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애틋하게>
17화 (1)
(국영) - "뽀로로 니가 얼마 전에 시골로 보냈잖아. 공기 좋은 데서 살게 해준다고."
준영 - "내가 언제. 내가 무슨 뽀로로를 시골로 보내.......
아, 맞다. 시골로 보냈구나 내가."
준영 - '주치의가 경고했었다. 병이 진행될수록 기억에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고.'
준영 - "공소시효 13일이 뭐야?"
(국영) - "뭐?"
준영 - "아니, 내 핸드폰 알림창에 공소시효 13일이라고 뜨는데
이게 무슨 말이야?"
(국영) - "그걸 왜 내한테 묻노? 내가 아나, 임마!"
준영 - '아뇨,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겁니다. 신이 그렇게까지 잔인하진
않을거라고 나는 주치의의 경고를 무시했다.'
정은 - "약혼반지 빼고 왔어요. 이제 들어가도 돼요?"
준영 - '그러나 신은 여지없이 잊지 않고 잔인했다.'
준영 - '꼭 나와 을이에게만.'
정은 - "나 안반겨줘요? 왜 그렇게 봐요, 모르는 사람처럼?"
정은에 대해 찬찬히 떠올려보는 준영.
'최현준 씨가 덮었던 을이 아버지 뺑소니범, 누굽니까?'
'대한제일당 당대표 윤성호의 외동딸, 윤정은이요.'
'늦었어요. 이제 증거도 없고, 증인도 없고.
법적으론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준영 - "다음 키스는 약혼반지 빼고 와서 합시다. 약혼반지까지 끼고 있는 여잘
반갑게 받아들일만큼 내가 그렇게 이해심이 넓지도, 비위가 좋지도 않아서."
'그니까 내가 어떻게든 잡을테니까 지켜만 보라고, 당신들은.'
준영 - "...생각보다 일찍 왔네요, 윤정은 본부장님."
정은 - "나 아직 밥 안먹었는데, 라면 끓여줄 수 있어요?"
준영 - "그럼요."
정은 - "키스할래요? 정식으로."
준영 - '내가 저 아이에게 준 상처보다 나는 천 배 더 아프게,
내가 저 아이에게 준 고통보다 나는 만 배 더 괴롭게.'
현준 - "넌 알고 있지? 정은이랑 만나는 남자."
지태 - "모릅니다."
현준 - "지태야!"
지태 - "모릅니다, 전."
현준의 집에 찾아온 윤의원.
윤의원 - "음, 예전에 낚시해서 먹던 맛 그대로네. 내가 이렇게 먹을 복이 많아요.
자, 이거 마시고 우리 두 집안의 인연은 여기서 그만 끝내자고."
은수 - "...대표님."
윤의원 - "아무리 언론을 굽고 삶고 튀겨놔도 귀 달린 사람들은 다 알고 있더라고.
우리 정은이가 약혼식장에서 그 약혼자한테 바람 맞은거.
만나는 사람마다 그런 게 아니다 변명하기도 지치고,"
현준 - "면목 없습니다."
윤의원 - "아, 참. 최의원이 맡기로 했던 사무총장 직은 백의원한테 넘길까 하는데.
자네가 이 바닥에 들어온 지 겨우 5년이야. 생각해봐, 5살짜리 애한테
집안 살림을 맡긴다는 게 우리끼리 말이지만 이게 애초에
사실은 말이 안되는 처사였잖나."
은수 - "그렇지만 이미 뱉으셨던 말씀인데,"
윤의원 - "애석하지만 이 회장님께도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은수 -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윤의원 - "내년에 시행될 정부 주요 국책 사업에 KJ건설이
당연히 수주받을거란 꿈은 깨시라고요."
윤의원 - "우리 정은이 버리고 지태 니가 선택한 여자는 누구냐?
이건 사실 순수하게 궁금해서 물어보는거야."
은수 - "...그러는 정은인, 왜 겨우 그딴 놈한테 갔을까요.
저도 순수하게 궁금해서요."
윤의원 - "그...딴 놈이라니?"
은수 - "대표님도 모르셨나봐요. 정은이한테 남자가 생겼습니다.
오늘도 저희 집을 나가서 바로 그 남자한테 달려갔구요."
현준 - "여보."
윤의원 - "증거 있습니까?"
윤의원에게 사진을 내미는 은수.
윤의원 - "이게 누구야?"
은수 - "신준영이라고 연예인입니다."
영옥 - "뭐야, 이게?"
정식 - "니 써라."
영옥 - "나 선물 주는거야?"
정식 - "아니다, 선물 아니다. 길에서 주웠다."
영옥 - "새건데?"
정식 - "ㄱ, 그라니까네 ㄴ, 누군지 돈이 쌨는갑다. 그래 새거를 길에다 내버리고."
영옥 - "나 남이 버린거 안 써. 다른 사람 줘."
정식 - "아니...남이 버린거 아니다."
영옥 - "오빠가 돈 주고 산거야?"
정식 - "어."
영옥 - "나 주려고?"
정식 - "어. 그러니까네 고마 이쁘게 써라."
영옥 - "오빠 진짜로 나 좋아해?"
정식 - "어. 아니! 내가. 어? 저 언니 아까 나보고 사귀자꼬
작업 걸던 언니 아니가?"
영옥 - "여기서 뭐하니?"
노 을 - "오다 보니까 여기까지 와졌어요. 그냥 모른 체 하고 가세요.
죄송합니다."
정식 - "준영이 마음을 돌릴라믄 준영이 집 앞에 드러누워야지
요 와서 백날 찡찡대봐야 옥이 마음만 심란하지 아무 소용 없다."
노 을 - "알아요...제가 지금 제정신이 아니라 그래요.
심려 끼쳐서 죄송합니다."
정식 - "죄송하면 죄송할 짓을 하지 말아야지. 자꾸 이러면 맘 약한
우리 옥이만 힘들다꼬."
영옥 - "오빠, 오빤 가던 길이나 가지?"
정식 - "어."
영옥 - "우니?"
노 을 - "아뇨. 너무 기가 막히고 충격을 받으니까 눈물도 안나네요."
영옥 - "근데 왜 이러고 있어. 어른이 얘기하는데 눈도 안마주치고."
영옥 - "밥은 먹고 이러고 있냐?"
노 을 - "아뇨."
영옥 - "장하다. 가게 문도 닫았고 육개장도 다 떨어졌고...
우리 집에 갈래?"
정은 - "근데 노 을 그 친군 왜 신준영 씨 집 앞에 있었던거에요?"
준영 - "글쎄요."
정은 - "없는 애들은 자존심도 없나봐. 남자가 그렇게 밀어내는데
무슨 마음으로 자꾸 찾아오는걸까요?"
준영 - "걔 마음까지 내가 설명해야됩니까?"
정은 - "아뇨."
준영 - "그 친구 얘긴 그만하죠."
그때, 초인종이 울린다.
정은 - "이 밤에 누구에요? 설마 또 노 을..."
남자 - "윤성호 대표님 보좌관입니다. 신준영 씨 댁 맞습니까?"
'윤 대표님께서 신준영 씨를 뵙자고 하십니다.'
준영 - "갔다 올게요."
정은 - "나랑 준영 씨 만나는거 아빠가 아신 것 같은데 가지 마요.
우리 아빠 되게 무서운 분이세요."
준영 - "괜찮아요. 겁 안나요. 내가 알아서 할게요."
정은 - "준영 씨가 맞설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에요."
정은 - "내가 해결할게요. 해결하고 다시 준영 씨한테 올게요.
나한테 맡겨요."
준영 - "......"
정은 - "사랑해요. 나도 이런 내가 믿기지 않지만...진심으로 사랑해요."
준영 - "그래요, 그럼. 늦지 않게 와요. 너무 늦어지면...
내가 찾아갈겁니다."
영옥 - "넌 밥 준다 그러는데 굳이 굳이 라면을 먹는다 그러냐?"
노 을 - "누구는 준영이가 라면도 끓여준대요. 그래서 저도
갑자기 라면이 먹고 싶어서요."
영옥 - "아니, 준영이가 누구한테 라면을 끓여준대?"
노 을 - "네. 어떤 여자한테요."
영옥 - "여자? 준영이 여자 생겼어?"
노 을 - "그런 것 같아요."
영옥 - "미...누군데, 그 여자가?"
노 을 - "겁나 멋진 여자요. 돈도 무지 많고 집안도 열라 빵빵하고
겁나 섹시하고 똑똑하고 저같은건 쨉도 안되는 여신이요.
라면 먹다가 배탈이나 나버려라."
영옥 - "이거 내가 먹으려고 가져온 술이거든!"
노 을 - "지금 제가 술 먹었어요?"
노 을 - "헐 진짜 술이네. 아..."
영옥 - "그럼 뭐 니가 먹은게 물인줄 알았니?"
노 을 - "네...아, 나 술 먹으면 안되는데...나 또 사고치는데..."
영옥 - "얘, 아줌마랑 본격적으로 술 한 잔 하자 그럼.
사고 한 번 쳐봐. 니가 얼마나 진상인지 나도 구경 한 번 해보게."
창에 그렸던 을이를 바라보는 준영.
그리고 곧 카메라를 든다.
준영 - "언제 어떻게 어떤 식으로 또 올지 모르는 기억의 장애 때문에
이 영상을 남긴다. 우리 엄마 신영옥, 육개장 집 사장,
최종 학력 중졸, 미혼모로 나를 낳고 키웠음. 아버지...없음.
처음부터 없었음."
잠시 카메라를 내렸다가 다시 든 준영.
준영 - "...아버지 최현준. 전직 검사. 현직 국회의원. 나의 존재 모름.
부장검사 시절, 을이 아버지 뺑소니 사고를 조작하고..."
준영 - "오~~ 신 여사님께서 이 늦은 밤에 어쩐 일이십니까?
혹시 내가 보고싶어서 전화한거면 바로 튀어나갈 수 있는데."
준영 - "식탁 의자 다리가 부러졌다고? 또 다른거 고장난건 없나?
상다리는 안부러졌나? 세탁기는. 세탁기 쓸만해?
하수구는 안막혔나 모르겠네."
영옥 - "니 방에 을이 와 있어."
준영 - "...식탁 의자 다리 부러졌다며."
영옥 - "을이 와 있다 그러면 안 올 것 같아서."
준영 - "엄마."
영옥 - "너 여자 생겼냐? 아니, 죽고 못살겠는 년은 을이면서
왜 딴 여잘 만나? 니가 진짜 좋아하는 애는 을이면서 왜,"
을이가 들을까봐 황급히 영옥의 입을 막는 준영.
준영 - "엄마!"
영옥 - "왜. 그 여자처럼 잘난 부모도 없고 배운 것도 없고
돈도 없고 빽도 없어서 무시하냐? 니 엄마도 무시해라 그럼?"
영옥 - "을이 아까부터 잔다. 사흘동안 한숨도 못잤다 그래서
내가 술 맥였어. 지가 술 먹으면 개 된다고
그렇게 엄살을 부려쌌더만 입도 한 번 뻥끗 못하고 바로 뻗어버리데.
똥개가 되는지 삽살개가 되는지 한 번 구경할라 그랬더니...
나 가게에 급한 일이 생겼대. 금방 갔다올테니까 을이 좀 지키고 있어."
준영 - "엄마."
영옥 - "자고 일어나서 진짜로 개 되면 어떡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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