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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112 출처
이 글은 7년 전 (2018/12/25) 게시물이에요







 그건 참 기적이야 | 인스티즈


이민하, 가족사진

 

 

 

엄마는 밤새 빨래를 하고

할머니는 빨래를 널고 아버지는 빨래를 걷고

나는 옷들을 접고 펴고

동생은 입는다 덜 마른 교복

날이 새도록 세탁기가 돌아도

벽에 고인 빗물은 탈수되지 않고

멍이 든 두 귀를 검은 유리창에 쿵쿵 박으며

나는 계절의 구구단을 외고

동생은 세 살배기 아들과 기억의 퍼즐을 맞추고

할머니는 그만해라 그만해라 욕실을 들여다보시고

엄마는 죽어서도 빨래를 하고

팔다리가 엉킨 우리들은 마르지도 않는

지하 빨랫줄에 널려

아버지는 나를 걷고

나는 동생을 접고 펴고

동생은 입는다 덜 마른 아버지







 그건 참 기적이야 | 인스티즈


김윤현, 새벽 별

 

 

 

밤이 깊어지면서

세상이 캄캄해서는 안 되겠다 싶었는지

별은

한숨도 자지 않고

제 몸에서 짜낸 빛을 비춰주다가

얼굴이 핼쓱해지자

날이 새기 전에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처럼

하늘 저 멀리 어디론가

제 몸 스윽 감춘다







 그건 참 기적이야 | 인스티즈


강은교, 기적

 

 

 

그건 참 기적이야

산에게 기슭이 있다는 건

기슭에 오솔길이 있다는 건

전쟁통에도 나의 집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건

중병에도 나의 피는 결코 마르지 않았으며

햇빛은 나의 창을 끝내 떠나지 않았다는 건

내가 사랑하니

당신의 입술이 봄날처럼 열린다는 건

 

오늘 아침에도 나는 일어났다, 기적처럼







 그건 참 기적이야 | 인스티즈


정윤천, 치욕에 대하여

 

 

 

내 안에는 지금도 스승이 하나 살아 있다

언젠가 그에게 참으로 힘없이 무릎을 내준 적이 있다

고개를 조아리고, 시답잖게 눈물을 내준 적도 있다

그때마다 푸른 안광으로, 대나무처럼 꼿꼿하던 스승

입술을 비틀던 스승

회초리를 들어 등짝을 치기도 하던

스승은 요즘도 가끔 꿈속 같은 데서 나타나

발을 걸기도 했다, 화를 돋우기도 했다

우라지게도 변함없는 그 모습 앞에서

별수 없이 식은땀에 젖어서 그를 치켜다보았다

스승은 그렇게 아직까지 나를 보내지 아니하였고

차라리, 어느 날엔가 내 안에서 그를

댓바람에 마중 나가고 싶어져서, 저만치서 다가오는

스승의 가슴패기를 냅다 한번 걷어차버리고도 싶었다

더는 배우고 싶지 않은 스승을 향하여

당신의 괴나리봇짐을 내어주고, 서둘러 그를

하산시켜버리고 싶어졌다

치욕이여, 그래도 그 스승 밑에서

여태까지 한 수 잘 배웠다







 그건 참 기적이야 | 인스티즈


장혜랑, 병에게

 

 

 

길 마르고 마음 조용히 물 찾고 싶은 날

슈퍼에서 말라 있는 병하나 꺼내 든다

끝없이기어오르는 세 치 혓바닥

친절을 위해

매운바람같이 숨 쉬지 못하는 너는

목구멍을 넘기는 것은 완벽하다는 이론을

자꾸만 내세운다

 

작은 빛 하나 스미지 않는 어둠 속

광고에 붙들려 늙는 사람들을 향해

관 뚜껑 열 듯 마개를 따면

살아 있는 한 모금 물 되어

주저하는 목구멍을 부러워하는가

 

입장 바꾸어

아무 상의 없이 담긴 것 쏟아 부으면

 

얼마나 가벼울까

이유 모르는 그 무엇으로 살고 싶어

쏟아도 쏟아지지 않는 사람을

파묻고 있는 병()

뒤돌아볼 수 없는 그때

쏟아지는 병()으로 바로 서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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