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2019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아델 아에넬과 노에미 메랑 주연의 셀린 시아마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한 바닷가 외딴섬 저택에서 펼쳐지는 두 여인의 사랑을 그린 멜로 드라마입니다. 화가인 마리안느란 인물은 원치않는 결혼을 앞둔 귀족의 딸 엘로이즈의 결혼 초상화 의뢰를 받습니다. 하지만 엘로이즈가 모르게 초상화를 완성시켜야 하는 그녀는 두 사람 간의 묘한 기류를 느끼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2. 이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드리자면, 120분간 몇몇 장면들을 제외하면 정말 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그 정적인 고요함속에 들려오는 파도소리와 보통이라면 들리지 않을 사소한 소리들까지 크게 들려 개인적으로 청각을 자극시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한 인물간의 연출도 되게 뛰어나다고 생각이 드는 점은 두 인물간이 맞대어 서로를 응시하는 장면들마다 인물의 표정과 손짓 연기가 아름다우면서 굉장히 섬세합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마리안느가 붓으로 초상화를 그리는 작업을 하는 장면들이 나올때마다 되게 감각적이며 살아있는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3. 저는 이 영화를 보는동안 가장 중요하게 바라본것이 무엇인가 하면, 마리안느와 엘로이즈, 한 사람을 더하면 소피까지 이 세 인물의 계급은 사실상 따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귀족 집안의 엘로이즈, 평범한 화가 마리안느, 저택 하녀인 소피, 세 인물 모두 각자 다른 위치에서 살아가고 있죠. 그러는 와중에 엘로이즈의 어머니가 밀라노로 떠나있는 약 5일동안 이들은 계급 따위를 초월해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를 도와주고 사랑과 우정을 나누게 됩니다. 특히 꽤 유머스러우면서도 책상을 탁탁 치는 소리가 귀에 자극시키는 세 사람의 카드 게임을 하는 장면이 보면서 미소짓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그들의 행복했던 순간들은 지나가고 그것은 이들에게 잊지 못할 순간이며 평생 기억으로 남게 되겠죠. 덧붙여서 이 작품은 신화적인 모티브를 끌여들여 굉장히 흥미로우면서도 후반부에 극적인 방식으로 연출시키면서 굉장히 감정적으로 다가왔습니다.
4. 이 영화를 보면서 저는 박찬욱 감독 작품인 [아가씨]가 연상되기도 했습니다.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정해져있는 삶을 살아가야될 운명인 히데코가 하녀로 들어온 숙희를 만나게 되면서 성별과 계급을 초월한 사랑을 한다는 비슷한 측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작품과 차이가 있다면 히데코와 숙희는 온갖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의지하면서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마리안느와 엘로이즈는 그렇지 않죠. 그래서 저는 이들간의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바로 둘의 사랑을 이루지만 짧았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는 것. 이라고 저는 생각이 듭니다.
5. 전체적으로 영화의 매 장면들마다 고요함속에 진행되면서도 감정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제 기억상 단 두번정도 이 영화에서 음악이 나올때가 가장 몰입도 높고 감정을 자극시킵니다. 특히 마지막 엔딩 때 엘로이즈의 얼굴을 클로즈업하여 약 1분동안 보여주는 장면은 제가 생각하는 가장 최고의 명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표정만으로 그녀의 깊은 마음속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6. 기타 후기
영화 외적인 이야기를 몇가지 드리자면,
예술 영화인데다가 평일인데도 불구하고(물론 방학 시즌이기도 하지만) 관람객들이 거의 꽉 찬 상태에서 보는데 좀 놀랐었습니다. 보통 제가 자주 방문하는 아트 상영관에서 관람할때 관람객이 많이 없었는데 거의 꽉 차길래 타여초 흥행이 굉장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의 관람 등급이 15세 이상 관람가인데, 영화를 관람하는데 생각치 못한 성적인 장면들이 많이 등장해 좀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부부나 커플끼리 보러온 관람객들도 많았었는데 보통 청불 관람 등급 영화보다 성적인 장면을 자세히 묘사하기도 해서 조금 당황했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앞서 계속 이야기 했었지만 영화 분위기가 대부분 정적이고 재미로 볼 작품은 아니라서 몇몇 관객들은 중간에 빠져 나가기도 하고 코골면서 조시는 분들도 있어 신경 안쓰고 영화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던 힘든 상황도 있었습니다.
추천도 4.5/5
스토리 5/5
연출력 5/5
배우 연기 5/5
OST 4.5/5
부족한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