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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너ll조회 731l
이 글은 5년 전 (2018/9/25) 게시물이에요
친구 글인데 인상깊어서 얘기하고 가져왔어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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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질수록 잃는 것 같습니다.

저는 18살 때부터 일을 시작했습니다. 일식집 서빙, 백화점 판매원, 패션 매거진 기자, 캐스팅 디렉터, 매니지먼트, 심지어 사업까지 6-7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러 가지 일을 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알아왔고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인연들도 있습니다.

20대 초반에 만난 사람들, 저도 어렸고 그 사람들도 어렸습니다. 서로가 많은 오해와 실수가 있었다는 것도 잘 압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저도 인정하고 좋지 않았던 인연들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하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원망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이 그것뿐이었는데’라고.

그 뒤로 일에 ‘욕심’이 많이 생겼습니다. 아니 솔직히 ‘명예’와 ‘돈’에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제 이익만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 생각은 하지 않고 물불 안 가리고 닥치는 대로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직급도 생기고 연봉도 올랐습니다.

며칠 전, 우연히 사무실 노트북에 제 얼굴이 비친 걸 보게 되었습니다. 많이 변해있더라고요. 처음엔 그저 이 일이 너무 좋아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열등감에 쩌들어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이상하게도 제 얼굴에 써져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잦은 술자리로 살도 많이 찌고, 과한 업무 스트레스로 다크서클은 턱 끝까지 내려온 제 모습이 괴물 같았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내 모습이 이러지 않았었는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우울증과 불면증이 심해, 매일 밤 독한 수면제를 복용한 후 힘들게 잠에 듭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과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주된 이유였고 그렇게 약을 먹으며 견디고 견디다 보니 약을 먹은 지 3년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몇 달 전부터 머리가 많이 아팠습니다. 일에 빠져 사느라 병원에 가는 게 귀찮았고 괜찮아지겠지 생각하면서 병원에 가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몇 달을 편의점에서 산 두통약으로 버텼습니다. 그러다 며칠 전 새벽에 갑자기 머리에 고통이 심하게 왔고 그제서야 응급실을 찾으니 병원에서 그리 좋지 않은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일 말고는 나를 OOO이라는 인간으로써 좋아해주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외로웠습니다. 그래서 일과 명예에 더 집착했습니다. 명예가 생기면 나를 좋아해줄까? 하는 생각에. 그런데 최악의 상황에 놓인 지금, 모든 걸 내려놓고 생각해보니 제 생각이 틀렸다는 걸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순수하게 좋아서 시작한 일, 순수하게 좋아했던 사람들, 그리고 젊으니깐 괜찮겠지 하고 방관했던 건강까지. 무언가를 가질수록 잃는 것 같습니다. ‘열등감’으로 시작된 ‘욕심’ 때문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몰라도 시간을 좀 가지려고 합니다. 치료도 해야 되고... 처음 그때 그 마음으로는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다시 무언갈 시작할 땐 적어도 열등감 없이 남들 눈치 보지 않고 ‘좋아서’ 무언갈 시작하게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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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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