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pt/5828339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공지가 닫혀있어요 l 열기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이슈·소식 유머·감동 정보·기타 팁·추천 할인·특가 뮤직(국내) 고르기·테스트
이슈 오싹공포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740
이 글은 7년 전 (2018/11/01) 게시물이에요







 귀가 서럽다 | 인스티즈

이대흠, 귀가 서럽다

 

 

 

강물은 이미 지나온 곳으로 가지 않나니

또 한 해가 갈 것 같은 시월쯤이면

문득 나는 눈시울이 붉어지네

사랑했던가 아팠던가

목숨을 걸고 고백했던 시절도 지나고

지금은 다만

세상으로 내가 아픈 시절

저녁은 빨리 오고

슬픔을 아는 자는 황혼을 보네

울혈 든 데 많은 하늘에서

가는 실 같은 바람이 불어오느니

국화꽃 그림자가 창에 어리고

향기는 번져 노을이 스네

꽃 같은 잎 같은 뿌리 같은

인연들을 생각하거니

 

귀가 서럽네






 귀가 서럽다 | 인스티즈


백우선, 나무의 지도

 

 

 

한 그루의 나무를 아는 데에도

수만장의 지도가 필요하구나

 

손바닥만 한

오만 분의 일 지도

 

이어지고 이어지는

생명 입자들의 길

 

네게로 가는 길도

다 들어 있구나






 귀가 서럽다 | 인스티즈


이만섭, 부드러운 칼

 

 

 

사과를 깎다 보면

과도의 예리한 날이 육즙을 즐긴다

 

칼은 한 마리 활어처럼

스륵스륵 과육 사이를 헤엄쳐 다니고

은근히 피워내는 사과 향기

주변이 오롯하다

 

제 몸 베이면서도 어느 한 곳

상한 데 없는 사과의 짜릿한 비명이

환하고 둥글게 피어난다

 

상큼한 맛을 즐긴 칼은

이윽고 사과의 몸을 빠져나와

포만감에 겨운 듯 소반 위에 드러눕는다

 

꽃 핀 자리처럼

눈부신 사과의 속살 지어놓고

달콤한 육즙에 젖어

자르르 윤기 흐르는 과도의 날

 

그 견고한 부드러움






 귀가 서럽다 | 인스티즈


장석남, 동지

 

 

 

생각 끝에

바위나 한번 밀어보러 간다

 

언 내() 건너며 듣는

얼음 부서지는 소리들

새 시() 같은

 

어깨에 한 짐 가져봄직하여

다 잊고 골짜기에서 한철

일어서 남직도 하여

 

바위나 한번 밀어보러 오는 이 또 있을까

꽝꽝 언 시 한짐 지고

기다리는 마음

생각느니






 귀가 서럽다 | 인스티즈

천양희, 문장들

 

 

 

당신은 어떻게

관악산이 웃는다고 쓰고

가지가 찢어지게 달이 밝다고 쓸 수 있었나요

개미의 행렬을 지켜보면서

인생은 덧없다고 쓸 수 있었나요

음악은 고통 받는 영혼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쓸 수 있었나요

당신은 또 어떻게

나무에는 강렬한 향기가 난다고 쓰고

꽃이 구름처럼 피었다고 쓸 수 있었나요

삶을 그물이라고 쓰고

환상이 삶을 대신할 수 없다고 쓸 수 있었나요

당신은 다시 어떻게

환상도 사실이라고 쓰고

가난도 때로는 운치가 있다고 쓸 수 있었나요

자기 자신이 인도하는 길을 가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은 없다고 쓰고

당신의 의지가 당신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쓸 수 있었나요

 

당신의 문장들에 많은 빚을 졌다고

나는 쓸 수밖에 없습니다







대표 사진
최 민 기
좋은 글 감사합니다
7년 전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이지영쌤 지식인 답변 봐 ㅠㅠ
10:10 l 조회 1
연인이 이성 가수 팬활동 하는거 어떻게 생각해?
10:09 l 조회 1
아싸선배 진짜 개소름돋네5
9:42 l 조회 2667
기술 배우라고 조언하는 사람들 특징3
9:25 l 조회 3824
장모님 때문에 이혼하고 싶습니다6
9:15 l 조회 7636
국밥집 8대 죄악1
9:12 l 조회 862
중국의 고기집
9:10 l 조회 480
겨울철 유럽 가정집 마당에 걸려있는 머그컵.gif
9:09 l 조회 3883 l 추천 1
야빠들 긁히는 드라마1
9:09 l 조회 864
뭔가 입맛 떨어지게 만드는 스테이크 파스타.jpg
9:09 l 조회 635
와 몸매
9:07 l 조회 500
모반이 성공적으로 제거된 아기
8:29 l 조회 4388
건물이 눈치를 살피네?2
8:12 l 조회 2388
AI에게 "내가 널 취급하는 이미지를 생성해줘" 라고 입력해보기1
8:11 l 조회 2830
이세계로 진입 시도하는 길냥이들2
8:10 l 조회 2707 l 추천 1
어릴 적부터 싹이 보였던 임짱
8:10 l 조회 1231
조금씩 생기고 있는 두쫀피10
8:09 l 조회 14631 l 추천 1
방어 먹으면 안된다고 함
8:09 l 조회 963
8년전 어제 발매된, 김동률 "답장”
8:08 l 조회 24
'이 정도의 러브라인이 장르물에서는 딱이다' 정석을 보여주는 모범택시 도기고은.jpgif
8:08 l 조회 579


12345678910다음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