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unsplash.com/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300" height="25" allowscriptaccess="always" allowfullscreen="false" allowScriptAccess='sameDomain'>김채운, 해바라기 이승의 맨 끝 계단을 건너는가황홀한 멀미포효하는 팔월 태양의 아가리 속으로산 제물 되어활활 목숨 사르러 가는그사내권혁웅, 봄밤 전봇대에 윗옷 걸어두고 발치에 양말 벗어두고천변 벤치에 누워 코를 고는 취객현세와 통하는 스위치를 화끈하게 내려버린저 캄캄한 혹은 편안함그는 자신을 마셔버린 거다무슨 맛이었을까아니 그는 자신을 저기에 토해놓은 거다이번엔 무슨 맛이었을까먹고 마시고 토하는 동안 그는 그냥 긴 관(管)이다그가 전 생애를 걸고이쪽저쪽으로 몰려다니는 동안침대와 옷걸이를 들고 집이 그를 마중 나왔다지갑은 누군가 가져간 지 오래현세로 돌아갈 패스포트를 잃어버렸으므로그는 편안한 수평이 되어 있다다시 직립 인간이 되지는 않겠다는 듯이부장 앞에서 목이 굽은 인간으로다시 진화하지 않겠다는 듯이봄밤이 거느린 슬하어리둥절한 꽃잎 하나가 그를 덮는다이불처럼부의봉투처럼감태준, 넝쿨장미에 대한 의문 아파트 담장을 넘나들던 넝쿨장미자줏빛 싱싱한 꽃들이 졌을 때아직 푸른 가시와 잎을 단 넝쿨은 뭐였을까 관리사무소 인부가 와서꽃 떨어진 것들은 멋대가리 없다고넝쿨을 싹둑싹둑 잘라 부대에 담아갔네 어디서 아프다, 아프다 하는 소리에담장을 돌아보았으나더 멋대가리 없이 잘린 넝쿨소꿉놀이하는 아이들밖에 보이지 않았네 꽃은 왜 먼저 지는지왜 꽃 떨어진 것들은 멋대가리 없는 것인지일러줄 사람은 나밖에 보이지 않았네김선호, 꿈꾸는 광고지 열개의 다리마다 핸드폰 번호를 매달고출항을 꿈꾸고 있다사각 몸에 신용대출에 대한 글을 친절히 적었다머리는 세우고 다리만 흔들며 바다 속을오르내리던 오징어들몸이 바싹 말라있다열개의 다리를세상 안으로 들여 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심해 속 정박해 있는 폐선 사이에서은빛 지느러미를 팔딱이며 거친 숨 내쉬던 물고기가오징어를 뚫어지게 읽다가다리 한 짝을 찢어간다다리 일부를 떼어 줄때마다수액이 빠져나가 하얗게 말라간다가벼워 질대로 가벼워진 몸돛에 기대어 펄럭이고 있다김경호, 공원에서 가을날 오후팝콘 같은 햇살은이마 위에 흩어지고그리운 사람들은애인의 무릎을 베고벤치에서 눈을 감는다체육공원 활엽수 가지마다붉게 고여 오르는 가을빛하늘이 깊어갈수록그리운 이들은 낮꿈에 젖어드는데공터마다 녹슨 트럭들은시멘트벽돌을 쉬지 않고 토해내고그들이 꿈꾸는 세상 밖으로트럭들의 바퀴 자국은 자꾸무거워진다먼지구름 속에서연을 날리던어린 아이도 돌아간체육공원의 오후긴 가로수 그림자가결리는 어깨를 짚어오는오늘도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며늙어가는 애인들은 무릎을 베고잠이 든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