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딸
착한 아들 덕에
세상 즐거운일 밖에 없는 정씨도
딱 하나 싫어하는게 하나있다면,
명절이다.
삼형제 모이면 아직도 바람피다 집안재산 다 날려먹은 아버지 원망하기 바쁘면서도
제사는 곧죽어도 지낸다.
명절 제사 준비는 늘 손크고 거절못하는 정씨 몫이다.
여자애라고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생전 예쁜 말 한 번 못들어본
(날 닮아) 세상에서 제일 예쁜 딸 하영이는
명절마다 늘 심통이다.
허리 한 번 못펴고 온종일 남편이랑 둘이 전부쳐놓으니
설 당일 되어서야 작은 아주버님네부터 한집씩 슬금슬금 도착한다.
막말 좋아하는 작은 아주버님네
이번에 9급 공무원 붙은 아들 자랑에 입마를날 없는 첫째 형님네
어찌저찌 제사 지내고 상봐서 아침 먹는데,
얼마전부터 무염식 한다는 큰형님,
음식이 짜다고 난리다.
여태 잘먹고있던 작은 아주버님도 기어이 한 마딜 거든다.
엄마아빠가 이거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 줄 아느냐는 딸애 말에,
자기도 할말있다며 입을 뗀다.
몇달전 친구들하고 무슨 사업을 하겠다며 부산을 떨던 아들애가,
기어이 나 모르게 작은집까지 가서 손을 벌렸단다.
딸애가 미쳤냐며 난리를 쳐대니
아들애는 말 한마디 없이 제 방으로 쏙 들어갔다.
다들, 그 맛없다는 음식 한 보따리씩 싸 집에가고
산더미같은 설거지거릴 보니 괜히 찔끔 눈물이 난다.
계비 먼저 타도 되냐는 말에,
눈치 빠른 계주 언니
단박에
하영아빠야, 준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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