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작가님 인스타
View this post on Instagram 앞선 글을 쓴 건 어느 청년으로부터 "우리들만 n번방 사건에 대해 규탄하는 게 지칩니다. 남성들도 함께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세요"라는 쪽지를 받고 난 이후입니다. 물론 쪽지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 사회의 어느 마지노선이 무너졌다는 생각이 들어 며칠 동안 몸이 떨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너는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는 지적을 들었습니다. 이에 대한 제 생각을 나누고 싶습니다. "그 사람들은 대답을 바라는 게 아니다, 그냥 무시해라"는 충고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 1) 논거로 가져오신 짤방은 제가 8년 전 트위터에서 토론하던 글타래의 일부가 발췌된 겁니다. '가해자가 평소 영화나 음악, 애니메이션, 게임 등 특정 문화를 즐겼다는 사실이 범죄에 방아쇠 역할을 했다는 주장'에 근거가 없다는 토론 중이었습니다. 이에 "거유 빈유 육봉 사정 점액 체위 수간 계간 망가 모성애 새엄마 친구엄마 이모친구 누나친구 티쳐 시스터에 관련된 모든 사진을 지운 뒤(후략)"라고 쓰고 "자, 이제 나중에 내가 용의자가 되었을 때 이 글이 발견되면 나는 이상성욕자 살인범이 되는 것인가"라고 썼습니다. ⠀ 당시에도 지나친 비유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 트윗만 따로 떼어 놓고 보더라도 누가 저걸 곧이 곧대로 믿겠나 생각했습니다. 또한 제 소신과 생각에 비추어 반드시 필요한 논쟁이었기에 이기기 위해선 그런 과격한 비유 또한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때는 늘 그랬던 것 같습니다. 잘못된 표현이었습니다. 사과드립니다. 앞으로도 과거의 저와 다툴 일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약속드립니다.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 2) 마녀사냥이 여성차별적이고 가부장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마녀사냥이 여성차별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의 일면을 파괴하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앞뒤 다르고 겉과 속이 다른 한국의 성문화와 연애문제를 양지에서 제대로 헤집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제게는 일종의 소명의식이었고, 1회부터 마지막회까지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마녀사냥이 부끄럽지 않고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녀사냥이 여성차별적이라고 말씀하시는 부분에 대해 저는 정말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 3) 운동의 외연을 넓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갈수록 범죄의 양상이 잔인해지고 있습니다. 증오범죄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복수심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수위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확실하게 말하자면 단지 여성에 대한 증오가 아니라, 넷상의 '젠더갈등'을 통해 여성을 대리경험한 세대가 가지는 증오범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걸 치유하지 못하면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겁니다. 확신합니다. 그냥 사이좋게 지냅시다, 따위의 결론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남녀갈등을 부추기는 남성의 말들과 여성의 말들을 지켜보며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정말 뭔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서 서로 의견이 통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대화가 필요합니다. A post shared by 허지웅 (@ozzyzzz) on Mar 25, 2020 at 4:44am PDT
앞선 글을 쓴 건 어느 청년으로부터 "우리들만 n번방 사건에 대해 규탄하는 게 지칩니다. 남성들도 함께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세요"라는 쪽지를 받고 난 이후입니다. 물론 쪽지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 사회의 어느 마지노선이 무너졌다는 생각이 들어 며칠 동안 몸이 떨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너는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는 지적을 들었습니다. 이에 대한 제 생각을 나누고 싶습니다. "그 사람들은 대답을 바라는 게 아니다, 그냥 무시해라"는 충고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 1) 논거로 가져오신 짤방은 제가 8년 전 트위터에서 토론하던 글타래의 일부가 발췌된 겁니다. '가해자가 평소 영화나 음악, 애니메이션, 게임 등 특정 문화를 즐겼다는 사실이 범죄에 방아쇠 역할을 했다는 주장'에 근거가 없다는 토론 중이었습니다. 이에 "거유 빈유 육봉 사정 점액 체위 수간 계간 망가 모성애 새엄마 친구엄마 이모친구 누나친구 티쳐 시스터에 관련된 모든 사진을 지운 뒤(후략)"라고 쓰고 "자, 이제 나중에 내가 용의자가 되었을 때 이 글이 발견되면 나는 이상성욕자 살인범이 되는 것인가"라고 썼습니다. ⠀ 당시에도 지나친 비유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 트윗만 따로 떼어 놓고 보더라도 누가 저걸 곧이 곧대로 믿겠나 생각했습니다. 또한 제 소신과 생각에 비추어 반드시 필요한 논쟁이었기에 이기기 위해선 그런 과격한 비유 또한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때는 늘 그랬던 것 같습니다. 잘못된 표현이었습니다. 사과드립니다. 앞으로도 과거의 저와 다툴 일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약속드립니다.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 2) 마녀사냥이 여성차별적이고 가부장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마녀사냥이 여성차별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의 일면을 파괴하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앞뒤 다르고 겉과 속이 다른 한국의 성문화와 연애문제를 양지에서 제대로 헤집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제게는 일종의 소명의식이었고, 1회부터 마지막회까지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마녀사냥이 부끄럽지 않고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녀사냥이 여성차별적이라고 말씀하시는 부분에 대해 저는 정말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 3) 운동의 외연을 넓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갈수록 범죄의 양상이 잔인해지고 있습니다. 증오범죄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복수심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수위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확실하게 말하자면 단지 여성에 대한 증오가 아니라, 넷상의 '젠더갈등'을 통해 여성을 대리경험한 세대가 가지는 증오범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걸 치유하지 못하면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겁니다. 확신합니다. 그냥 사이좋게 지냅시다, 따위의 결론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남녀갈등을 부추기는 남성의 말들과 여성의 말들을 지켜보며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정말 뭔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서 서로 의견이 통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대화가 필요합니다.
A post shared by 허지웅 (@ozzyzzz) on Mar 25, 2020 at 4:44am PD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