 물론이고 냉전 시대에 중국이라는 나라 자체를 보전한 것도 그의 큰 공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박정희 시대를 보는 것은 중국인이 마오쩌둥을 보는 것과 닮아있다. 군사 쿠테타를 일으키고, 부정 선거를 저지르고, 민청학련 등 반 민주적인 사건을 저질렀지만 그가 한 산업화의 공로를 인정한다. 만약 그런 박정희를 인정하는 이들이라면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의 모순이다.
 
그런데 이는 중국서도 마찬가지다. 짧은 시간이지만 중국인들에게는 당대 역사에 대한 회한이 많다. 필자는 최근에 한 여성작가의 소설을 통해 그 회한을 읽었다. 작가는 89년 베이징대 학생으로 톈안먼 사태에 관여해 미국으로 망명했다가 최근 중국을 소재로 3권의 소설을 쓴 다이앤 웨이 량이다. 최근 우리나라에 그녀의 소설중 한권인 ‘비취의 눈’(랜덤하우스 간)이 출간됐다.
 
‘비취의 눈’은 문화대혁명의 격랑을 스쳐지나가면서 크게 바뀌어버린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문화대혁명은 촉망받는 문인이었던 아버지를 하방(농촌으로 보내 노동운동하게 하는 것)으로 내몰고, 어머니는 딸들을 구하기 위해 선배에게 부탁해 겨우 위기를 벗어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아버지는 감옥에서 비참하게 죽는다. 아버지가 있었던 하방지에서 겨우 돌아온 큰 딸 메이는 아버지와의 추억으로 조금은 세상에서 떨어진 여자가 되고, 자생력이 있었던 둘째 루는 화려하게 사회적으로 성공해 부호와 결혼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름대로 권력기관인 공안부에 들어간다. 하지만 메이는 엄마가 겪어야 했던 윗 간부의 시선을 받는다. 그의 정부(情婦)가 되어 편안하게 살아가거나, 곤경을 겪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녀는 결국 공안부를 뛰쳐나와 사설 탐정이라는 독특한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항상 불화를 겪어야 했던 어머니가 쓰러진다. 그런데 어머니의 고향 친구였던 천 아저씨가 그녀를 찾고, 한 사건을 의뢰한다. 문화대혁명 때 뤄양 박물관에서 사라졌다가 얼마전 홍콩의 경매시장에 나온 도자기와 같이 사라진 조조(曹操)의 옥인(玉印)을 찾아달라는 것이다. ‘비취의 눈’이라고도 불리는 옥인은 국보에 해당하는 귀중한 물건인데, 천 아저씨는 그 물건이 최근 홍콩에 자기를 넘긴 이의 손에 있을 거라고 귀띔한다. 메이는 서서히 다시 나타난 자기 밀매의 주인공 장훙이라는 사내에 접근하면서 문제를 풀어간다. 그런데 그녀에게 서서히 이 물건이 사라질 당시의 사람 관계들이 드러난다. 그 속에는 그녀의 부모, 천씨 아저씨도 있지만 쑹이라는 한 인물이 있다. 쑹은 그녀가 안전부에 있을 때 그녀에게 접근했던 인물과 같이 높은 급에 있는 간부다. 그리고 그녀는 쑹과의 대면을 갖는다. 여기에서 ‘비취의 눈’이나 옥인의 존재를 확인한다.
 
소설은 메이가 어머니 링바이가 경험해야 했던 권력 내부의 추문과 당대 자신과 동생 루의 부와 삶에 대한 가치들을 중첩하면서 흥미롭게 움직인다. 또 한때 열렬히 사랑했지만 유학도중에 마음을 바꾸어 결혼한 후 다시 자신 앞에 나타난 야핑과 자신의 관계를 중첩시킨다.
사실 능력과 미모를 가진 이들로서는 조금만 비루해지면 부유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 물론 어머니 시대는 두딸을 살리기 위해서라는 절박한 상황이 있었다면, 지금은 더 좋은 차와 더 좋은 집을 추구하는 욕망이 더 강하다는 상황의 변화가 있긴 하다.
 
어떻든 이제는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것 같은 작가는 곳곳에 의미있는 경구들을 배치해 두었다. 특히 야핑과의 대화에서 “다만 우리는 영원이 뭔지 몰랐던 거야. 가까이 존재하는 비나 바람을 얘기하듯이 그 단어를 썼지.... 이번에 난 영원을 봤는데 말이야, 아름답지도 황홀하지도 않아. 진정한 슬픔을 만드는 게 영원이거든” 등을 읊조리고 엄마와 화해하는 그녀의 이해는 가정이라는 가치를 넘어서 삶에 대한 성찰을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다.
 
그런데 필자에게 인상 깊은 것은 그녀의 현대사에 대한 이해다. 아버지가 희생되는 등 그녀에게 큰 트라우마를 준 문혁에 대한 인상이 적대적이지만은 않다. 필자만의 생각인지 모르지만 ‘문혁이 아니라도 겪어야만 했을 사건’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여기서는 말하지 않지만 그런 점에서 자신이 참여했던 89년 톈안먼도 겪어야할 사건 중의 하나가 아닐까하는 작가적인 회의가 느껴졌다. 몇 서평에서는 이 소설을 ‘문혁의 끔찍한 기억’으로 표현하는데 그건 오독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역사에서 가정이라는 게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문혁이 없는 중국, 톈안먼이 없는 중국의 현재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이는 516 쿠테타가 없는 한국, 유신시대가 없는 한국을 상정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어떻든 두 사건은 먼 역사가 아니라 당대의 역사이기에 중국을 생각하는 이들이 이해해야 하는 한 지식의 범주이기도 하다. 또 관련자들이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아직 딱지가 완전히 굳어지지 않은 상처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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