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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쭈꾸쭈ll조회 2447l
이 글은 4년 전 (2019/12/31) 게시물이에요

22살에 결혼을 해서 아기를 낳았다
혼전임신 이였고 아이를 낳아서 지금은 애가 두돌이 다 되어간다

주말에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다
친구 만나는것도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애 겨울파카를 선물로 사왔는데 너무 고맙다
나랑 동갑이고 생일도 빠른데
피부도 탱글하고 뽀얗다

밥먹자고 나가는데 이 친구는 거울을 본다
근데 나는 애를 본다
엄청 작은가방에 지갑이랑 폰만 들어가면 된다고 한다
나는 아주 큰 에코백에 기저귀세개 여벌옷하나 장난감하나 과자하나 애기먹을거 챙기고 애를 안았다
허리가 너무 아프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친구가 자기가 안아주겠다고 했는데
애가 친구한테 안기니 운다
팔을 나에게로 뻗는다 결국 내가 애를 안고 가방을 좀 맡겼다

친구가 고기가 먹고싶다한다
숯불갈비 어떻냐고 묻는데
생각만해도 군침돈다 근데 아직 애 데리고 가기에는 위험하고 연기도 애한테 안좋아서 그냥 간단하게 먹자고 했다
피자를 먹으러 갔다
친구는 어디가 가장 전망좋은지 좋은자리를 찾는데
나는 애기의자를 찾는다

피자가 나왔다
친구가 핫소스를 팍팍 뿌려서 먹는다
나도 피자를 들고 치즈 쭉 늘리며 먹고싶은데
스테이크처럼 썰어서 포크로 넣어야한다
난 애를 봐야해서 그렇게 먹을수가 없다

친구가 회사생활을 털어놓는다
상사가 어쩌고 싸가지가 없다 힘들다
부럽다 저렇게 회사생활을 하는게
나는 나이가 많은것도 아니고 범죄전과가 있지도 않다
근데 애기가 있다하니 회사에서 안받아주더라

피자를 콧구멍으로 먹는지 똥구멍으로 먹는지 귓구멍으로 먹는지 모르겠다
피자먹는 그 시간에만 딱 삼십분만 자줬으면 좋겠다
컵을 던지려고 해서 혼냈더니 운다
괴상한 소리를 지르며 아무거나 다 집으려고 한다
주변사람 눈치가 보이고 알바생들도 수근수근 거린다
미안해 이거 우리 싸가서 공원가서 먹자... 하고 나왔다


공원에 갔다
햇빛이 장난아닌데 친구는 얼굴이 탈까봐 썬크림을 안바르고 왔다고 걱정하는데
나는 애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걱정을 한다


친구가 슬러쉬를 두개 사왔다
앉아서 좀 먹으려고 한다
근데 갑자기찡찡댄다 일어서서 달래니 그치다 앉으니 또 운다
잠투정이다
아까 피자집에서 좀 잤으면 어디가 덧나니...

공원에서 애를 안고 재웠다
팔이 부러질거 같은데 어디 눕힐 공간도 없고 자칫하다간 또 깨서 운다
그냥 팔아파도 참았다
친구랑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이 친구는 자기 진로에 관련된 얘기다
자기가 뭘하고 싶고 뭘 배우고 싶고...

나는 애 미래에 관한 얘기를 한다
애가 없어서 그런가 말해줘도 잘 모르는거 같다
신랑욕 시댁욕을 하니 맞장구를 잘 쳐준다

헤어질때가 다 되었는데
친구가 살게 있다고 마트에 간다고 같이 가자고 한다
나도 필요한게 있어서 따라갔다

역시 자기물건을 산다
나는 애물건 사기에 바쁘다

지나가다 이 가방 어떻냐고 물어보는데
진짜 예쁘다 나도 사고싶다
가격물어보니 7만원이라고 한다
7만원이면 애기내복이 7개다
친구가 내 눈치를 보더니 별로라고 내려둔다


신랑이 전화온다 언제오냐고...
친구는 신랑한테 애 맡기고 어디 노래방이라도 가자고 하는데
진짜 가고싶다
근데 갈수가 없다

집앞까지 바래다 주는 친구가
손을 흔들어주며 @@아 조심히 가~ 라고 했다
나는 00엄마가 아닌 @@@인데
애낳고 그 이름이 없어졌다
친정부모랑 신랑 제외한 남들은 전부다 날 00엄마라고 하더라


집에와서 밥차리고 애 밥먹이며 또 전쟁이다
설거지하고 애씻기고 청소하고
그 사이 또 애는 장난감으로 어지럽혔다
장난감을 치우는데 친구가 생각난다

오직 자기를 위해 사는 친구
나랑 나이도 똑같은데 특별히 집이 잘난것도 아닌데
별거아니게 사는데 너무 부럽다

그냥 나왔다 정말 소리내서 울고싶고 어디론가 가고싶다
근데 갈곳이 없다
그 친구랑 단 하루만 영혼을 바꾸고 싶다
근데 나는 내일도 내일모레도 00엄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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