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름 한번 부를 일 없는 올 한해가 지나갔다

이름

특별하지 않은 이름 하나 없겠지만
내게는 남들보다
조금 더 특별한 이름, 수야
네 이름 한번 부를 일 없는
올 한해가 지나갔다

네가 없는 봄은
조금 덜 화사하고
네가 없는 여름은
무채색에 가까웠으며
네가 없는 가을은
유난히 쓸쓸했어
그러고도 남은 계절, 겨울에는
너의 부재가 찬바람보다도 시려
하루하루가 그저 너무 길게만 느껴지더라

내게 특별한 네가 없어
보잘것없는 한 해를 보냈지만
그럼에도
너를 모르던 수많은 나날보다
너를 만나, 너를 알고
너를 떠올리며 행복해했던
짧은 나날들이
내게는 더 소중한 날들이었다 말할게

끝없는 추억을 내게 남겨준 너에게 감사해
지울 수 없는 이름 가진 너를 기억해
여전히 나는 너의 이름을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