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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680 출처
이 글은 7년 전 (2018/8/24) 게시물이에요








 나를 처음으로 쓰다듬는다 | 인스티즈


문태준, 봄볕

 

 

 

오늘은 탈이 없다

하늘에서 한 온큼 훔쳐내 꽃병에 넣어두고 그 곁서 잠든 바보에게도

 

밥 생각 없이 종일 배부르다

 

나를 처음으로 쓰다듬는다

 

오늘은 사람도 하늘이 기르는 식물이다







 나를 처음으로 쓰다듬는다 | 인스티즈


정윤천, 물방울과 보라색

 

 

 

사랑의 눈망울 속에는 물방울과 보라색이

하나씩 들어 있는 거라네

 

하루는 들에 나가서

보라색 꽃잎 몇 장 뜯어와 흰 봉투 안에

갈무리했던 일

 

꽃잎은 말라가면서

자꾸만 배어나오던 보라빛

그러니까, 그것은 가슴에도 멍이 번지는

그런 일이었을 거라네

 

어느, 수요일의 오후 같은 속으로

느닷없이 한차례 비라도 내리기 시작하면

마땅한 갈 곳 하나 쉬이 떠오르지 않아도

 

마땅치 않은 그 사이로 벌써, 저 먼저

떼굴떼굴 굴러가버리기 시작했던

마음속에 들어 있는

동그라미의 이름

 

그러니까 사랑은 물방울과 보라색이

함께 어른거렸던 거라네







 나를 처음으로 쓰다듬는다 | 인스티즈


김영남, 홍매화

 

 

 

여운만 남은 기관총 소리다

낡은 군복 입은 언덕

짓밟히고 부러지고 퇴각한 흔적들 위에서

기쁜 전향 알리고 싶은 급한 호흡들

 

네가 그렇게 다가온 적 있다

나도 그런 괴로움 있었다

 

오늘도 두 눈으로 소곤소곤

귓속말로는 벙글벙글

생동감 감춰져 있는 경구들 말줄임표처럼

할 말을 뒤에 숨겨두자

낯선 관념들은 모자를 씌워두자

 

어느새 팔다리 머릿속에도

무엇이 다닥다닥 옮아 붙는다

 

뽕밭 보릿대에서 발견한 저 딱정벌레들

등 뒤로 쏟아지는 샤워기의 냉온 물방울들

견디기 힘든 밤에 눈뜨는 이 욕망 욕망들







 나를 처음으로 쓰다듬는다 | 인스티즈


서승현, 깻잎

 

 

 

아주 작은 일에도 내 뜻대로 안 된다고

그동안 지내온 시간을 몽땅 날려버릴

결절의 말들이 우두둑거리며 마음을 토막질한다

부글대는 속사정이야

눈치로만 짐작해도 어련하랴만

끝내 내뱉고야 말 극한의 말들은

아직 목울대를 넘어오지 않았다

입술을 비틀며 곧 터져 나올

활활 타는 말의 더미가 갈라진 혓바닥을 압박할 즈음

마주 앉은 밥상 앞에서 불쑥 내미는

싱싱한 야생 깻잎 한 장

화근내 나는 입 안 시원하게 헹구라고

실금 많은 깻잎 같은 푸른 손바닥으로

초록빛 화한 향기 성큼 건넨다

투명하게 뜨겁던 들판의 햇살과

약한 대궁을 끊임없이 흔들던 바람과

목마름을 적셔주던 굵은 빗방울의

갈등 속 시간의 무늬를 각인한 채

나에게 건너온 목숨 한 장

온몸에 새겨진 침묵의 말씀 묵묵히 받아든다

별일 아니라면, 손톱만큼 속상한 일이라면

그저 깻잎에 실금 하나 새기는 양 하라고

들깻잎 향처럼 환한 향 전하는

깬 입이 되라는 깻잎의 충고

한 입 가득 채우는 깔끔한 소멸이

성큼 던지는 후련한 한마디

오늘 하루 깬 입으로 향기롭게 살라

온몸이 으깨지며 가르쳐 준다







 나를 처음으로 쓰다듬는다 | 인스티즈


이재무, 주름진 거울

 

 

 

거울 속 굵게 팬 주름들 곁

갓 태어난 잔주름들

어느새 일가를 이루었구나

 

저 굴곡과 요철은

시간의 밀물과 썰물이 만든 것

 

주름 문장을 읽는다

주름 속에는 눈 내리는 마을이 있고

눈에 거듭 밟히는

윤곽 흐릿한 얼굴이 있고

만지면 촉촉이

손에 습기가 배는 풍금소리가 있다

 

이마에서 발원한 주름 물결

번져서 온몸을 덮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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