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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626
이 글은 8년 전 (2017/11/29) 게시물이에요

저는 오늘 사내 성추행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이 얘기를 꺼내기까지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수 많은 생각과 고민들을 했습니다. 내가 이 얘기를 꺼내서, 또 다른 피해를 받는건 아닐까, 나한테 오히려 득이 아니라 독이 되는건 아닐까. 무섭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밝히기가 두려웠고, 말하기를 꺼려왔지만, 이제는 도저히 침묵하고 숨기고 있을 순 없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건의 본론은 처음 말한것과 같이 사내 성추행입니다. 저는 충북의 한 호텔에서 3개월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 근무를 하면서 총 두 차례의 성적 추행을 당했습니다.

저에게 처음 이런 짓을 한건 다른 팀 주임이었습니다. 호텔리어라는 직업의 특성상, 유난히 새벽 출근이 잦아 사내 숙소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 날은 숙소 앞 가게에 필요한 물건이 있어 잠깐 외출하고 돌아오던 길에, 회사 앞 편의점에서 맥주를 마시던 주임이 잠깐 옆에 앉아보라고 권유를 해왔습니다. 저는 괜찮다며 수차례 거절을 했지만, 예의가 없다, 서운하다라는 주임의 말에 어쩔 수 없이 옆에 놓여있던 의자에 앉았습니다. 그러자 바로 해당 주임은 저를 끌어 안아왔고, 놀란 저는 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습니다. 그러자 왜 일어나느냐, 내 옆이라서 싫으냐며 의자를 발로 차며 그럼 여기 앉아라, 조금 더 멀리? 그럼 여기. 이런 식으로 재차 의자를 발로 차며 동석을 요구했고, 그 상황이 너무 무섭고 당황했던 저는 죄송하다며 먼저 들어가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너 이렇게 가면 어떻게 되는지 두고보자며 강하게 이야기를 했고, 더욱 겁에 질린 저는 그 자리에 얼어 붙었습니다. 그러자 맞은 편에 앉은 다른 동료 직원이 그만하라며 말려주는 덕분에 숙소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그 주임이 했던 '이렇게 올라가면 너 어떻게 되나 두고보자.' 라는 말에 전 숙소에서도 편히 쉴 수가 없었습니다. 그 사람은 숙소 마스터키를 가지고 있는 담당팀의 주임이었습니다.

혹시라도 저 문을 열고 들어올까 무서웠고, 두려웠습니다. 그렇게 첫 사건이 있고, 전 일주일을 무슨 생각으로 지냈는지 모르겠습니다. 잠을 잘 수도, 편히 쉴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동료에게 겨우 이 사건을 털어놓고, 동료의 도움으로 회사에 알렸습니다.

그러자 회사의 반응은 처음에는 도와주겠다는 식이였지만, 결국에는 해당 팀의 팀장이 사과하고 초범이니 사과로 넘어가자는 식으로 덮으로고 했습니다. 아버지뻘 되는 팀장이 연신 미안하다하니, 저는 또 그 사과를 모른체 할 수 없었습니다.

저의 이 어리석음이 제 자신을 두번째 피해자로 만들었습니다.

이 사건 후 약 일주일이 지나고 회사의 회식이 있었습니다 전원 참석이라는 전제로 저 역시 참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저에게 연신 미안하다던 그 팀장이 저를 추행하였습니다. 옆자리에 다가와 손을 잡고 주물럭 거리더니 귀와 목, 어깨, 허리 그리고 특정 속옷 주변을 지속적으로 쓰다듬었고, 당황한 저는 왜 그러시냐며 자리를 피하려 했지만, 예뻐서 그런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행동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미안하다는 그때 얘기에 이 사람은 믿을만하구나 라고 생각했던 제 어리석음이 이렇게 저를 한번 더 고통스럽게 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 자리가 너무 무서웠고, 두려워서 아무런 말도 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날 저를 제외한 여러명의 피해자가 더 있었고, 해당 사건을 알게된 회사에서는 팀장을 권고사직 처리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연속되는 사건으로 심리적 불안감과 우울감이 너무 커서 심리상담을 받아야했고, 정상적인 업무가 어려웠습니다. 감정기복은 날로 심해졌고, 결국 회사와의 마찰은 더욱 커졌고,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퇴사를 한 후 저는 해당 팀장을 강제추행으로 고소한 상황입니다. 합의를 요구하는 팀장에게 합의 조건을 제시하면 해당 팀장은 또 그걸 회사 고위직에게 알리고, 그렇게 저를 또 조롱하고 그러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참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징계 위원회로 권고사직 처리를 해주던, 그래도 믿음직한 회사라 생각했는데 다 보여주기 식이었던 걸까요?

호텔리어라는 평생 그려왔던 예쁜 내 꿈이 이제는 다시는 꾸기 싫은 악몽이 되었고, 전 그 사건들로 다시는 좋아하던 그 직업을 할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고객들은 만나며 이야기 하는게 즐거워 힘들어도 행복했던 저는, 이제는 누군가를 대면하는 일이 무섭고 두렵습니다.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을까요? 더 현명하지 못했던게, 덜컥 사람을 쉽게 믿고 용서했던게 평생 지워지지도 않는 악몽으로 치뤄야내야 할 정도로 잘못인가요? 심리상담을 해주시던 의사선생님은 내 잘못이 아니라고, 난 잘못한게 없다고 말하는게 왜 정작 더 힘든쪽도 더 고통스러운 쪽도 나인걸까요?

가해자는 3명의 변호사와 당시 회사의 고위급 직원들을 증인으로 신청했습니다. 이전부터 참 각별하게 지냈던 고위급 직원들과의 관계는 알았지만. 저 혼자만 이렇게 유능한 변호사와 어른들을 맞서야 한다는 사실이 또 너무 끔찍하고 무섭습니다.

현재 해당 호텔은 너무나도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몇명의 소중한 직원들은 성추행 피해자가 되었고, 또 저처럼 일부 직원은 퇴사하여야 했습니다. 성추행이라는 사건을 절대 가족에게도 알리고싶지 않아 모든걸 혼자 감내하려던 저인데 그들은 제 이야기를 끊임없이 꺼내고 조롱하였습니다. 그런 곳이 멀쩡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소름돋고 가해자가 떳떳하게 다닌다는 사실이 끔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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