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pt/6458210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공지가 닫혀있어요 l 열기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정보·기타 유머·감동 이슈·소식 고르기·테스트 팁·추천 뮤직(국내) 할인·특가
이슈 오싹공포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274 출처
이 글은 6년 전 (2019/10/30) 게시물이에요

https://unsplash.com/

style="text-align: center">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300" height="25" allowscriptaccess="always" allowfullscreen="false" allowScriptAccess='sameDomain'>



 슬금슬금 저녁이 걸어온다 | 인스티즈


변형규, 방파제

 

 

 

파도는 그냥 치는 것이 아니라

바다 멀리로 물러섰다가

스르륵 숨을 들이 쉬어서

깊숙이 마시고는

온몸으로 밀어부치듯

있는 힘을 다해

철석같은 맨살을 할퀴는 것이다

무딘 마음을 두드리는 것이다

그런 간곡한 애원으로

가진 것 나누자고 할 때

그걸 막는 방파제는 어쩔 것인가

그 애원을 도맡아

말려야 하는 그런 자세는

수도 없이 부딪는 물살이 안쓰러워

수초 몇 잎을 붙여

달래는 수밖에 없는 거라

 






 슬금슬금 저녁이 걸어온다 | 인스티즈


이해원, 관계

 

 

 

열쇠를 꽂아도 반응이 없다

거실 전화벨 소리가 닫힌 현관문을 넘어 온다

가로막고 선 벽 하나로 이곳과 저곳은 가깝고도 멀다

완벽한 단절이다

 

말귀가 막힌 철문에 대고 계속 투덜거린 말들이 발등으로 떨어진다

다급한 마음을 주워서 다시 맞춰본다

문을 바꾸겠다는 속마음을 어찌 알았을까

나를 거부하는 벽창호 같은 문

 

끝내 열리지 않던 벽과 같은 사람이 있었다

소통이란 마음 밑바닥까지 들어가 보는 것

마음 언저리에서 겉돌다가 불통이 되고 말았다

 

문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니 문의 마음을 헤아린 적 없었다

늘 차가운 열쇠로 그에게 명령만 내렸다

문과 나와의 관계는 제로

지금 내 말을 듣지 않는 건 주인이 늘 일방적이었기 때문

 

슬금슬금 저녁이 걸어온다

어둠과 함께 문 앞에 쭈그리고 앉는다







 슬금슬금 저녁이 걸어온다 | 인스티즈


정진경, ()

 

 

 

아버지 주려고 담근 오디주

발효되기도 전에 아버지가 사라졌으므로

뚜껑을 열 수 있는 열쇠를 잃어버렸다

아버지는 오디주 병 안에 밀봉되어 버렸고

아버지와 함께 순장된 오디를 나는

죽음이라 생각했다

존재할 의미를 상실했다고 생각한 어느 날

오디주 붉은 핏줄이 술병을 타고 오르면서 살아났다

봉인된 마개를 언제 헐었는지

오디주를 먹은 아버지

온몸에 오디를 품고 저승길을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순장이 죽음이라는 인식을 뒤엎었다

 

순장하는 풍습은 죽음이 아니라

홀로 있는 시간을 배척하는 사람의 병증이다

아버지를 홀로 보내지 않으려는

내 병 증세이다







 슬금슬금 저녁이 걸어온다 | 인스티즈


이태수, 가뭄

 

 

 

길을 가다가 또 길을 잃었다

늘 걷던 길인데도 불현듯 앞이 막막해

놓아 버렸다 놓아 버린 길 저편 언덕에

자욱하게 시들고 있는 개망초꽃들, 그 꽃들을

내려다보는 낮달 희멀건 그 얼굴을 빼닮은

내 마음 한 가닥, 미끄러져 내리다

나뭇가지에 매달려 흔들린다

 

오장육부 다 드러낸 강을 굽어보는

정자의 낡은 문짝들이 흔들리고 있다

오랜 가뭄 끝에 소낙비가 쏟아지려는지

눅눅한 바람이 몰려온다

산자락 가문 밭에 물을 퍼다 나르는

농부의 구릿빛 팔뚝에 흘러내리는 구슬땀

내 등허리도 땀범벅이다

 

땀범벅이다 삼복에 길을 잃고 헤매는 날들이

그런 떠돌이 마음의 눈도 코도 입도 그렇다

늘 걷던 길인데도 자꾸만 앞이 막막해

놓았던 길을 붙잡으려 하면 할수록 멀리

물러나 버린다 비를 부르던 바람도 잦아들고

떠돌던 내 마음 한 가닥

나뭇가지에 매달려 마냥 흔들리고 있다







 슬금슬금 저녁이 걸어온다 | 인스티즈


신덕룡, 꽃으로 눈을 가린들

 

 

 

꽃그늘 아래 누드 화보라도 찍듯

광어 한 마리

홀라당 벌거벗고 무 채반 위에 누웠다

햇볕과 바람과 야합하는 건 아니지만

아무렇지 않다고

더 가리고 숨길 게 뭐가 있겠냐고

 

부끄러움도 혁명이라는데

 

꽃으로 눈을 가린들

무슨 소용이 있겠냐는 듯, 누웠다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윤산하, 7월 솔로 팬콘 'JUST, NO REASON' 개최
3:39 l 조회 144
아빠 덕질하는것 같은 가수 근황.jpg2
3:36 l 조회 698
간단한 손가락 마술들
3:08 l 조회 860
연어회 비빔밥
3:04 l 조회 2242
알고보니 줄임말인 단어들
3:03 l 조회 1465
겁나는 번개
3:00 l 조회 305
멜로디가 1세대 느낌난다는 반응많은 여돌.jpg
2:47 l 조회 459
요즘 아이돌 연습생이 배우는 것들3
2:32 l 조회 6458
나 혼자 산다 김신영 의외의 취미23
2:31 l 조회 9369 l 추천 3
결혼에 대한 요즘 3040 여자들의 생각5
2:29 l 조회 3184
수익률 8300%인 주식의 신
2:28 l 조회 4993
돼지 한 마리에서 단 600g만 나오는 최고급 특수부위
2:27 l 조회 2195
잘생긴 남자의 인생
2:20 l 조회 1331
일본인이 한국 와서 놀랐던 음식1
2:18 l 조회 3672
스무살 되고 커피의 세계 입문한 남돌.jpg
2:17 l 조회 1430
생산직 하면서 본 최악의 신입
2:17 l 조회 2542
처음 써보면 신세계를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들
2:16 l 조회 1548 l 추천 1
외국인들이 한국 와서 잘 속는다는 제품
2:14 l 조회 1009
이승윤을 실제로 만난 어머님들 반응1
2:14 l 조회 540
바닥에 벚꽃이 통째로 떨어지는 이유.gif2
2:13 l 조회 3378


12345678910다음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
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