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unsplash.com/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300" height="25" allowscriptaccess="always" allowfullscreen="false" allowScriptAccess='sameDomain'>장선희, 누란 제 몸 허옇게 드러내는 곳 있네떠도는 자의 헤진 옷자락 같은 물줄기그곳은 타클라마칸의 젖줄이라네퉁퉁 분 젖줄을 거슬러 은고기 찾던 사내들솟대로 솟은 소하묘 나무, 그 속을바람은 거룻배처럼 드나들었네소금 기둥에 매여 있던 누란 미녀배 형상 관 속에 누워 사천 년을 건너왔네바람의 뼈 같은 희미한 목소리초원 가득 돋아있네모래바람으로 떠돌던 사내들이 머물다 간 로프노르한번은 여자를 살고또 한 번은 남자를 살기 위해돌아와야 하는 땅오아시스가 있었다던 그곳목마름은 수천 년 물을 마셔도 달랠 수 없는 걸까이정표 없이 걸어온 맨발이 목젖을 드러내는 누란길 잃는 것은 죽음과 같아서사랑은 모래바람으로 돌아와 쌓이는데한번 들어가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땅머리에 꽂힌 해오라기 깃털 멀리 던지고나, 헛구역질하듯 소금호수에 들어서네 이재무, 경쾌한 유랑 새벽 공원 산책길에서 참새 무리를 만나다저들은 떼 지어 다니면서 대오 짓지 않고따로 놀며 생업에 분주하다스타카토 놀이 속에 노동이 있다저, 경쾌한 유랑의 족속들은농업 부족의 일원으로 살았던텃새 시절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가는 발목 튀는 공처럼 맨땅 뛰어다니며금세 휘발되는 음표 통통통 마구 찍어대는저 가볍고 날렵한 동작들은잠 다 빠져나가지 못한 부은 몸을순간 들것이 되어 가볍게 들어 올린다수다의 꽃피우며 검은 부리로 쉴 새 없이일용할 양식 쪼아대는근면한 황족의 회백과 다갈색 빛깔 속에는푸른 피가 유전하고 있을 것이다새벽 공원 산책길에서 만난발랄 상쾌한 살림 어질고 환하고 눈부시다김진기, 어르신은 힘이 세다 세탁물 속에서 이천 원이 나왔다윗도리 주머니에 넣어두고 잊었던 지폐 두 장구겨졌지만 멀쩡하다 세탁기를 돌리고 나면 가끔 주머니에서뭉친 휴지나 지폐가 나온다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젖은 종이는메모지나 영수증으로 추측 될 뿐내용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지폐는 힘이 세다흔들고 쥐어짜고 두드리고거친 소용돌이를 헤쳐나오고도또렷한 일련번호, 선연한 은박 수직선어른의 수염 한 올 다치지 않는다툭툭 털고 일어서는 저 올곧은 뼈대라니 나보다 힘이 센 어른 앞에 서면왠지 무릎을 꿇고 싶다등을 구부리고 돈을 만져본다서슬이 퍼렇다 어르신 두 장 공손하게 지갑에 모신다고영민, 민물 민물이라는 말은 어디서 왔을까약간 미지근한물살이 세지 않은입이 둥근 물고기가 모여사는어탕집 평상 위에할머니 넷이 나앉아 소리 나게 웃는다어디서 오는 걸까, 저 민물의 웃음은꼬박 육칠십 년합치면 이백년을 족히 넘게이 강 여울에 살았을 법한강 건너 호두나무 숲이 바람에 일렁인다긴 지느러미의물풀처럼어탕이 끓는 동안깜박 잠이 든 세 살 딸애가자면서 웃는다오후의 볕이 기우는 사이어디를 갔다 오느냐이제 막 민물의 마음이 생기기 시작한아가미의 아이야최정란, 모두 네 덕분 내 그림자 참 완전하다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길어졌다 짧아졌다, 옅어졌다 짙어졌다사라졌다 나타났다꽃피고 햇빛 좋은 날좀 앞장서라 하여도제가 나설 자리 아니라며뒤로 한 걸음 물러서니겸손하기까지 하다한 마디 안 하는데도일억 오천만 년 전 제 별을 출발한 빛이참 대접 잘 받은 것 같다 칭찬한다그림자 덕분에 나도이만큼 사람 구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