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전범 가토 기요마사)


(울산 학성공원 전경)




울산왜성, 일명 ‘학성공원’ 서쪽입구 화단
언저리에서는 ‘7년전쟁’(임진왜란∼정유재란) 당시 울산을 유린했던 왜장(倭將)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의 동상을 세우기 위해 기초를 다지는 마무리단계 작업이 한창이다. 취재진이 확인한 바, 20일 저녁 늦게까지 동상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울산 ‘도산성 전투’(1597.12.23∼15981.4)에 대한 전투일지 형식의 안내판 14개는 설치를 모두 마친 상태다.
울산 중구청에 따르면 건립되는 동상은 모두 3개다. 가토 기요마사 외에 정유재란(丁酉再亂) 당시 ‘도산성 전투’에서 협공에 나섰던 조명(朝明)연합군 소속 조선의 권율(權慄) 장군과 명의 양호(楊鎬) 장군 동상도 같이 세워진다. 동상 건립 사업은 ‘학성르네상스 도시경관 조성사업’의 한 갈래로, 일부 울산시문화재위원의 제안이 받아들여져 추진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왜장의 동상을 굳이 세우려는 것은 일본인 관광객 유치를 겨냥한 것이란 소문도 있다. 그러나 중구청 관계자는 “(우리 울산에서) 이런 역사도 있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하지만 비판적 시각이 만만찮다. “전적지에 적장(敵將)의 동상을 세우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는 김성률 씨(중구 반구동)의 반응이 대표적이다. 그는 “인천상륙작전의 주역 ‘맥아더 장군’ 동상 옆에 북한 김일성의 동상을 같이 세워도 된다는 말이냐”고 반문한다. 민중당 울산시당은 ‘한 서린 학성공원에 왜장 동상이 웬말이냐’라는 20일자 논평에서 “역사의 현장에 왜군 장수의 동상을 세우는 것은 시민 정서가 용납하지 않고, 미래세대의 역사관 확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울산대 건축학부 한삼건 교수는 “우리 땅을 유린하고 우리 조상을 욕보인 왜장 가토의 동상이 학성공원에 세워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동상 건립을 즉시 중단하고 관계자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상 건립 추진 과정을 들여다보면 중구청이 조선(朝鮮)과 명(明)을 대표하는 권율·양호 장군 동상에 그치지 않고 왜장 가토 기요마사의 동상까지 건립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다. 일본인 관광객 유치를 겨냥한 것이라는 느낌이 짙은 것이다. 그러나 왜장 동상의 건립 반대 견해에 대한 대응논리가 약하다면 중구청은, 그동안 투입한 사업비가 아깝더라도, ‘즉시 중단’ 문제를 차분히 검토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진솔한 답변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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