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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13976 출처
이 글은 6년 전 (2019/7/19) 게시물이에요

역사 잘 가르쳐 주던 도서관 아줌마 썰 | 인스티즈

1.

중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마음 구석에도 없던 공부를 하게 된 시기가 있었다.
이미 초등학교 때 뇌세포 절반을 똥으로 싸버렸던 나였기에
부모님조차 큰 기대를 걸지 않으셨다.

내가 공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어느 도서관의 아줌마 때문이었다.
우리 중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30분쯤 소요되는 거리에 큰 시립도서관이 있었는데,
거기에 가면 볼만한 만화책이 꽤 있다는 친구의 말에 혹해서 따라갔었다.
오전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주말이라 그런지 초중고 학생들이 많이 있더라.
친구랑 둘이서 한창 만화책의 흔적을 찾아서 추노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떤 아줌마 한 분이 우리한테 오더니 뭐 찾냐고 물어보셨음.

30대 초중반?쯤 되어 보였는데,
검은색 롱 치마에 흰색 블라우스 같은 걸 입고 계셨던 것 같다.
긴 생머리 효과 때문인지 얼굴도 엄청 동양적 미인이셨음.
나는 부끄러워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가
대뜸 생각나는 데로 "역사 책 찾고 있었어요" 하고 말해버렸다.
그 사이에 친구 놈은 나버리고 만화책 찾으러 추노했더라.

그렇게 도서관 아줌마한테 안내받아서 역사책 가득한 코너로 갔다.
그러더니 나한테 어떤 역사 책을 찾냐고 물어 보시더라.
한창 사극 드라마에 빠져 있던 나는 주몽이라고 대답했고,
도서관 아줌마는 살색 스타킹이 늘어날 만큼의 까치발을 들고 주몽 관련된 역사 책을 찾아 주셨음.
그러더니 대뜸 나한테 왜 주몽이 좋냐고 물어보시더라.
그냥 송일국이 멋있어요 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
고구려를 세운 위대한 인물이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대충 말하니까
도서관 아줌마가 입을 막고 수줍은 눈웃음을 짓기 시작했다.

"그러면 아줌마가 주몽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가르쳐줄까?"

근처 테이블에 나를 앉혀 놓고 내 옆에 바짝 앉아서는 책을 펼치면서
주몽에 관하여 하나하나 세세하게 설명해 주셨다.
그 내용이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얼추 드라마에서 봤던 주몽의 흔적과 흡사했음.
그리고 어느샌가 아줌마와 서슴치 않게 질의응답과 농담을 주고 받고 있더라.
낯을 많이 가리는 내가 초면의 사람과 거리낌 없이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 나누는 게 신기했다.
그것보다 그 아줌마가 은근히 스킨십을 했었는데, 그 수위가 기분 나쁜 정도는 아니었음.
가끔 내가 문제를 맞히거나 하면 어깨를 가볍게 툭 친다거나 내가 농담을 하면 내 팔짱을 끼는 정도였다.
이모 뻘 되는 아줌마라 그런지 그때까지는 이성적인 감정이 없었음.

그리고 주몽 역사책 한 권을 다 정독하고 나서야 나는 친구와 함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하고서 알 수 없는 두근 거림과 의욕이 불타올랐다.
그래서 책가방에 있던 사회 책을 펼쳐놓고 첫 페이지 부터 차근차근 정독하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아버지는 냉장고에서 꺼내온 소주 병을 다시 집어넣으시고는

"니 무슨일 있나? 왜 갑자기 공부 하는데?"

의문과 함께 걱정 어린 눈빛으로 나를 토닥거리기 시작하셨다.
그리고 다음 주 주말이 다가올 때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어서 빨리 토요일이 다가 오기를..










2.
70일 같던 일주일이 지나고, 기다리던 토요일이 다가왔다.
이른 아침부터 부랴부랴 책가방을 싸 들고 도서관으로 향했음.
하지만 너무 이른 시간에 갔던 탓인지 도서관 정문이 잠겨 있었다.
그래서 도서관 문 앞에 쪼그려 앉아 사회 책을 보고 있었는데,
저 멀리서 익숙한 구둣발 소리가 들리더라.

"어, 저번 주에 그 학생?"

도서관 아줌마와 두 번째 만남이었다.
아줌마는 익숙한 듯 잠겨있던 도서관 문을 열고 나를 데리고 들어갔다.
옷은 저번 주와 똑같은 긴 롱치마에 흰색 블라우스였다.
약간 달라진 점이 있었다면 아줌마의 머리카락이었다.

도서관이 개장되고 나서 아줌마는 이곳저곳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움직였다.
집에서는 설거지도 채 하지 않던 내가 왠지 모르게 이끌려서는
아줌마 옆에서 같이 개장 준비를 하고 있더라.

"학생 덕분에 빨리했네. 고마워~"

나를 향해 반달 웃음 짓는 아줌마를 보자 내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마치 드라마 속 예쁜 여배우를 보는 것 같은 감정의 소리였다.
하지만 고래도 잡지 않은 중학생 언저리 소년에게 사랑이란 감정은 너무나도 빨랐기에
그저 도서관 개장부터 마감까지 아줌마 옆에 붙어서 은근슬쩍 곁눈질을 하거나
여러 가지 잡일을 도우면서 거리를 좁혀 나갔다.
어느 정도 한가로운 시간이 될 때면 아줌마와 둘이서 역사 책을 보고 논하면서 지식의 끈을 늘려나갔음.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아줌마 다리에 시선이 쏠렸는데,
플랫폼 슈즈를 발등에 걸쳐 놓고 앞뒤로 흔드는 게 보였다.
그 와중에 발뒤꿈치 쪽 스타킹에 구멍이 난게 보이더라.

"저.. 발뒤꿈치에..."

"뒤꿈치?"

상체를 숙여서 발뒤꿈치를 확인하던 아줌마는 내 어깨를 몇 번 치더니
고맙다면서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하면서 자리를 비웠다.
내 눈앞에 펼쳐진 역사 책 따위는 이미 안중에 없었다.
그제서야 내가 도서관을 오게 된 이유를 어렴풋이 느꼈음.

'아, 나는 공부 때문에 여기 온 게 아니구나.'

화장실을 다녀온 아줌마는 슬그머니 다리를 어루지만지면서 다시 내 옆에 앉았음.
스타킹을 벗어 버리고 온 건지 맨살의 다리가 드러나 보였다.
여전히 X자로 다리를 꼰 채 역사 책을 음독하는 아줌마를 보고 있으니
내 얼굴이 핫팩처럼 달궈지기 시작했다.
아줌마가 보기에도 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는지
손등으로 내 뺨과 이마를 어루 만지더니 괜찮냐고 물어 보시더라.
그래서 살짝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다고 거짓말 하고 집으로 갔다.

집에 오고 나서 한참 동안 이불 속에 틀어박혀 있었다.
계속 두근 거리는 내 심장에 병이라도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면서
퇴근하고 오신 아버지한테 다짜고짜 따지듯 물어봤다.

"아빠! 내 심장이 막 터질 듯이 계속 뛰는데, 어떡해?"

아버지는 내 머리칼을 한 번 깊이 쓸어내리시곤

"원래 학생이 안 하던 공부하면 병 걸리는 거 모르나?"

유쾌하게 웃으시면서 농담을 던지셨다.

점차 내 머릿속엔 도서관 아줌마에 대한 상상으로 채워지기 시작했고,
돌아오는 주말을 기다리면서 또 한 번 사회 책을 정주행했다.











3.
도서관 아줌마와 세 번째 만남은 훨씬 자연스러웠다.
내 이름을 다정다감하게 불러주는 아줌마와 이모, 조카처럼 가까워졌다.
도서관 마감이 끝나고 나면 가끔 둘이서 분식집에 가곤 했었는데,
대부분 나 혼자 먹고, 아줌마는 내 앞에서 지켜보기 일쑤였다.
해가 저물고 밤 하늘에 작은 은하수가 보일 때면 아줌마와 같이 소원을 빌었다.
아줌마의 소원이 무엇인지는 지금까지 알지 못하지만,
내 소원은 정말 단순했다.

'제가 열 살만 더 나이 먹게 해주세요."

이때부터 아줌마에 대한 물음표 감정이 이성적인 느낌표로 바뀐 것 같다.

아줌마를 만난 지 두 달쯤 됐을 때였다.
여느 토요일처럼 도서관에 죽치고 앉아 아줌마에게 역사 공부를 가르침 받고 있었는데,
아줌마가 머뭇 거리면서 말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셨다.

"그.. 흠. 혹시, 내일 시간 되면.. 흠.."

"네?"

"내일 시간 되면 나 이사하는 것 좀 도와줄래?"

나는 초딩때부터 지독하게 지방 곳곳으로 이사를 다녔기 때문에
의기양양한 자신감으로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다음 날 도서관 앞에서 아줌마를 만나 따라갔다.
그렇게 크지도 작지도 않은 단독주택이었는데, 이미 가구들이 모두 들어온 상태였다.

"제가 도와줄게 없는 것 같은데요?"

"잠깐만 이리 와 볼래?"

아줌마는 내 손을 붙잡고 어디론가 끌고 갔다.
그리고 안방으로 추정되는 곳에 나를 밀어 넣고는 상체에 걸치고 있던 얆은 가디건을 벗으셨다.

"이제 한 번 해볼까?"

나는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하기 시작했고,
아줌마는 먹잇감을 노려보는 한 마리의 암사자같은 눈빛으로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어서 계속

대표 사진
최준우(18)  천봉고등학교
네?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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