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김성규내꺼`ワ′ll조회 375l
이 글은 5년 전 (2018/10/10) 게시물이에요








 최대의 선물 | 인스티즈


박남희, 이상한 거울

 

 

 

나는 봄 들판에 거울이 숨어있다는 것을 안다

땅 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을

빛인 듯 튕겨내는 마술 거울은

그 이야기들을 직선으로 튕겨내지 않고

가물가물 미세한 떨림의 곡선으로 뿜어 올린다

 

그렇게 마술 거울이 퉁겨낸 이야기들은

세상의 온갖 풍경들을 굴절시킨다

사람들은 그것을 아지랑이라고 말하는데

아지랑이 속으로 세상을 보면

세상은 온통 춤이고 노래이다

 

춤은 들판을 흔들어서 꽃을 피게 하고

꽃은 피어서 다만 세상에 향기를 뿌릴 뿐

다시 찾아올 겨울을 두려워하거나

시드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들판을 흔들어 깨운 건 사랑이다

사랑의 열병을 앓아본 사람은 안다

봄마다 들판에 아지랑이가 왜 피어나는지를







 최대의 선물 | 인스티즈


김왕노,

 

 

 

난 당신의 몇 부 능선에 피었던 꽃인가

채석강가 채석 위에 핀 꽃은

몇 천 년 제 몸을 공중부양 하여 이른 것인가

내 안에 꽃으로 피었던 당신도

당신 안에 꽃으로 피었던 나도

꽃씨하나 남기지 않은 불임의 꽃이었구나

서로의 가슴 속을 가도 가도 보이지 않는 꽃

척박한 세월이라지만

돌 안에도 돌 꽃이 핀다는데

구름의 몸 안에도 구름 꽃 핀다는데

우리가 이제 우리의 꽃이라 부르며

꽃의 씨방에 들어가 요나처럼 울 꽃은

그리고 난

당신의 몇 부 능선에 다시 피어야 할 꽃인가







 최대의 선물 | 인스티즈


박남준, 최대의 선물

 

 

 

꽃이 피어나는 건

당신을 향한 내 사랑 때문이다

지금 별똥별이 반짝이는 건

이 밤 당신께 보내는 연분홍 편지를 전하려는 것이다

산들이 푸른 숲으로 샘물을 품고 있는 것

강물이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것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 인생의 나침반을 삼으라고

당신이 내게 보여주는 선물인 것이다







 최대의 선물 | 인스티즈


홍영철, 오늘의 나무

 

 

 

여름의 나무는 여름만큼 자란다

겨울의 나무는 겨울만큼 자라고

오늘의 나무는 오늘만큼 자란다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만큼 흔들리고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만큼 젖는다

주면 주는 만큼 받고

꺾으면 꺾는 만큼 꺾인다

나무에게는 주먹도 총도 없다

그러므로 나무는 전쟁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무는 패망하지도 않는다

정복하지도 않는다

너를 상처받게 하는 것은

너의 보이지 않는 거짓말인 꿈이다







 최대의 선물 | 인스티즈


서춘기, 한 모금

 

 

 

실개울에 앉아

꿀꺽

 

물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새는

 

물이 처음 시작되는 곳

하늘을 우러러본다








추천

이런 글은 어떠세요?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이슈·소식 현재 난리난 차은우 베니스 행사.JPG437 우우아아06.13 10:5390799
이슈·소식 "나 코인때문에 힘든데 헤어지자고?"... 연인에 망치 휘두른 20대319 담한별06.13 13:3472161 4
정보·기타 유시민 작가 새로낸 책에 있는 뼈때리는 목차387 라바이하미장06.13 13:1085292
유머·감동 평생 백화점 옷 공짜 vs 평생 백화점 음식 공짜149 하얗고06.13 15:1947719 1
이슈·소식 아이돌이 클럽에서 번따했다고 오해받은 사진.jpg234 우우아아06.13 15:5475107 32
비행기 타면서 다들 한 번쯤 궁금했던 내용2 2:59 2977 0
호불호 거의 안갈리는 음식.jpg2 알케이 2:56 2443 0
엉덩이로 그림을 그리는 미모의 쌍둥이 자매3 하니형 2:56 3107 0
밴드 프론트맨 + 힙스터 + 천재 뮤지션 + 아직도 활동하는 살아있는 전설1 자컨내놔 2:54 1437 1
380만원 디올 백, 원가는 단 8만원 '노동착취'로 만든 명품.news 마카롱꿀떡 2:51 593 0
제이콥앤코 '대부 다이아몬드 에디션' 시계 실리프팅 2:51 81 0
뉴진스 민지 폰케이스6 친밀한이방인 2:51 3566 1
말문을 막는 효연의 순수미를 처음 경험해보는 강지영 아나운서 311324_return 2:51 1251 0
속담 저급하게 말하기 대회 데이비드썸원 2:51 1334 0
강민경 인스타그램 업뎃 無地태 2:51 259 0
현재 난리난 jpop 밴드 몹시섹시 2:50 1787 0
"전공의 사직 다음날 입사 연기됐다”…'웨이팅게일'된 간호사들 베데스다 2:50 440 0
정예인 인스타 러블리즈 단체 풋마이스니커 2:50 231 0
허그회에서 뽀뽀 받은 BTS 진 호롤로롤롤 2:50 327 0
꽃남, 상속자들에서 이민호 아역했던 아이돌의 군입대 근황.jpg 민초의나라 2:49 3738 0
충격과 공포의 맞춤법 빌런 모음.jpg 똥카 2:48 851 0
친구야 너는 왜 안 먹어? 네가 꽃이 되었 2:41 905 0
2001년 중학교 점심 시간 無地태 2:35 1853 0
방시혁 의장, '전역' 진과 투샷 "성공적 복귀 축하”5 311354_return 2:35 2685 0
남양 제품 쉽게 찾아 먹는법 비비의주인 2:35 97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