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수 같은 배우도 연기에 대해 더 배워야 할 부분이 있을까? 의문이 들지만 정작 본인은 "많다"고 답한다. 드라마 '추적자'를 하면서 박근형, 손현주, 김상중 같은 선배들과의 작업은 그에게 기본기를 다져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당신뿐이야' 할 때는 사미자 선생님, 정애리 선생님을 통해 열정과 성실이라는 걸 배웠다. 사미자 선생님은 70세가 넘었는데도 열정이 장난 아니다. 이번 '추적자'에서는 다시 기본기를 다져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SBS 월화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극본 박경수/연출 조남국)는 방영이 일단 시작된 후 호평을 받았지만 사실 다른 드라마를 대신해 편성된 일명 '땜빵'이었다. 하지만 '추적자'는 멋지게 성공했고 웰메이드 드라마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출연 결심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원체 많은 분들이 반대를 했지만 이 드라마가 잘 되고 못 되고에는 관심 없었다. 연기 잘 하는 배우분들이 다 모였다. 제대로 된, 모두 연기를 잘 해 볼만한 드라마를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었다. 손현주 선배, 김상중 선배에게 연기도 배우고 싶었다. 매번 작품할 때마다 배우는 게 많다"
또 류승수는 "서회장님(박근형), 백홍석(손현주), 강동윤(김상중), 서지수(김성령) 많은 분들이 이미 기초공사를 너무 튼튼하게 쌓아 올려서 지붕만 얹어도 되는 거다. 사실은 내가 선배들에게 업혀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을 이었다.
곁에서 본 손현주와 김상중 연기에 대한 소감을 부탁했다. 빙그레 웃음 짓던 류승수는 "손현주 선배님이 미니시리즈 주인공이 됐다는 건 많은 남자배우들에게 희망이자 꿈이다. 배우들의 연기적인 질 향상과 실력으로 인정받는 문화가 앞으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추적자'가 기획되면서 캐스팅 제안이 갔던 배우들은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가 없었기에 안 한다고 했을 거다. 그런 분들이 지금은 많이 후회할 거다. 손현주 선배는 많은 남자배우들의 희망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김상중은 어떨까. "절제된 연기의 극치를 보여준다. 절제의 끝이다. 촬영이 아닌 쉬는 시간에 김상중 선배를 봤다. 이미 대통령이 돼 있더라. 평상시에도 강동윤이다. 평상시에는 편하게 있어야 하는데 김상중이 아닌 강동윤이 나 류승수를 부른다. 그게 소름 끼쳤다. 또 김상중 선배는 연기적으로 완벽주의자다. 방금 전에 대본을 줬는데도 그 많은 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연기적인 완벽주의자다"
두 선배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던 류승수는 "손현주 선배의 유함과 김상중 선배의 절대적 강인함이 절묘하게 붙어있다. 이 드라마의 묘미는 그런 데서 나오는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추적자'는 7월17일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한다.
권수빈 ppbn@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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