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 2017.11.16 17:54:58 수정 : 2017.11.16 18:12:59

"과학자로서 한반도에 강진이 일어날 것을 예측한 게 들어맞았다는 점은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지진이 계속되고, 내가 예상했던 규모 6.0의 강진이 실제로 올까봐 두렵기도 하다." >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때문에 한반도에서도 강진이 발생할 것을 정확히 예측했던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16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라는 생각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포항 지역은 지난해 경주 지진으로 인해 응력(stress)이 쌓인 곳"이라며 "포항 지진으로 경주와 포항 일대 응력 분포가 상당히 복잡해졌는데 응력이 증가한 지역은 지진 위험도가 그만큼 더 높아졌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응력은 외력이 가해졌을 때 내부에서 발생하는 저항력을 말하는 것으로 쌓인 응력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면 폭발하게 되는데 이때 지진이 발생한다. 특히 홍 교수는 "이번 포항 지진은 얕은 곳(지표면에서 9㎞)에서 발생한 만큼 추가 지진 역시 얕은 곳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홍 교수는 "아직 과학자들이 잘 모르는 한국 단층에 대한 꾸준하고 면밀한 조사만이 지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최고 지진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홍 교수는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반도에서 6.0에 가까운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해왔다. 당시 홍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한반도 지각이 움직이면서 내부에 쌓여 있던 응력이 방출되고 한반도 지각에 큰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논문을 국제학술지 '지구와 행성 내부 물리학'에 발표했다. 하지만 그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판의 중심부에 속한 한국은 주변국인 일본, 중국과 비교했을 때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말은 조금씩 현실이 됐다. 2012년 2월 울산 앞바다에서 연이어 지진이 발생했다. 당시 정부는 "특이한 상황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 교수 생각은 달랐다.홍 교수는 "지진 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후 9일 동안 다섯 번의 지진이 한자리에서 발생한 적은 없었다"며 "이 정도 규모 지진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지만 같은 장소에서 일어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반도 남동부 지각에 우리가 몰랐던 상당히 많은 양의 응력이 쌓여 있었다는 경고였다. 당시 홍 교수는 "울산 지진 규모가 또 다른 큰 지진의 전조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반도 지각이 전체적으로 약해졌고 지각에 쌓여 있던 분출되지 못한 응력이 지진을 통해 배출될 것"으로 진단했다. 홍 교수 예상대로 2016년 9월 12일 규모 5.8의 지진이 경주를 강타했고 이 충격이 포항 강진으로 이어졌다.
[원호섭 기자 / 김윤진 기자]
http://news.mk.co.kr/newsRead.php?sc=30000001&year=2017&no=76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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