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pt/4995244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정보·기타 이슈·소식 유머·감동 팁·추천 할인·특가 고르기·테스트 뮤직(국내)
이슈 오싹공포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221
이 글은 8년 전 (2018/1/24) 게시물이에요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 인스티즈


윤성택,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계단을 오르다가 발을 헛디뎠습니다

들고 있던 화분이 떨어지고

어둡고 침침한 곳에 있었던 뿌리가

흙 밖으로 드러났습니다

내가 그렇게 기억을 엎지르는 동안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내 안 실뿌리처럼

추억이 돋아났습니다

다시 흙을 모아 채워 넣고

손으로 꾹꾹 눌러 주었습니다

그때마다 꽃잎은 말없이 흔들렸습니다

앞으로는 엎지르지 않겠노라고

위태하게 볕 좋은 옥상으로

봄을 옮기지 않겠노라고

원래 있었던 자리가 그대가 있었던 자리였노라

물을 뿌리며 꽃잎을 닦아 내었습니다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 인스티즈


이문재, 거울

 

 

 

모든 빛을 통과시키기 때문에

유리창은 늘 차갑다

아무것도 간직하지 않아서

거울은 모든것을 되비춘다

유리의 막힌 한쪽

거울의 뒤쪽

거울은 따뜻하지 않다

내 살아온 날들은

내 죽음이 함께 살아온 날들

이렇게 살아 있음의 뒤편이

바로 나의 죽음

거울의 배면

내가 죽어야 내 죽음도 죽는다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 인스티즈


정끝별, 자작나무 내 인생

 

 

 

속 싶은 기침을 오래하더니

무엇이 터졌을까

명치끝에 누르스름한 멍이 배어 나왔다

 

길가에 벌()처럼 선 자작나무

저 속에서는 무엇이 터졌길래

저리 흰빛이 배어 나오는 걸까

잎과 꽃 세상 모든 색들 다 버리고

해 달 별 세상 모든 빛들 제 속에 묻어놓고

뼈만 솟은 저 서릿몸

신경줄까지 드러낸 저 헝큰 마음

언 땅에 비껴 깔리는 그림자 소슬히 세워가며

제 멍을 완성해 가는 겨울 자작나무

 

숯덩이가 된 폐가(肺家) 하나 품고 있다

까치 한 마리 오래오래 맴돌고 있다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 인스티즈


최승호, 그림자

 

 

 

개울에서 발을 씻는데

잔고기들이 몰려와

발의 때를 먹으려고 덤벼든다

떠내려가던 때를 입에 물고

서로 경쟁하는 놈들도 있다

내가 잠시

더러운 거인 같다

물 아래 너펄거리는

희미한 그림자 본다

그 너덜너덜한 그림자 속에서도

잔고기들이 천연스럽게 헤엄친다

어서 딴 데로 가라고 발을 흔들어도

손으로 물을 끼얹어도 잔고기들은

물러났다가 다시 온다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 인스티즈


유홍준, 주석 없이

 

 

 

탱자나무 울타리를 돌 때

너는 전반부 없이 이해됐다

너는 주석 없이 이해됐다

내 온몸에 글자 같은 가시가 뻗쳤다

가시나무 울타리를 나는 맨몸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가시 속에 살아도 즐거운 새처럼

경계를 무시하며

 

1초만에 너를 모두 이해해버린 나를 이해해 다오

 

가시와 가시 사이

탱자꽃 필 때

 

나는 너를 이해하는 데 1초가 걸렸다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첫 컨셉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신인 아이돌7
16:13 l 조회 3891
안성재가 딸 방에 들어가는 방법12
15:25 l 조회 12923
집에 있는 딸기 케이크 먹어도 되는지 연락 온 딸77
15:09 l 조회 20131 l 추천 1
배달 기사님께 엄청 기분좋은 말 들었다2
15:08 l 조회 6669 l 추천 2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아줌마
15:05 l 조회 5532
여자친구가 시각장애인이 된 남자친구를 떠나지 않은 이유1
14:40 l 조회 3785 l 추천 4
딸 데리고 롯데월드 처음 간 아빠6
14:25 l 조회 9119 l 추천 6
남자들 PTSD 온다는 갤럭시 버즈 케이스.jpg2
14:15 l 조회 3499
외국 라면들이 우리나라에서 유독 힘을 못 쓰는 이유
14:12 l 조회 3466
충청도 남편이 경상도 아내에게 큰맘 먹고 한 말
14:02 l 조회 8516
본인이 데이트 비용을 전부 다 내서 화난 사람1
14:00 l 조회 3588
철수가 기차에 레이저를 쏜 이유
13:55 l 조회 1681
기다리던 택배가 좀처럼 안 오던 이유1
13:16 l 조회 2612
연예인들끼리 만나면 인사하는 이유2
13:10 l 조회 8074
어떤 사람의 레전드 벌크업 식단3
13:07 l 조회 5504
70대 노모가 자녀들 몰래 적어둔 유서4
13:00 l 조회 14458 l 추천 1
변호사가 법원 앞에서 가끔 마주치는 것
12:25 l 조회 3486 l 추천 1
한지민이 김혜수와 친해진 계기
12:07 l 조회 3193 l 추천 1
당근에 독서실 책상을 내놨다7
12:07 l 조회 14273 l 추천 10
일본인 "한국의 고등학교는 급식이 있어?”22
11:49 l 조회 21430 l 추천 1


12345678910다음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
1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