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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이즈 김영훈ll조회 49l
이 글은 4년 전 (2019/7/03) 게시물이에요



※ Warning : 모든 글은 저 혼자만의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w. 글쟁이 선생님









































[새벽작문] 소곤소곤 : 함께 만드는 소설 04 | 인스티즈


01. 불꽃






활 타오르는 불꽃은, 제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따뜻함을 가지고 있다.



"넌 언제나 그랬어. 늘 일이 먼저지."



작열하며 제 한 몸을 뜨겁게 불사르는 꽃이 있는가 하면, 여리게 타올라 그을리듯 자신을 불태우는 꽃이 있다.



"넌 왜 니 생각만 해?"



숯처럼 불붙은 마음은 나 홀로 뜨거울 뿐, 상대를 태우진 못한다. 내 마음은 그게 아닌데.



"넌 날 사랑하긴 해?"



매정히 돌아서는 네 뒤로 불티가 흩날린다. 타닥, 타닥- 홀로 애끓는 마음은 검은 하늘로 올라간다. 한때 널 만나는 날에 나는 마치 넓은 들판 한 구석에 숨겨진-나 혼자 알고 있는-화려한 꽃밭을 찾아가는 기분이었다. 언제나 달큰한 향기가 내 코를 간지럽혔고 산들바람이 볼을 스치고 지나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꽃밭은 불꽃이 지나간 잿더미로 변해 있었고 탄 내와 미처 식지 못한 화끈한 열이 피부를 자극해왔다. 고통스러웠다. 마치 내가 나 스스로를 괴롭히는 기분이었다. 대체 이 불은 어떻게 꺼야 할까. 나 스스로를 갉아 먹고 남는 것 없이 태우는 불은 어떻게 꺼야 할까. 한번 타오르면 꺼지지 않는 불길일텐데. 다 타고 재만 남으면 그 곳에서 나는 어떻게 꽃밭을 다시 가꾸고 살아갈 수 있을까. 불이 꺼지는 일도 없을텐데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너의 따뜻함은 왜, 너의 불길은 왜, 너는 왜, 나에게 태양과 같은 빛이 되어주지 못할까? 나를 재로 만드는 불길 뿐이었던 걸까? 알 수 없는 물음만 띄운 채 오늘도 내 하루는 불길 속에서 저물어간다.

그저 단비를 바라며, 그것이 너이기를 바라며, 잿속에서 피는 새싹 하나를 바라며.

눈을 감는다. 불길 맞는다.




Writer : 데프콘, 탐스럽네


















[새벽작문] 소곤소곤 : 함께 만드는 소설 04 | 인스티즈


02. 거짓말






"정 마. 다 괜찮을거야."



네가 웃으며 한 말이 이젠 거짓말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아. 액자에 그어진 두 개의 검은 줄, 너는 그 작은 공간 안에서 환히 웃고 있었다. 너는, 나까지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 내가 너에게 말했던 수없이 많은 말들을 모조리 거짓말로 만들었다. 언젠가 함께 영화 보러가자. 같이 여행을 가자. 같이 동창회에 나가자. 그 말들은 마치 수신 되지 않는 주파수처럼 허공을 의미없이 맴도는 허상이 되었다. 거짓말은 싫어한다. 거짓말쟁이는 싫어한다. 그렇기때문에 너는 나를 더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 내가 어찌 감히 너를 싫어할 수 있을까. 본인이 싫어하는 거짓말을 하고 스스로 거짓말쟁이가 되어가면서 나를 지키려한 너를, 그런 너를 어찌 감히 내가 싫어할 수 있을까?

너와 나의 모든 거짓말은 오히려 우리의 모든 진실만을 담은 말이라고 생각해.



고마워. 항상 고마웠어. 앞으로도 고마울 거야.



보고 싶어. 그때도 지금도 보고싶었어. 앞으로도 항상 보고 싶을거야.



사랑해. 너의 마지막까지도 사랑했어. 내 삶의 마지막까지 사랑할 거야.




그럼, 안녕




Writer : 데프콘, 탐스럽네


















[새벽작문] 소곤소곤 : 함께 만드는 소설 04 | 인스티즈


03. 수능






능을 마치고 나왔을 때의 감정이 어땠었더라. 아마도, 후련함보다는 공허함이 먼저였던 것 같다. 이리저리 지나가는 자동차들과 삼삼오오 모여 집으로 가는 이름 모를 학생들, 자녀를 기다리는 부모들, 핸드폰을 켰을 때 쏟아졌던 고생했다는 문자.

12년의 공부의 종착점이 단 하루였다는 걸 처음 안 그 날, 나는 생각보다 많이 쓸쓸했던 것 같다.

"잘 보셨길 바라요. 전, 2년 뒤에 볼 예정입니다."

지나가던 응원에 멋쩍게 웃으며 발걸음을 내디딘다. 혼자 털레털레 집으로 오는 그 길에서 느끼는 쓸쓸함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것이었다. 어제까지의 쓸쓸함은 수능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느껴지는 고단함에 의한 쓸쓸함이었지만, 그때 느낀 나의 쓸쓸함은, 오히려 자유로부터 느껴지는 쓸쓸함이었다. 그야말로 자유로 내던져진 나였다. 당장 수능을 못봤고 잘봤고 보다는, 내 앞에 무엇이 있는지를 몰랐었다. 막연한 후련함과 아쉬움과 걱정과 고민이 한데 뒤얽혀 나를 고독하게 만들었다. 외부와는 전혀 다른 곳으로다 스스로를 던져버렸다.




Writer : 탕사나, 탐스럽네


















[새벽작문] 소곤소곤 : 함께 만드는 소설 04 | 인스티즈


04. 욕조






조에 누워 눈을 감는다. 뽀글뽀글 내 방귀에 물이 뽀글거린다. 공기 방울들을 바라보다 고개를 젖힌다. 오늘의 나는 몇 명에게 상처를 주었고, 또 몇 명에게 희망을 주었던가. 



"그냥 혀 깨물고 죽어버릴까."



물이 차다. 쉬야를 누어 물 온도를 조절해야 겠다. 서서히 몸 속의 잔뇨를 흘러보낸다. 아니, 이럴수가! 하반신부터 따뜻해지기 시작하다니! 아까 귤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샛노오란 오줌색이다. 부르르 몸을 떨었다. 욕조에 몸을 뉘이는 이 짧은 시간에도 난 참 별스러운 이야기와 별스러운 생각과 별스러운 행동을 했다. 하루하루 매일 일어나는 이 짧은 목욕시간에 말이다. 더러우면서도 웃기고, 한편으로는 어디가서도 하지 못하는 이 별스러운 행동들이 오히려 나를 왠지 모를 짜릿함과 웃음으로 킬킬거리게 만든다. 나도 참 하릴없는 놈이다. 이제 비누칠이나 하고 나가야겠다. 나는 이런 나의 맥락없는 하루가 참 좋다. 참 소중하다.

비누칠을 한다. 비누는 역시 LUSH-러쉬- 럽럽럽 스크럽 비누! 지금 쿠팡에서 16,830원에 로켓배송으로 주문해서 쓰고 있는 데 향이 너무 좋다. 비누만 썼는데도 향수를 뿌린 듯해서 이성들이 나에게 관심을 많이 갖는다. 놀라운 비누 러쉬 럽럽럽 스크럽 비누! 몸을 대충 씻어낸다. 그 후, 욕조에 물이 빠지기 시작했다. 아무도 모르게 아주 작은 소리만을 내던 움직임은 어느새 걷잡을 수 없이 회전하며 내가 모르는 곳으로 휩쓸려 나갔다.

요란하기도 하지 왜 이제서야 요란해지는거야. 구멍이 났다면 미리 소리를 지르란 말야. 그랬다면, 그랬더라면 어떻게라도 했을거 아니야.




Writer : 능능이, 똘망똘망 다람이, Aaaa, 김복남, 탐스럽네, 지바냥, 선배


















[새벽작문] 소곤소곤 : 함께 만드는 소설 04 | 인스티즈


05. 머그컵





그컵을 하나 장만했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한 시작점이었다. 일종의 연례행사와 같은 일이다. 1월 1일에 기필코 올해는 담배를 끊겠다는 다짐을 하듯, 생일에 홀로 앉아 작은 조각케익을 썰듯. 매번 이 과정으로 이번에는 다른 과정을 자아내리라 바라면서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작년에 샀던 머그컵은 어디 있더라. 그 전의 것은? 또 그 전의 것들은? 상념에 빠져있다, 기이한 행동을 해볼까 했다. 머그컵에 작게 방구를 꼈다. 이 향을 간직할 것이다.

겨울에 시작에 서있는 나는 나의 지나온 겨울들을 떠올려보았다. 작년의 머그컵, 작년의 나. 그 전의 머그컵, 그 전의 너. 그때의 그 머그컵들은 어디로 갔을까? 어제와 내일의 사이에서 작년과 내년의 사이에서 나는 과거의 나와 오늘의 나와 미래의 나를 만나게 된다. 머그잔에 따뜻한 핫초코를 채우며 한 모금 한 모금에 삶의 모든 순간 속 나를 떠올리려고 한다. 과거의 나는 오늘의 나를 위해 무엇을 했을까? 오늘의 나는 이제 내년의 나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 이룬 것이 있을까? 지금까지의 나는 어디로 갔을까? 사라진 머그컵들을 생각하며, 매 순간의 나는 어디로 갔나 되새긴다. 기이한 행동은, 내년은 조금 특별해지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비롯한다.




Writer : 데프콘, 방구대장 능능이, 탐스럽네























* * *

모든 작품은 쑥남 여러분들이 만든 것입니다.

해당 주제에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은 주제 아래에 Writer에 모두 적어두었습니다.

문장의 매끄러움을 위해 댓글의 일부분을 수정하였습니다. 혹시라도 수정 없이 원래의 버전을 원하시는 분이 있으면 댓글을 달아주세요.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쓴 글을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벌써 한 해의 마지막입니다. 남은 2018년, 평안하게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진입장벽이 높더라도 간간히 참여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미세먼지와 추위에 감기에 걸리는 분들이 종종 보입니다. 아프지 않도록 몸조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 소곤소곤 [부사] : 남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작은 목소리로 가만가만 이야기하는 소리, 또는 그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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