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엄동설한에 어미 고양이와 아기 고양이가 맵고 짠 총각무 하나를 나눠먹고 있습니다.
어미 고양이가 크게 한 입 먹고 난 뒤, 아기 고양이에게 양보합니다. 그마저 삼색이 한 마리는 옆에서 입맛만 다시고 있습니다.
총각무를 다 먹은 턱시도의 입과 발은 김치국물이 묻어 흰털이 벌겋게 물들었습니다.
|작성자 이용한


하필이면 가져온 사료가 없어서 나는 주차한 차로 되돌아가 사료 한 봉지를 가져와 녀석들에게 건네줍니다.
두 마리의 아기고양이는 걸신들린 듯 숨도 쉬지 않고 그것을 먹어치우기 시작합니다.
어미도 체면 따위 던져버린 채 새끼들 틈에서 우적우적 사료를 씹어먹습니다.
세 마리 길고양이 식구는 한참이나 코를 박고 사료를 먹고 나서야 살겠다는 듯 눈빛이 평온해졌습니다.
|작성자 이용한


뒤늦게 어미는 큰길로 나와 눈 녹은 물로 목을 축입니다.
골목 저편에서는 또다시 칼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일었습니다.
모든 게 얼어붙은 계절, 고양이는 먹을 게 없어 김치며, 언 호박이며, 배추 등 무엇이든 먹어야 하고, 그래야 살아남습니다.
한겨울 며칠씩 굶주린 고양이는 저체온증으로 죽고 마는데, 그들에게 아사와 동사는 같은 말입니다.
겨울이야말로 고양이에게 사료 한 줌, 따뜻한 손길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입니다.
|작성자 이용한



인스티즈앱
누가 라방 실시간으로 요약해주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