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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531 출처
이 글은 5년 전 (2020/1/28)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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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섭, 한계령

 

 

 

사랑하자 하였지만

나 이쯤에서 사랑을 두고 가네

길은 만신창이

지난 폭우에

그 붉던 단풍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집도 절도 없이

애오라지 헐떡이는 길만이 고개를 넘네

사랑하라 하였지만

그 사랑을

여기에 두고 가네

집도 절도 없으니

나도 당신도 여기에 없고

 

애간장이 눌러 붙은 길만이

헐떡이며, 헐떡이며

한계령을 넘네








최정란, 근황

 

 

 

한 사람을 즐겁게 하는 일은 불가능했으나

모든 사람을 화나게 하는 일은 쉬웠다








전건호, 은하철도 999

 

 

 

정오뉴스 앵커에는 범천행 철로가

폭풍우에 끊겨버린 현장을 중계한다

정거장에는 백만 년 전과

십만 년 후의 사람들로 북적이고

폼페이 신라 잉카로 떠나는 기차마다

블랙홀로 사라져버린

지구별에서 탈출한 난민들이 쏟아진다

 

윤회를 거듭할 때마다

대물림처럼 도지는 역마살에 불쑥 떠나온 여행길

차갑게 얼어붙은 은하

네비게이션은 경로를 수정하며

내가 살았던 별을 조명한다

 

쉬파리처럼 별과 별을 건너뛰며 궤도를 탐색하지만

직항로 끊겨버린 지 오래

등불을 켜고 한없이 기다릴 얼굴들 별빛에 사무친다

 

지친 몸으로 인파를 헤치다

흠칫 벼락을 맞은 듯 얼어 붙는다

천년 전의 나와 천년 후의 내가

멱살을 잡고 싸우는 게 아닌가

푸른 별에서 살 섞던 여인

발 구르며 뜯어말려도

막무가내로 진흙탕 속을 뒹군다

 

굉음 울리는 기차들

하나 둘 어두운 유계로 멀어져간다








김왕노,

 

 

 

우황 든 소는 캄캄한 밤

하얗게 지새며 우엉우엉 운다

이 세상을 아픈 생으로 살아

어둠조차 가눌 힘이 없는 밤

그 울음소리의 소 곁으로 다가가

우황주머니처럼 매달리어 있는 아버지

죽음에게 들킬 것 훤히 알고도

골수까지 사무친 막 부림 당한 삶

되새김질하며 우엉우엉 우는 소

저처럼 절벽울음 우는 사람 있다

우황 들게 가슴 치는 사람 있다

코뚜레 꿰고 멍에 씌워 채찍 들고서

막무가내 뜻을 이루려는 자가 많을수록

우황덩어리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 많다

우황주머니 가슴에 없는 사람

우엉우엉 우는 소리 귀담지 못한다

이 세상 소리 내어 우엉우엉 울지 못한다








백무산, 빈집

 

 

 

빈집을 보면 사람들이 수군거리지

사람 떠난 집은 금방 허물어지거든

멀쩡하다가도 비워두면 곧 기울어지지

그건 말이야 사람이 독해서야

 

벽과 기둥을 파먹는 것들

돌을 갉아먹는 이빨 날카로운 시간들

사람 사는 걸 보면 질려 달아나지

삶이 독해서야 그건

 

그랬지 내가 허물어지던 때마다

내게서 사람들이 빠져나간 뒤였지 그땐

나를 구원하러 온 것마저 나를 허물었지

타인의 욕망이 나를 버티게 하는 나의 욕망에 대해 무지했었지

 

사람이 빠져나가고 이념만 남은 마을을 본 적이 있지

사람이 빠져나가고 풍요만 남은 마을을 본 적이 있지

사람이 빠져나가고 이상만 남은 마을을 본 적이 있지

 

삶의 하찮은 몸짓들 하찮은 욕망들 하찮은 구원들

그 비루하고 모진 기득권들이 빠져나가면 곧 허물어지지

 

나는 집을 떠나려고만 했지

수십 년째 집을 떠나려고만 했지

굼벵이처럼 비루한 것이 싫어서 그랬고

슬퍼서 그렇게 하지 못했지

사람의 모진 것들이 자꾸 슬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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