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땀에 범벅인 채 눈을 떴다.
일 년 째 반복적으로 꾸는 악몽은 오늘도 날 흔들어 깨웠다.
평소엔 꿈을 잘 꾸지 않았지만, 언제부턴가 반복되는 이 꿈이 밤마다 나를 괴롭혔다.
내용은 항상 비슷했다.
우리 집 근처 대학가에서 누군가가 길을 묻는걸로 시작되는 꿈...
항상 그 남자는 웃으며 나에게 xx대 역까지 가는 길을 물어봤고, 방향을 가르쳐 주는 사이 칼을 꺼내 내 배를 찌르는 내용이었다.
내가 그렇게 칼에 찔리고 나서 필사적으로 도망가고 나면, 그 남자는 날 쫒아왔다.
꿈 속 길거리에 있는 그 누구 하나 나를 도와두지 않고 나 혼자 살기 위해 몸부림치다가 결국 잡혀 죽고 마는 악몽이 벌써 일 년째다.
때문에 대학가의 그 길 근처에만 서 있어도 불쾌한 느낌에 한동안은 돌아가는 길을 택하기도 했다.
자주는 아니지만 이따금 씩 잊을만 하면 꾸는 이 꿈 때문에 무당도 찾아가봤지만 속 시원한 답을 들을 순 없었다.
그리고 오늘은 실력 좋다는 수면 전문 정신과의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집에서 늦장을 부리는 바람에 예약시간까지 맞추기 조금 빠듯하여 어쩔 수 없이 그 대학가에서 택시를 잡기로 했다.
한참을 서서 택시를 기다렸지만 오늘따라 택시가 별로 없는지 잘 잡히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길 좀 물을게요.여기 xx대 역 어떻게 가는지 아세요?"
낯익은 목소리.
놀라서 무심결에 뒤를 돌아봤다.
낯익은게 목소리 만이 아니었다.
꿈 속에서 본 그 남자가 미소를 띄며 나에게 길을 물었다.
표정이며 목소리며 옷차림이며... 꺼낸 말이며 모두 꿈과 같았다.
온 몸의 땀구멍이 열린 느낌이란 이런걸까.
식은땀이 났다.
남자는 웃으며 나를 빤히 보고 있다.
그래서 나는...
1.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꿈 속에서 본 상황과 너무나도 똑같다. 이건 예지몽이다. 도망치지 않으면 난 죽는다.
vs
2. 무섭지만 길을 가르쳐 줬다. 꿈은 꿈일 뿐, 대낮에 별 일 없을거다. 조금 놀랍지만 별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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