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pt/5697857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공지가 닫혀있어요 l 열기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정보·기타 이슈·소식 유머·감동 팁·추천 뮤직(국내) 할인·특가 고르기·테스트
이슈 오싹공포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343 출처
이 글은 7년 전 (2018/8/10) 게시물이에요







 라면을 끓이며 | 인스티즈


박노해, 연필로 생()을 쓴다

 

 

 

밤중에 홀로 앉아 연필을 깎으면

숲의 향기가 방안에 가득하다

사박 사박 연필로 글을 써 내려가면

수억 년 어둠 속에 묻힌 나무의 숨결이

흰 종이 검은 글자에 자욱하다

 

연필로 쓰는 글씨야 지우고 다시 쓸 수 있지만

내 인생의 발자국은 다시는 고쳐 쓸 수 없어라

그래도 쓰고 지우고 다시 고쳐 쓰는 건

오늘 아침만은 견결한 걸음으로 걷고 싶기 때문

검푸른 나무향기 가득한 이 밤에







 라면을 끓이며 | 인스티즈


박후기, 라면을 끓이며

 

 

 

라면을 끓인다

천변 평상 위에 걸터앉아

냄비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마음을 끓인다

뜨거운 국물에

입을 댄다 기어이

입을 덴다

국물도 없는 팍팍한 세상

냄비 바닥을 뒤지며

해물 건더기나 건지고 있는

볼품없는 나무젓가락도 한때

푸른 잎을 매달고

바람을 휘어잡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돌 틈 사이로

물 흐르듯 여름이 지나가고

쓰다 만 열망이

어딘가 남아 있을 거라고

붉게 물든 개옻나무 앞에서

나는 생각한다

마흔 살

평상 위에 놓인 책이 말하는 것은

아직은 나의 미래에 관한 것

내게 필요한 것은

끝없는 인내와 약간의 운

그리고 청춘의 부재를 설명해 줄

그럴듯한 알리바이 한 소절







 라면을 끓이며 | 인스티즈


윤문자, 나이테

 

 

 

~먹어도 배가 고팠다

허리띠를 맸다

졸라맨 허리띠를

풀 수가 없었다

먼저 찬 허리띠는

안으로 들어가고

또 배가 고팠다

배가 고플 때마다

허리띠를 둘러찬

통나무를 본 적이 있었다







 라면을 끓이며 | 인스티즈


박남준, 놀라워라

 

 

 

낙엽 하나 땅에 떨어졌다

어떤 나비의 애벌레에 몸을 내주었나

삭은 뼈처럼 드러난 잎맥들 방울방울

이슬을 매달아 햇빛을 굴린다

그 모습 열반한 선승의 사리 아닌가 생각하는데

몸의 어느 구석에 생기가 남아 있었던가

가을볕에 뒤척이다 발끝부터 토르르~

동그랗게 말았다 번데기 같다

가지에서 떨어져 허공을 부유하다

나비를 꿈꾸었는가

놀라워라 저 낙엽







 라면을 끓이며 | 인스티즈


임영석, 받아쓰기

 

 

 

내가 아무리 받아쓰기를 잘해도

그것은 상식의 선을 넘지 않는다

백일홍을 받아쓴다고

백일홍 꽃을 다 받아쓰는 것은 아니다

사랑을 받아쓴다고

사랑을 모두 받아쓰는 것은 아니다

받아쓴다는 것은

말을 그대로 따라 쓰는 것일 뿐

나는 말의 참뜻을 받아쓰지 못한다

나무며 풀, 꽃들이 받아쓰는 햇빛의 말

각각 다르게 받아써도

저마다 똑같은 말만 받아쓰고 있다

만일, 선생님이 똑같은 말을 불러주고

아이들이 각각 다른 말을 받아쓴다면

선생님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햇빛의 참말을 받아쓰는 나무며 풀, 꽃들을 보며

나이 오십에 나도 받아쓰기 공부를 다시 한다

환히 들여다보이는 말 말고

받침 하나 넣고 빼는 말 말고

모과나무가 받아 쓴 모과 향처럼

살구나무가 받아 쓴 살구 맛처럼

그런 말을 배워 받아쓰고 싶다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승무원 시절 70키로까지 쪄본 환연 해은.jpg
21:45 l 조회 2899
코르티스 마틴이 만11살에 작곡한 클래식곡 연주회
21:08 l 조회 828
역대급으로 기 쎈 여자 출연자들만 모아놨다는 연프 근황.jpg
19:32 l 조회 3436
요즘 고경표 근황
17:36 l 조회 6185
열받은 잉글랜드 훌리건 아저씨 3인방 발언1
16:59 l 조회 414
내향인과 외향인의 눈빛 차이15
16:36 l 조회 18844 l 추천 1
찰스엔터 인생 메컵 탄생함…ㄷㄷ 진짜 레전드
16:16 l 조회 4296
한화팬들 난리난 썸머 탄수리 에디션 굿즈.jpg6
15:44 l 조회 6767
권태기 왔을 때 들으면 더 슬픈 노래...jpg
15:39 l 조회 432
집에서 와우하고 지내던 가수 이소라가 밖으로 나온 계기2
14:25 l 조회 6618 l 추천 1
생긴건 아이돌인데 트로트 가수라는 03년생.jpg18
14:05 l 조회 19620
순수 내 과욕으로 중국에서 말랑이를 𝙅𝙊𝙉𝙉𝘼 많이 주문햇는데61
13:48 l 조회 31961 l 추천 5
리센느 막내가 밝힌 꼰대 순위.jpg
13:22 l 조회 8444
생각보다 여자들이 결혼에 있어서 중요하게 보는거.jpg2
11:55 l 조회 7489
목소리 음색이 ost깔 나는 아이돌 .jpg
11:36 l 조회 605
[모솔연애2] 최커각 나왔다가 갑분 흑화한 출연자.. (ㅅㅇㅈㅇ)59
11:28 l 조회 58702 l 추천 1
시대를 너무 늦게 태어나버린 이삭토스트 인재
11:20 l 조회 22139
녹음하는데 디렉터님에게 무한칭찬받은 아이돌.jpg
10:47 l 조회 654
아파트 67층 높이(188m)에서 외줄타기한 미미미누5
10:34 l 조회 10119
한국 관광객 삥뜯은 태국 고양이2
07.15 22:07 l 조회 2205 l 추천 3


12345678910다음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
2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