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pt/6561402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정보·기타 유머·감동 이슈·소식 고르기·테스트 팁·추천 할인·특가 뮤직(국내)
이슈 오싹공포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309 출처
이 글은 6년 전 (2020/1/14) 게시물이에요

https://unsplash.com/

style=", 바탕, serif;">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300" height="25" allowscriptaccess="always" allowfullscreen="false" allowScriptAccess='sameDomain'>



 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한다 | 인스티즈


황희순, 숨바꼭질

 

 

 

커튼 사이로 칼날 같은 햇살이 들어온다

세상과 통하는 길이 저랬다, 좁은 그 길을 여닫으며

칼날 같은 말과 눈빛만 오래 주고받았다

꼭꼭 커튼을 여미지만 여민 틈새로

더욱더 예리한 빛이 스며든다

칼이 들어와도 다시는 커튼을 열지 않을 거야

살을 파고드는 빛은

들숨과 날숨으로 천천히 삭이면 돼

낮은 천장에 닿은 숨 절절 녹아내리는, 여기는

아늑한 무덤

아들아, 어미의 실종을 말하지 마라

영원히 종적을 감추고 싶지만, 꼬리가 너무 길어

비어지려는 징그러운 이 긴 꼬리를

손에 둘둘 말아 쥐고, 잠시

칼날을 피해 숨어있을 뿐이니, 아들아

어미의 무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마라







 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한다 | 인스티즈


조은, 꽃과 꽃 사이

 

 

 

꽃이 아름다운 것은

꽃과 꽃 사이에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도드라지게 아름다운 꽃들은

그 거리가 한결 절묘하다

 

꽃과 꽃 사이 꿀벌이 난다

안개가 피어오른다

낙타의 그림자가 지나간다

바람이 살얼음을 걷으며 분다

 

향기가 어둠의 계단을

반짝이며 뛰어 오르내린다

 

봉긋해지는 열매들은

서로의 거리를

앙큼하게 좁힌다







 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한다 | 인스티즈


정현종, 그 사이에

 

 

 

순간에서 순간으로 넘어가는

그 사이에

협곡이 있고

산맥이 있다

이 순간에서

저 순간으로

넘어가는

그 사이에

그림자들,

무거워, 한숨과도 같고

가벼워, 웃음과도 같은

그림자들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우는

그림자들







 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한다 | 인스티즈


장영숙, 초대

 

 

 

먼 산처럼 무심하던 그가

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한다

백 년 된 아름드리 벚나무에

꽃이 피었다고, 황홀하다고

섬진강 숭어처럼

내 가슴을 뛰게 한다

살다 보니 이렇게

신의 음성을 듣게 되는 날도 오는구나

한 백 년쯤 더 기다려야 올 것 같은

경이로운 시간들이

그와 나 사이에도 이렇게 오는구나

순고 앞 정류장에서 64번 버스를 타고

나는 그가 부임해온 상사 초등학교를 찾아간다

이사 천을 끼고 굽이굽이 아름다운 상사길

찻집 연우당을 지나 작은 면사무소를 지나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보게 꽃 잔치가 열린 그곳

그 곳에 그가 있다

30년 먼 산보니 같던 그가

잘 익은 나무향기를 내며

나를 기다리고 있다







 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한다 | 인스티즈


박영희, 단 하루라도 좋으니

 

 

 

단 하루라도 좋으니

형광등 끄고 잠들어봤으면

누군가와 밤이 새도록 이야기 한 번 나눠봤으면

철창에 조각난 달이 아닌 온달 한 번 보았으면

단 하루라도 좋으니

따뜻한 방에서 한숨 푹 자봤으면

탄불 지핀 아랫목에서 삼십 분만 누워봤으면

욕탕에 들어가 언 몸 한 번 담가봤으면

단 하루라도 좋으니

흠뻑 비에 젖어봤으면

밤길 한 번 거닐어봤으면

단 하루라도 좋으니

잠에서 깨어난 아침 누군가 곁에 있어주었으면

그리운 이의 얼굴 한 번 어루만질 수 있었으면

마루방 구석에서 기어 나오는 벌레들 그만 죽였으면

단 하루라도 좋으니

딸에게 전화 한 번 걸어봤으면

검열 거치지 않은 편지 한 번 써봤으면

접견 온 친구와 한 시간만 이야기 나눠봤으면

단 하루라도 좋으니

단 하루라도 좋으니

내 방문 내 손으로 열 수 있었으면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우유팩 디자인으로 상받은 작품
5:54 l 조회 2356
딸(만 9세)이 남기고 간 쪽지
5:40 l 조회 1742
화장실 주의 안내문의 특이한 동작
5:14 l 조회 782
쿠팡 별점을 1점 준 이유
5:04 l 조회 862
우리나라 사람들 너무 과격
5:01 l 조회 217
비흡연자 친구가 따라 나왔다1
4:55 l 조회 1288
수업시간 몰래 밥 먹는 방법
4:52 l 조회 112
불교 굿즈
4:43 l 조회 763
알콜중독자가 강아지를 키워야 하는 이유.JPG2
4:41 l 조회 1503 l 추천 1
무인카페 방문한 70대
4:40 l 조회 535
택배아저씨의 다급한 문자
4:32 l 조회 326
직장인의 어휘력
4:30 l 조회 300
잘생긴 남자의 인생
4:29 l 조회 630
고백공격 성공
4:28 l 조회 452
선생님들이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가지 않는 이유.jpg
4:25 l 조회 4594 l 추천 1
엄마가 무명 배우인줄 알았던 딸1
4:23 l 조회 10326
삼겹살 맛이 나는 미국 소고기
4:22 l 조회 982
비오는 날 술취한 사람와서 창문에 박음
4:16 l 조회 424
국수의 효능 아시나요?.jpg
4:15 l 조회 355
아기 옷 버리지 마세요.jpg
4:14 l 조회 578


12345678910다음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
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