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가 지난일인데도 여전히 화가나고 흥분한 상태라 글이 조금 횡설수설 할수도 있단점 양해부탁드려요.
음슴체로 쓸게요.
난 평소에 정치 같은거에 관심이 전혀 없었던 사람이지만 세월호 이후부터 생각이란걸 제대로 하고는 있는건지 의문이 생길만큼 적인 정부의 행보에 나역시 자식가진 부모로서 덩달아 열받은적이 많았음.
그러다 이번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면서 내생에 제일 열심히 관련기사와 비디오를 보며 혼자 열내고 울었던것(엉엉이 아니라 눈물찔끔정도) 같음.
그렇다고 전문가마냥 속속들이 다 꽤고있진 않지만 기본적으로 기사화되고 일반사람들이 알고 있는것은 왠만큼은 다 알고있음.
시아버진 지금까진 그냥 무난한 사람이였음.
예전 박정희 정부때 집안에서 갖고 있던 땅이 개발되면서 돈꽤나 벌은것 때문인지 그냥 그런성향의 사람인지 박정희를 무슨 나라를 일으켜 세운 난세의 영웅인것마냥 생각하고 그 딸인 박근혜를 사이비 종교의 감언이설에 속아 코 꽤인 순진한 사람인마냥 안스러워 한다는건 알고있었음.
그래도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할아버지였고 본인의 성향을 다른사람에게 굳이 강요한적도 없었음.
그냥 TV를 보며 "쯧쯧... 나라가 어찌될려고 저런 귀한분의 따님을..."같은 말들은 중얼거리시거나 촛불시위를 중계하는 채널을 돌리시는 정도였고 시아버지의 성향은 신랑을 통해 들은거라 직접적으로 겪은것도 아니였음.
나랑은 대화자체가 크게 없었고 정말 그냥 과묵하신 시아버지 정도에 나한테 피해오는것도 전혀 없어서 시아버지 정치성향을 알았어도 그냥 그러려니 했었는데....
어제 오후에 시어머니께서 시이모님이 게를 한가득 보내왔다며 같이 삶아먹자고 하셔서 신랑일찍 퇴근하고 아이들이랑 다같이 건너갔음.
시댁은 차타고 10분거리에 사심.
게맛있게 먹고 모든식구들 거실에서 과일먹으며 TV를 보거나 핸드폰을 보거나 했음.
난 어느 포털사이트의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을 보고 있었는데 그중에 박사모 집회에 위장잠입한 분의 글과 사진을 보고 신랑에게 보여주었음.
참고로 신랑과 시어머닌 나랑 비슷하심.
평소 크게 관심이 있던건 아니지만 현 시국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박근혜를 탓하고 이를 옹호하는 정치인들을 비난하는 분들임.
어쨌든 사이트에 올라온 글과 사진을 신랑에게 보여주며 "박사모 사람들 이렇게 전국민한테 놀림당하는지 알랑가 몰라"하며 신랑과 둘이 피식웃었음.
시아버지 성향을 알면서도 그 옆에서 저런소리한게 잘못된거라면 잘못된거지만 원체 평소에도 본인의 성향을 눈에 띄게 드러낸 분도 아니였고 분위기가 내집처럼 너무 편안했던 분위기라 크게 신경안쓰고 그냥 내집처럼 별 생각없이 내뱉었던거 같음.
내 말이 끝나고 몇초정도 뒤에 시아버지가 "적당히 해라 적당히!" 하고 정말 집이 울릴정도로 크게 소리쳤음.
시아버지 버럭한걸 결혼생활 7년만에 첨 본거라 나도 신랑도 너무 놀라 잠깐동안 뻥져있었음.
이제부터 대화체로 쓰겠음. 바로 어제 일(글쓰며 하루더지남)이라도 정확한 대화내용은 기억이 안나서 기억나는것만 짜깁기해서 적는거임
시부 - 적당히 해라 적당히!
나 - 네?
시부 - 넌 도대체 제대로 알고나 그러냐? 지금 빨갱이들이 나라 망칠라고 작정하고 박근혜 대통령님을 물어뜯는데 그분 옹호하는 사람들 도와주진 못할망정 지금 뭐하는 짓이야?!
나 - 아니 아버님 왜케 소리를 지르세요? 깜짝놀라게... 그리고 지금일은 누가봐도 박근혜 대통령 잘못인데 도대체(시아버지가 내말을 자름)
시부 - 니가 뭘 안다고 박대통령님 잘못이래? 순진한분 꼬드겨서 주무르고 조종한 것들이 죽일놈들이지 이용만 당한분이 뭔잘못이야? 어?! 너 같은 것들이 나라 망치는 주범이야 주범!
이때부터 우리 애들 놀라선지 나랑 우리신랑 뒤에 숨어서 찡얼거리기 시작했고 시어머니와 신랑은 시아버지에게 그만하라고 한마디씩 했음.
시부 - 뭘그만해 뭘! 느그들도 똑같아. 어디 나라밥 먹는것들이 (시어머니 공무원이셨고 신랑도 현재 공무원임) 썩어빠진 정신머리 가진 거 나무라진 못할망정 나라 말아먹는데 동조를 하고 있어?
나 - 아버님 지금 모든 증거나 증인들이 박대통령의 잘못을 보여주고 있고 꼭 그게 아니더라도 세월호때 그 어린애들 물속에 가라앉을때 얼굴에 미용주사 맞고 그 급박한 상황에서 행적이 묘연한게 한나라의 대통령이 할 짓은 아니잖아요.
시부 - 짓? 어디 말을 그딴식으로 해? 그애들 대통령이 수장시켰냐? 대통령이 바다로 떠밀었어? 그게 그애들 운명이었던거고 아무잘못도 없는 대통령을 어따가 자꾸 갖다붙여? 얼굴에 미용주사 맞는거도 니가 봤어? 니가 봤냐고?! 어디서 못배워먹은 빨갱이 짓이야!
시아버지 얘기듣고 정말 기도 안찼음.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고있는지 정말 이해도 안가고 어이가 없었음.
신랑과 시어머니도 계속 시아버지께 고만하라고 소리도 지르고 말렸지만 시아버진 흥분해서 계속 소리쳤음.
시부 - 나라(청와대를 뜻하는거 같음)에서 목숨걸고 대통령을 지키면 그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고 그럴만한 분이라서 그런거지 그런분을 계속 모함하고 니까 나라꼴이 개판인거 아냐지금!
시아버진 저외에도 많은 소릴 한거 같은데 난 세월호 아이들의 죽음이 그 불쌍한 애들 운명이란 말에 충격받아 시아버지 하는 말들이 말 그대로 개짖는 소리 같았음.
그러다가 내가 시아버지 말을 끊고 소리비스무리하게 쳤음
나 - 아버지 어떻게 그렇게 말씀하실수가 있어요? 우리 ㅇㅇ이랑 ㅇㅇ이가 (저희애들) 거기에 탔어도 똑같은 소리 하실거예요? 한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여자가 새파랗게 어린애들 죽어나갈때 집구석에 쳐박혀서 연락 안되는게 말이 되요? 우리가 낸 세금으로 지얼굴에 돈 하는게......
돈이란 말이 나옴과 동시에 얼굴이 180도 정도가 돌아갈만큼 뺨인지 턱인지를 맞았고 나는 몸을 못가누고 그대로 나가 떨어졌음.
그뒤론 어떻게 된건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신랑과 시어머니가 내지르는 소리와 아이들 우는 소리가 들렸고 이래저래 정신차려보니 우리집이였음.
그때가 대략 밤 10시가 좀 안됐던거 같음.
신랑은 집에 오자마자 날 안방에 데려다 놓고 물떠다주면서 정말 미안하다고 몇번이나 말하고 애들을 재우고 다시와서 꼭안아주며 울먹이면서 계속 미안하단 말만했음. 난 혼자있고 싶다하고 신랑을 방밖으로 내보내고 그제서야 설움이 밀려와 꺼이꺼이 울었음.
맞은것도 너무 억울하고 화나지만 우리애들 있는데서 그런모습을 보인게 애들한테도 너무 미안하고 죄없는 신랑도 밉고 내가 그때 왜계속 따지고 들었는지 내자신까지 미워지면서 여러가지 복잡한 마음으로 한참을 울었던거 같음.
다음날 신랑은 급하게 연차를 내고 애들 등원시키고 우리가게(내가 운영하는 커피숍) 매니저한테까지 직접 전화를 걸어 대충 사정설명하고 오늘 하루만 좀 잘부탁한다며 여러가지로 신경을 써줬음.
신랑은 어머니랑도 통화를 했던거 같은데 내가 들리지않게 이야기하고 나에게 따로 전달하거나 한건 없음.
대신에 신랑은 앞으론 시댁엔 발걸음도 하지말자며 내가 너무 못난 신랑이고 아버지라 미안하단말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반복했음.
오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시어머니가 조그마한 짐가방을 가지고 우리집에 오셔서 내손을 꼭 잡으시며 울먹이셨음.
"내가 너한테 면목이 없다. 그인간이 너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기 전까진 나도 그집에 발도 안들일꺼다. 정말 미안하다 애미야. 정말 미안해"
이외에도 오셔서 내 눈치 살피시며 30분에 한번씩은 미안하다고 하신거 같음.
시아버진 종일 따로 전화를 하거나 찾아오시지도 않았고 난 거의 말없이 넋놓고 있었음.
시어머니가 우리집에 있어도 크게 상관이 없는게 이곳에 판치는 막장시어머니도 아니시고 나랑도 평소 모녀사이 못지않고 정말 잘지냈었기 때문에 언제까지고 계서도 난 괜찮았음.
저녁땐 시어머니께서 불고기며 조기며 임금님 수라상같은 진수성찬을 차려주셔서 괜히 죄송한 마음이 들어서인지 조금씩 정신을 차리게 됐음.
지금 신랑은 거실에서 시어머닌 서재방에서 주무시고 계심.
난 혼자 안방에서 멍하니 폰만 만지작거리다 그때일 생각하니 급분노가 치밀어올라 이렇게 글을 적게 됐음.
내가 그렇게 맞을만큼 잘못한거임?
내가 아버지 처음 소리지른 그때 그냥 깨갱하고 암말없이 닥치고 있었어야 했던거임?
평소 소리조차 지른적 없는 양반을 내가 깐족거리며 도발한거임?
시어머니까지 짐싸고 오셔서 내가 괜히 편안한 가정에 분란을 야기한건가 싶어서 혼란스러움.
그래도 진짜 폭력은 아니잖음?
그것도 손주들이 보는앞에서 며느리를 때린건 정말 아닌거 아님?
지금 정말 여러가지 복잡한 심정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조언좀 해주세요....
(추가)
하루만에 정말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하나하나 댓글을 달기엔 비슷비슷한 의견들이 많아서 이렇게 추가글로 말씀드리는점 양해부탁드릴게요.
일단 자작이라는 댓글에 대해선 따로 해명이나 다른소리는 하지 않겠습니다만 저도 이런 시국에 관련된 일로 자작이야기를 만들만큼 생각이 없는 사람은 아니예요.
그리고 폭력은 이유불문 정당화될 수 없으나 그럼에도 저의 잘못도 있단점... 네 저도 충분히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당시 시아버지가 저와 신랑 뒤에 계셨고 신랑은 제 다리에 누워 과일 받아먹고 있었어요. 우리집처럼 편안한 마음에 평소처럼 정말 생각없이 내뱉은 말이 그렇게나 시아버지를 자극하게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시아버지의 정치성향을 알고 있었다곤하나 TV보시며 한두번 중얼거리셨던거 제외하고 단한번도 제앞에서 그런얘길 하신적이 없어서 제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었나봅니다.
어느분의 댓글처럼 정치성향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시아버지의 배려일수도 있고 아님 드러내길 꺼려하신걸 수도 있겠죠.
본문에 적힌 대화는 제가 미리 언급드린바와 같이 제가 여러분들 읽기 편하시게 기억나는것만 제나름 짜깁기해서 만든겁니다.
제말은 적힌것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지만 시아버진 적힌것보다 최소 두배이상은 많은 말씀을 하셨어요.
시아버지가 처음 소리지르셨을때 그만했어야 된다는 말씀들이 많으신데 저도 나중에서야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때로 돌아갈수만 있다면 제폰을 부수고 제입을 꿰매버리고 싶네요.
생전 처음보는 시아버지의 흥분하신 모습을 보고 나름 무안한 마음에 무심코 뱉은 말이 시아버지를 더 자극할줄은 몰랐어요.
어느 시점부턴 시아버진 무서울정도로 많이 흥분하셨고 그때라도 제가 입을 다물었어야하는게 맞지만 세월호에 대한 말씀을 듣곤 제가 이성을 잃었다....기 보단 그냥 화가 너무 났었던것 같아요.
전 다른 국정농단, 교육농단 뭐 이런것보단 세월호에 관련된거 때문에 현 사태에 더 관심을 가졌었거든요. 전 세계인이 봤던것처럼 저도 아직 채 피지도 못한 아이들을 싣고 가라앉는 배를 보면서 얼마나 안따깝고 안스럽고 슬프고 화가 났는지 몰라요.
슬픈 영화를 보고도 우는데 그아이들의 고통이 상상조차 되지않는 그 상황에, 그걸 아이들의 운명이라고 치부하는 이나라 어른들의 말에 어떻게 평온한 마음으로 돌아설수 있겠어요.
같이 흥분해버린 저역시 잘했다고 할수 없겠죠.
다른 가족도 다 있고 우리 애들까지 있는상황에 좀더 이성적인 판단을 했어야하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때 맞고 기절하거나 한건 아니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공격(?)이여서 더 고개가 돌아가고 몸을 못가눴던거 같아요.
거기다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세게 때리신건 아니라서 지금도 고개를 돌릴때나 만질때 욱신하고 정말 자세히안보면 모를정도로 살짝 부어오른건말고 크게 멍이들거나 하진 않았어요.
많은 분들이 언급하신것처럼 고소하는건 정말 생각지도 않고있습니다.
제 잘못이 아예 없는거도 아니고 걱정하시는것처럼 시어머니나 신랑이 그렇게 계산적인 사람들도 아니예요.
외국에 사는 시누까지 전화와서 대신 사과하고 노망났다고 욕할정도로 정말 제 친가보다도 더 친가같은 가족들입니다.
시어머니께서 저희 부모님 직접 찾아뵙고 사과하신다는거 제가 일 더크게 만들기 싫다고 말렸습니다.
사실 저희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속으로 속상하시더라도 사돈어른이 오죽했으면 그랬겠냐 하실만큼 전 철부지 막내딸이고 저희 시댁은 그런저를 거두어주시고 친자식 이상으로 아껴주시는 정말 고마우신 분들이라고 생각하세요.
후기랄것도 없고 그 후의 일을 말씀드리면 크게 달라진것은 없습니다.
하루 더 쉬고 제옆에 붙어있겠단 신랑 당신 옆에 있으면 더 정신사납단 말로 출근시키고 시어머니도 여전히 저희 집에 계세요.
제가 더 고맙고도 죄송스럽게 아이들 등원도 시켜주시고 집에서 뭐든 찾아서 일을 하려고 하십니다.
제가 어머니 계속 제눈치 보시고 남의집 얹혀있는것마냥 행동하시면 저 어머니 못뵌다고 하니 조금 나아지셨지만 집안일 찾아 계속 움직이시는건 크게 달라지진 않으셨네요.
제일 걱정했던 저희 아이들은 괜히 걱정했나 싶을정도로 활발해요.
물론 아직까지 할아버질 다시 만나거나 그날의 일을 암묵적으로 아무도 언급을 안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다시 뵐때 아이들이 어떻게 나올지 조금 걱정은 되요.
조만간 아이들 데리고 나가서 재밌게 놀고 이야기해볼려구요. 아무렇지 않아보인다고해서 정말 아무렇지 않을거라곤 생각지 않거든요.
그리고 저는... 지금은 생각보다 담담합니다.
일상으로 돌아와 바쁘게 움직이고 사람들이랑 웃고 떠들다보니 그런일이 있긴했나 싶을정도로 멀쩡해지네요.
그러면서 시아버지께 죄송한맘이 계속들더라구요.
손찌검을 하신건 정말 잘못하신거지만 지금 상황이 시아버질 얼마나 외롭게 할지, 괜히 제가 생각없이 나불거려서 이런일이 생긴거 같아서요.
신랑이나 시어머니 말씀 들어보면 이전에 화내고 소리는 지른적이 있어도 절대 폭력을 쓰신적은 없으셨대요. 때문에 둘다 더 놀라고 화가 나신거라고...
아... 내가 무슨짓을 한건지....
사실 주말즈음에 저혼자 시아버질 따로 찾아뵐까 생각중이예요.
바보짓일진 모르겠는데 제가 먼저 다가가는게 더 낫겠단 생각이 들어서요.
시어머니처럼 가까운 사인 아니였지만 그래도 나쁜분이 아니란건 잘 압니다.
조금 답답한 추가글이였을수도 있겠네요.
혹시나 나중에라도 더 크게 달라지는 상황이 오고 그때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알려드리러 오겠습니다.
쓴소리, 좋은소리 모두 너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그날일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게되었던거 같아요.
새해부터 좋지않은 일로 인상찌푸리게 해드린점 너무 죄송하구요 그럼에도 많은 댓글로 위로해주시고 꾸짖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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