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pann.nate.com/talk/342053070
네이트판은 언제나 마음이 답답하고 누군가에게 하소연 하고싶을때 찾게되네요.
27살, 문득 앉아있을때 어릴때 생각이 나곤 합니다.
교사아빠에, 가게하는 엄마.
풍요롭진않지만 부족하지않게 항상 자랐습니다.
여행이나 캠핑을 그 당시 다른 가족에 비해 항상 많이다니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희집에도 당연히 슬픈 사연이 있습니다.
아빠는 평소에는 점잖으시지만, 술만 드시면 엄마를 때렸습니다.
그뿐만아니라, 보증을 서서, 저희집은 정말 날로 작아졌습니다.
그러다 엄마가 지쳐서 제가 초등학교3학년때쯤 엄마는 친정으로 갔습니다.
아빠는 엄마가 돌아오게 하려고 저와 제동생을 때렸고, 그 효과는 잠시,
제가 5학년이 되었을때 엄마는 이혼을 준비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빠와 엄마는 별거를 했고, 아빠는 퇴직금까지 다땡겨쓰면서 빚을 갚다갚다가
결국 교사직마저 짤렸습니다.
저희는 엄마따라서 외할머니댁에서 자랐고, 아빠는 경기도권에서 아는 사람이 하는 사업에 따라다니면서 배운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5학년때, 에버랜드에 수학여행을 갔습니다. 그 때, 엄마에게 걸려온 전화, 아빠가 제가 보고싶어서 에버랜드에 왔다고 합니다. 저는 화장실에 있다가 급하게 친구들을 두고 뛰어갔습니다. 남들을 많이 신경쓰고 부끄러움도 유난히 많이타는 성격인 저는, 아빠가 보고싶어서기보다 초라해진 아빠 행색이 부끄러울것같아서 누가 보기전에 빨리 만나려고, 아빠의 흰머리가 남들에게 부끄러울것같아서 무작정 뛰어갔습니다.그때는. 참.
매표소옆에 작은 철창틈으로 아빠를 봤고, 아빠는 저를 보더니, 이렇게 하고 왔냐고, 얼굴 타겠다고, 모자를 사준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계속 됐다고 했지만, 아빠는 계속 사주고싶어했습니다. 그러다가 심지어 표확인하는 직원에게 다가가 아빠가 모자만 사주고 나오면 안되냐고 사정했습니다. 저는 점점 얼굴이 빨개지고, 아빠가 미웠습니다. 그러다 멀리서 저를 부르는 친구들의 목소리.
저는 아빠한테 됐다고 진짜 괜찮다고 급히 마무리지으면 인사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리곤 친구들이 내게 물을 때, 누구냐고, 저는 아 그냥 아는 사람.
여기까지온 아빠가 주책같았고, 부끄러웠습니다.
수학여행을 다녀온 날, 아빠가 엄마에게 부끄러워하는 것 같더라 이렇게 얘기했다는 걸 듣고 미안했지만, 그게 다였습니다.
그리고 몇달 뒤 아빠는 교통사고로 저의 곁을 떠났습니다.
저는,
아마 돌아가신 그 시기빼고는 아빠가 보고싶어서 울어본적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집은 더 힘들어졌고, 엄마 혼자 애둘을 키워야했으니까요.
엄마는 항상 남들한테 아빠가 없다는 걸 말하지못하게했고(사람들의 무시가 무서워서) 저희는 아빠가 있는 척 항상 생활해야했습니다.
그렇게 우리집은 다시 행복해지기까지, 10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제가 대학생이 되고, 엄마도 점점 안정적이게 되면서, 우리집은 웃음이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기억을 잊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오늘, 평소와 다름없이 인스타를 하다가 수학여행과 관련된 아빠이야기를 보는데, 저는 갑자기 그날의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저의 잘못들이 스쳐지나갔고,
14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죄책감에 펑펑 울었습니다.
27살이 되고 철이 들다보니, 아빠의 마음이 너무나 이해되서요.
에버랜드를 매년갔던 우리가족이, 아빠한명입장료만이라도 낼 돈이 없어졌고.
항상 깔끔한 정장을 입던 아빠가, 초라해졌고.
큰딸인 저는, 그렇게 아빠를 부끄러워했습니다.
아빠가 과연 돌아하는 길에 무슨생각을 하면서 갔을지, 어떤 마음이 었을지 생각해보니,
오늘에서야 목놓아 울어보네요.
더욱 답답한거, 제가 할 수 있는게 없다는 것이에요. 옆에 없으니, 그저 저는 죄인으로 사는거죠.
내가 아빠에게 한번이라도 좋은 딸이었던 적이 있을까.
나는 아빠에게 바랬던, 아빠를 원망했던 시간들에서.
과연 나는 좋은 딸이었을까.
아빠를 좋게 기억하면, 엄마에대한 배신일 것 같아서, 지난 세월 꾹꾹 눌러지냈던것같아요.
근데, 저는 아직도 여행을 간 곳곳마다, 아빠 생각이 제일 먼저나요.
아빠가 나를 데리고 와준곳들.
사실 아직도 믿기지는 않아요. 제가 아빠가 없는 아이라는게요.
정말 아빠는 다른세상에 살고있을 것만 같은, 그냥 지금 멀리 있어서 못보는 것 같은 기분이들거든요.
하지만, 아빠의 목소리가 더이상 기억이 안나네요.
아마 이제 정말 못 보나봐요.
모든 집은 비밀하나쯤은 품고 살잖아요. 이게 우리집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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