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예정 400명 중 387명·97.5% 격리 반대
공동화장실 사용하는 기숙사 격리해도 문제
(인천=뉴스1) 강남주 기자 = 인하대 중국인 유학생 대부분이 기숙사 격리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위험성을 차단하기 위한 최선책으로 거론되던 기숙사 격리가 사실상 힘들어지면서 인하대에 비상이 걸렸다.
21일 인하대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하대 중국인 유학생 중 겨울방학을 이용해 중국 현지에 머물고 있는 인원은 약 400명이다.
이들은 24일부터 순차적으로 입국할 것으로 보인다. 3월16일 개강일 전 14일간 격리해야 하기 때문에 3월2일까지는 입국을 완료해야 한다.
시는 이들을 학교 기숙사에 격리시키고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국 학생들을 외부 숙박시설에 머물게 하는 안이 최선책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인하대에는 총 2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가 있다. 5·10·13층 등 3개동인 기숙사에는 평소 200여명의 중국인 유학생을 제외하면 대부분 한국 학생들이 생활한다.
2~4인이 1실을 사용하기 때문에 입국 예정인 중국인 유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해선 기숙사 3개동을 전부 비워야 한다는 계산이다.
인하대는 그러나 이 방안에는 여러 가지 물리적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중국인 유학생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대학 측이 입국 예정 중국인 유학생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400명 중 단 13명을 뺀 387명(97.5%)이 ‘기숙사 격리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 이유는 ‘환자 취급 받는 것이 싫다’가 가장 많았고 ‘반려동물 때문’이라는 등 여러 의견이 나왔다.
이 때문에 사실상 중국인 유학생의 기숙사 격리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코로나19 확진자 또는 의심환자가 아닌 이상 강제로 격리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시설 구조상 감염병 전파 차단이 힘든 것도 기숙사 격리가 어려운 점이다.
3개동 중 가장 규모가 작은 3생활관(46실)을 빼고 나머지 2개동은 개별 화장실·세면실이 없다. 각 층에 마련된 공동화장실·세면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감염병 전파에 취약한 구조다.
결국 인하대는 개별숙소 자가격리 등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하는 입장이지만 아직 뾰족한 수가 없어 고심하고 있다.
인하대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실한 방안을 찾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루빨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먼저 입국해 개별숙소에서 격리 생활을 하던 중국인 유학생 100여명은 이상증상이 없어 격리 해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