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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바람에 대한 제목+내용 검색 결과
박 태환ll조회 5108l 6
이 글은 11년 전 (2012/9/02) 게시물이에요

[9월 4일 일요일. < 최종병기 활 > 은 개봉 26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 8월 744만 명을 끌어모으며 2011년 흥행 1위를 차지한 < 써니 > 의 박스오피스 성적을 금세 따라잡을 기세다.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출현이란 칭송과 < 아포칼립토 > 모방설이 동시에 휘몰아치는 상황. 폭풍의 중심에 놓인 김한민 감독을 다시 만났다.]

●장르적 관습을 놓고 표절이라니?

-인터뷰 전 < 최종병기 활 > 관객 500만 명 돌파 기념 게릴라 시사회에 다녀왔다고. 흥행의 열기를 체감했나?

'최종병기 활' 김한민 감독, “내 영화가 표절이라고?” | 인스티즈

개봉 초반에도 관객과의 대화 자리를 가졌다. 그때는 그저 감개무량하고 벅찼는데, 이번에는 여유를 갖고 즐겼다. 관객들의 질문에도 더 솔직하게 답변했다.

-뭘 더 솔직하게 답했나?

< 최종병기 활 > 에 대한 더 깊고 진솔한 이야기들. 가령 "이 영화 잘될 줄 알았나요?"라고 물으면 "네"라고 답했다.(웃음) 왜냐하면 잘돼야만 했으니까. 한국 영화계는 드라마와 리얼리티 전통이 강하다. 그런 상황에서 < 최종병기 활 > 은 심플한 이야기 구조와 풍부한 영화적 표현을 시도한다. 나는 그것을 '영화적인 영화'라고 보는데, 장르적인 미덕과 함께 정서적인 울림을 주는 메시지를 가진 영화다. 한국에도 영화적인 영화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사보다 액션에 강한 비중을 둔 것도 그 때문인가?

(이성적인) 확신보다 직감과 본능이 강하게 작용했다. 서사를 강화하자는 내부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 최종병기 활 > 에 이미 강한 드라마가 충족돼 있다고 봤다. 오히려 관객에게 얼마나 더 크고 디테일한 재미들을 줄 수 있느냐의 게임이라고 판단했다. 애초 '활'이라는 아이콘에 맞춰 날선 액션으로 풀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거든.

-제작사나 투자·배급사는 어떻게 설득했나?

끊임없이 교감했던 게 주효했다. 투자사 디씨지플러스와 기획 초반부터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며 쌓인 신뢰가 있었다. 거기에 활이라는 아이템의 신선함을 높이 평가받았다. 액션을 어떻게 보여줄지에 대해서는 내내 의구심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제작에 돌입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고민하다가 어느 순간 결단을 내린 거다. 결과적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 뿌듯하다.(웃음)

- < 최종병기 활 > 을 연출하며 '실험'을 감행한 부분도 있나? 그 결과는 어떤가?

실험은 전혀 없었다. 기본에 충실하고, 활 자체의 속성을 닮은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활은 정적인 서스펜스를 갖고 있지만, 타깃을 정하고 과감하게 활시위를 놓으면 순식간에 화살이 날아간다. 활 쏘는 사람들 사이에는 불변의 속언이 있다. '쏘고 난 화살에 미련을 두지 말라.' 마찬가지다. 리듬을 갖고 스피드와 박진감이 넘치도록 영화를 만들었다. 그 다음은 지켜보는 일뿐이다. 영화는 이미 내 손을 떠났으니까.

-그래도 묵과하기 힘든 상황이다. < 최종병기 활 > 과 < 아포칼립토 > (2006)의 유사성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크게 염두에 두지 않는다. 장르 영화에는 관습적인 틀과 시퀀스, 아이콘이 존재한다. 벗어날 수 없는 지점들을 놓고 '모방설'이 도는 것을 보면, 한국 관객들이 한국 영화에 더 엄격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따지고 보면 < 아포칼립토 > 는 < 라스트 모히칸 > (1992)의 판박이다. < 10,000 BC > (2008)는 < 아포칼립토 > 와 거의 흡사하다. 그거야말로 표절 아닌가?

- < 최종병기 활 > 의 호랑이가 < 아포칼립토 > 의 재규어와 비슷하다는 비판도 제법 거센데?

백두산 자락에서 거사가 벌어지는데, 한민족의 영물인 호랑이가 안 나오는 게 말이 되나? 닮아 보일 수 있다는 염려 때문에 백두산 호랑이를 포기한다면, 그게 더 자존심 없는 행동이다. 물론 추격 시퀀스는 기존 액션 영화와 비슷할 수 있다. 장르적 공식이다. 남이(박해일)가 소중한 여인을 가운데 두고 쥬신타(류승룡)와 활 싸움을 벌이는 장면도, 서부극에서 두 총잡이가 대결하는 구도의 장르적 변용이다. 쥬신타 무리가 절벽을 건너뛰는 장면은 모방도 표절도 아닌 진화다. 보통은 절벽에서 폭포수를 따라 몸을 던지잖나. 오히려 이런 지점들은 다시 평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 아포칼립토 > 는 국내에서 크게 흥행하지 못했다. 많은 논객들이 최근 이 영화를 접한 경로가 CJ E & M 계열의 케이블 채널이다. 항간에는 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작에 대한 CJ E & M의 소극적인 방어라는 음모론도 있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지만.

진짜 그럴 수도 있겠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케이블 채널 없나? < 라스트 모히칸 > 을 틀어서 < 아포칼립토 > 의 실체를 알려줘야지.(웃음)

●이제 대중 상업 영화의 방향이 보인다

'최종병기 활' 김한민 감독, “내 영화가 표절이라고?” | 인스티즈

활은 정적인 서스펜스를 갖고 있다가 타깃을 정하고 과감하게 활시위를 놓으면 순식간에 화살이 날아간다. 활 쏘는 사람들 사이에는 불변의 속언이 있다. '쏘고 난 화살에 미련을 두지 말라.' 마찬가지다. 리듬을 갖고 스피드와 박진감이 넘치도록 영화를 만들었다.

-역사적인 사실을 설명하는 자막이 거슬린다거나 등장인물들의 어투가 너무 비장하다는 의견도 자주 언급된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을 좋아하는데, 대사를 정말 과감하게 쓴다. < 7인의 사무라이 > (1954) 마지막에 주인공 사무라이가 농부들을 바라보며 말한다. "진정한 승자는 저 농부들이야." 뭐랄까, 영화 주제가 아주 직설적으로 드러나잖나.

-갑자기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라던 남이의 대사가 떠오른다.

최근 양궁인 시사회를 했는데, 다들 그 대사를 좋아했다. 양궁 코치를 30년 한 분이 "야, 저 말은 정말 화살을 쏴본 사람만 안다"고 했다. 그 대사를 듣는 순간 이 영화가 '진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시나리오 작업을 하며 < 한국의 활쏘기 > 라는 책을 읽었는데, 비슷한 문구가 강하게 각인됐다. 어쩌면 영화 속에서 굉장히 큰 울림을 주는 대사가 될 수도 있겠다. 현학적이거나 거창하게 들리지 않을까 싶어서 고민되긴 했다. 의외로 많은 관객이 명대사로 꼽아줘서 다행이다.(웃음)

-요즘 젊은 관객들은 너무 진지하면 거부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 최종병기 활 > 의 대사들이 '먹힌' 이유는 뭘까?

내가 거울을 보면서 "김한민, 사랑해" 이러면, 진짜 닭살 돋겠지?(웃음) 근데 그게 정말 자기 자신한테는 큰 힘이 된다. 지금 젊은 세대는 '자기 기도'에 익숙하지 않다. 그 낯섦이 거리감을 낳는다고 할까. 다행히 < 최종병기 활 > 은 사극이고, 진지한 이야기를 정공법으로 던지고 싶었다. 좀 주저했지만 의지적으로 밀어붙였다.
< 극락도 살인사건 > (2007)과 < 핸드폰 > (2009)까지 세 편의 연출작을 통틀어 가장 큰 흥행을 거뒀다. 당신에게

-'500만 관객'은 어떤 의미인가?

우선 이정표로서 의미가 크다. 한국에서 대중 상업 영화가 성공하려면 장르적인 동시에 한국적이어야 한다. 충무로가 오랫동안 고민해 온 화두다. 캐릭터든 정서든 우리 관객이 교감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 최종병기 활 > 은 어떤 성취를 이뤘다고 감히 생각한다. 관객이 반응한 지점들을 더 확신을 갖고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영화는 도박'이라는 속설에서 벗어날 수도 있을까?

지금까지 영화판이 상당히 막연했다면, 이제 나름의 지표가 생겼다. 공감을 얻은 코드들을 얼마나 발전시키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다. < 최종병기 활 > 이 감독 개인의 기지를 무기 삼은 기존 흥행작들보다 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명확히 계산된 대중 상업 영화가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다.

-추석 시즌이 지나면 800만 관객 달성도 가능할까?

다들 생각이 비슷하니까.(웃음) VIP 시사회가 끝나고 동료, 후배 감독들이 "당장 가서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고 하더라. 나는 그 얘길 ( < 최종병기 활 > 로 인해) '어떤 방향을 봤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그런 이유로 < 최종병기 활 > 이 더 오래 살아남아서 더 많은 관객과 교감하길 바란다.

-흥행 여세를 몰아 구상해 온 < 활 > 3부작을 이참에 완성하는 건 어떤가?

생각해 봐야지.(웃음) < 활 제로(Zero) > 는 만주족 장수 쥬신타와 그의 아버지가 청 태조 누르하치를 도와 청나라를 건국하는 내용으로 간다면, < 활 2 > 는 '화냥녀'로 돌아와 온갖 오해와 멸시를 받는 자인, 혹은 그의 남편 서군의 복수극이 될지 모르겠다. 오리지널 캐스팅을 고수할지는 아직 모르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

- < 활 > 3부작을 포함하는 역사 프로젝트 3부작도 있다.

고대하고 있는 과업이다. < 최종병기 활 > 이 활처럼 꺾일 듯 부러지지 않는 조선 사나이를 통해 우리 민족의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줬다면, 일제 강점기가 배경인 두 번째 작품은 도쿄 한복판에서 딱 죽일 사람만 죽인 독립투사들의 고귀한 정신을 그린 블랙 코미디다. "대한 독립 만세"를 부르짖은 다음 결코 도망치지 않은 영웅적인 행동이 역사책에 으레 나오는 패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잖나. 그 패턴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역설하고 싶다. 마지막 작품은 임진왜란 시기를 담는다. 해전이 등장하는 만큼, < 최종병기 활 > 업그레이드 버전의 전투 장면이 등장한다. 구체화하진 않았지만 영화가 아닌 다른 형태가 될 수도 있다.

-역사적인 정황을 설명하는 자막이 빠질 수 없겠다.(웃음)

일제 강점기 프로젝트에는 더 직설적인 자막이 나올 거다. '자고로, 강한 세력에 약한 나라가 당했을 때 그 나라의 민족이 취할 수 있는 태도는 두 가지다. 하나는 굴종이고, 하나는 저항인데…' 하면서 쫘악!

-가장 임박한 차기작은 뭔가?

역사 프로젝트와 별도의 영화다. 문이당 출판사에서 나온 < 충신 > 이라는 소설이 원작이다. 사도세자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인데, 원작자가 벨기에 사람이다.

-이러다가는 향후 10년간 사극 연출만 하겠다.

가장 좋아하는 말이 '홍익인간'이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웃음) 우리 민족은 전투 후 적군 사망 병사를 위해서도 천도재를 치러줄 만큼 고결했다. 무차별 테러가 난무하는 이 시대에 그런 정신을 던져 파문을 일으키고 싶다. 그럴 수만 있다면, 사극 전문 감독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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