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의 모든 글은 <출판사 민음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번역, 노르웨이의 숲> 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그녀가 갈구하는 것은 내 팔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팔이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나의 온기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온기이다. 내가 나라는 이유로 뭔지 모를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p. 62

평소처럼 맨 앞줄에 앉아 강사가 올 때까지
나오코에게 편지를 쓰기로 했다.
여름 방학 때 한 여행에 대해 썼다.
스쳐 지나간 거리들, 만난 사람들에 대해 썼다.
그리고 밤이 되면 늘 너를 생각했다고.
p. 119

"와타나베는 담배 안 피워?"
"6월에 끊었어." >
"왜 끊었어?"
"귀찮아서. 밤중에 담배가 떨어졌을 때 괴로운 거,
뭐 그런 것들 때문에. 그래서 그만뒀어.
어떤 것이든 그렇게 사로잡히는 걸 좋아하지 않아."
p. 147

개수대 위의 창으로 파고드는 밝은 햇빛이
그녀의 몸 테두리에 뽀얀 선을 덧그려 넣었다.
p. 140

"아직도 알고 싶어?"
"아마 알아 두는 편이 좋지 않을까 싶어."
"나도 그렇게 생각해.
죽은 사람은 언제까지고 죽은 채이지만
우리는 앞으로 더 살아가야 하니까."
p.228

"솔직히 말해 나는 그 애의 나약한 면도 정말 좋아했어. 좋은 점과 같을 정도로 좋아했어. 그에게서는 교활함이나 심술 같은건 찾아볼 수 없었으니까. 그냥 약할 따름이었지. 그런데 내가 그런 말을 해도 그는 믿지 않았어. 그리고 늘 이렇게 말하는 거야. 나오코, 그건 나랑 네가 세 살 적부터 계속 같이 있다 보니 나에 대해 너무 잘 알아서 그래, 그러니까 뭐가 결점인지 장점인지 구별 없이 온갖 것을 뒤섞어서 이해라는 거라고. 그는 늘 그런 말을 했어. 물론 무슨 말을 해도 난 그가 좋았고, 그 사람 말고는 아무에게도 관심이 없었어."
p. 259

"편지에 썼지? 난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불완전한 인간이라고.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난 더 심각하게 아프고, 뿌리도 아주 깊어. 그러니까 만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너 혼자라도 가줘. 날 기다리지 말고."
p. 294

"그렇게 푸근한 날도 정말 오랜만이었어.
다들 나한테 온갖 것을 억지로 밀어붙이거든.
얼굴만 마주치면 이래라저래라.
적어도 너는 나한테 아무 요구도 안해"
"뭘 요구할 만큼 아직 널 잘 몰라."
p. 339

"세상에 그게 뭐야.
물론 나는 머리 별로 안 좋아. 서민이고.
그렇지만 이 세상을 지탱하는 건 서민인 데다
착취당하는 것도 서민이잖아.
서민도 모르는 말로 무슨 혁명을 하겠다는 거야."
p. 354

"불쌍한 아빠. 그렇게 열심히 일해서 가게를 열고 조금씩 빚을 갚았는데 결국은 아무것도 남은 게 없어. 마치 거품처럼 사라져 버렸어."
"네가 남았잖아."
p. 447

"네가 정말로 좋아, 미도리."
"얼마나 좋아?"
"봄날의 곰만큼 좋아."
"봄날의 곰?" 미도리가 고개를 들었다.
"그게 뭔데, 봄날의 곰이?"
"네가 봄날 들판을 혼자서 걸어가는데, 저편에서 벨벳 같은 털을 가진 눈이 부리부리한 귀여운 새끼 곰이 다가와. 그리고 네게 이렇게 말해. '오늘은, 아가씨, 나랑 같이 뒹굴지 않을래요.' 그리고 너랑 새끼 곰은 서로를 끌어안고 토끼풀이 무성한 언덕 비탈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하루 종일 놀아. 그런 거, 멋지잖아?"
"정말로 멋져."
"그 정도로 네가 좋아."
p. 452

"인생이란 비스킷 깡통이라 생각하면 돼.
비스킷 깡통에는 여러 종류 비스킷이 있는데
좋아하는 것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이 있잖아?
그래서 먼저 좋아하는 것을 먹어 치우면
나중에는 별로 좋아하는 않는 것만 남는 거야.
나는 괴로운 일이 있으면 늘 그런 생각을 해.
지금 이걸 해 두면 나중에는 편해진다고."
p. 488

죽음은 삶의 대극이 아니라 그 일부로 존재한다
p. 55
대극 [對極]
: 극과 극으로서 맞서 있는. 또는 그런 것.

죽음은 삶의 대극적인 존재 같은 것이 아니었다.
죽음은 나라는 존재 속에 이미 갖추어졌고, 그런 사실은 아무리 애를 써도 잊어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p. 56
🌙 좋았던 글귀를 올리기는 하지만...
내용이 번잡하기도 하고 여자애치고는, 여자애는, 이런 식의 이 많이 들어가 있는 책이에요. 읽는 내내 불편함을 지울 수가 없어서 별로 추천하고싶은 책은 아니네요.
🌙 좋은 점이 있다면, 삶과 죽음에 대해서 시사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그리고 장면 묘사가 눈앞에 그려지듯이 선명해서 책을 읽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단순히 야설에 불과한 책은 아니라고 봐요. 그렇지만 역시 불편한게 많은 소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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