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큼이
갑자기 이런 20대초중반쯤으로
보이는 상큼이가 다가와서는
“다 쓰셨어요?”하고 물어봄.
저 사진은 유명 보디빌더인데 쟤보다
더 하얗고 벌크는 좀 작았음.
‘저 사람+쟈니즈의 상큼함 한스푼’ 탄 느낌?
헬창은 겸손이 미덕이기에
- 안겸손했다가 덤벨에 머가리
빵꾸나는 수가 있으니까 -
“네^-^”하고 기계적인 미소 한번 짓고
알콜로 열심히 기구 닦고 있으니
“원래 오전에 오시지 않아요?
몇번 뵌 것 같은데...”하는 거임.
응?
헬스장에서 다른 사람 안쳐다보고
운동에만 집중해서 빡쎄게 루틴 돌리고
집에 가기 때문에 사람 얼굴 잘 모르는데...
그리고 솔까 마스크 써서 얼굴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텐데 어떻게 기억하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음.
근데 또 그 상황에서 “저는 그쪽 본 적 없는데요?”
라고 매몰차게 얘기하기도 뭐하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점심 때 가끔씩 젊은 남자애가
있었던 게 생각이 남.
아, 얘가 걔인가 싶기도 하고
뭐 대충 대화 마무리 짓고 싶기도 해서
“아, 저도 본 것 같네요^-^” 하니까
“무슨 스포츠 하세요? 몸 좋으시네요.” 라면서
대화를 이어가려고 하는 거임ㅋㅋㅋ
헬창 아니랄까봐 몸칭찬에 경계풀고 신남ㅂㅋ
근데 이게 코로나에 안그래도 풀방이라
다들 소셜디스턴스 신경 쓰면서
서로서로 가까이 안붙으려고 하는데
걔는 그런 거 다 쌩까고 엄청 가까이 와서
안 사라지고 계속 말 거는 거임ㅋㅋㅋ
이때부터 뭔가 아차 싶었음ㅋㅋㅋㅋ
내가 운동할 때 걸리적 거려서 결혼반지를
빼놓고 하는데 이렇게 천벌을
받는구나 싶기도 하고ㅋㅋㅋㅋㅋㅋ
이게 그냥 친해지고 싶어서 말 거는 거랑
뭔가 마음 있어서 말 거는 거랑
대화내용도 다르고 뉘앙스도 좀 다르잖음?
그리고 사실 헬스장은 아니었지만
다른 장소들에서 좀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에
촉(?) 같은 게 발동함ㅋㅋㅋㅋㅋ
결정적으로 느낀 게 얘가 대화하면서
시선이 계속 내 가슴이랑 팔뚝으로 감.
탱크탑을 입고 있었는데...
- 그래서 요즘은 윗사진처럼 동네공원 배회하는
비둘기 컨셉으로 수수하고 입고 다니는 중ㅠ -
원래 헬스장에서 아무리 친해져도
그런 눈빛은 서로 덤벨에 머리 빵꾸
뚫리지 않으려고 알아서 피하는데...
ㅋㅋㅋㅋ아니 한국에서는 안그랬는데
일본 오고 진짜ㅋㅋㅋㅋ주말에는 꼭 아들들이나
아내가 옆에 있으니까 이런 일 없는데...ㅠ
한국에서는 중3 이후로 성장이 멈춘 루져이지만
일본남자들이랑 비교했을 때는 덩치 좀 있고,
키도 큰 편에 속하는데 나보다 작은 애들이
자꾸 그럼ㅋㅋㅋㅋ무슨 심리지?
안아주고 보호해줄 사람 찾는 건가?ㅋㅋㅋㅋ
미안한데 형은 아내랑 아들 둘 챙기기도
벅차요 지금ㅠㅠㅜㅜ
여자사람친구
회사에서 뜬금없이 자리에 찾아와서
자기소개 하면서 친해지고 싶다고 그런
여사원이 몇명 있었는데 그중 한명이 얘기하기를...
처음에 결혼한 거 몰랐었는데 뭔가 피부도 그렇고
헤어나 옷 스타일도 그렇고 자기관리에
엄청 신경쓰는 것 같아 보였고,
결정적으로 근육을 엄청 키우고 다녀서
100% 게이라 확신하고, 사심없이 친해질 수
있겠다 싶어 말 걸었던 거라고 솔직하게
얘기해준 적이 있음ㅋㅋㅋㅋㅋ
ㅅㅂ결혼반지를 용반지로 바꿔야 되나ㅋㅋㅋㅋ
- 아, 물론 다른 여사원들도 유부남인 거 알고,
한국 좋아해서 사심없이 친해진 거임. 오해ㄴㄴ
몇몇 남자들만 사심 갖고 접근해 옴ㅠㅜㅜㅋㅋ -
아무튼 가만히 생각해보니 일본남자애들은 보통
근육을 안 키우고, 머리도 개판으로 하고 다니고,
피부도 검고... 그게 일반적이니까
그 반대인 사람은 게이로 보이려나?
한국에선 그루밍이다 헬스다 다들 열심히인데...
왜 안하면서 남을 게이로 봐...
그렇다고 일본애들처럼 하고 다니긴 싫고...
숨겨왔던 나의...
아무튼 말은 이렇게 했지만 상큼이랑
얘기하다 친해져서 라인 교환함ㅋㅋㅋ
뭐 밝고 사교성 좋아보이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것 같고, 친하게
지내서 나쁠 거 뭐 있겠나 싶고ㅋㅋㅋ
- 그리고 솔까 헬스장에서의 대화까지는
그렇게 경계해야 될 정도까지의
느낌은 못받고 그냥 붙임성 좋은
헬창인가? 정도의 느낌이었으나... -
근데 나 라인에 플필사진이고 뭐고 암것도 없음
잘 안써서ㅋㅋㅋ혹시 모르니까 아내랑 찍은 사진
플필로 바꿔놔야겠다ㅋㅋㅋ
아무튼 나 한국인이랬더니
스타일 보고 왠지 그럴 것 같았다고ㅋㅋㅋ
이미 다 알고 온듯이 말함ㅋㅋㅋ
자기 K-POP 좋아한다고
특히 트와이스 좋아한다는데...
나도 트와이스 아재팬이지만 뭔가
나랑 얘는 그 팬심의 표현방식이 다를 것만 같음.
왠지 얘는 트와이스 춤을 아주 잘 출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ㅋㅋㅋㅋㅋ
그리고 자기가 대딩인데 같은 대딩인줄 알고
말 걸었다네ㅋㅋㅋㅂㅅ이 또 칭찬에
목말라서 그 말 듣고 기분 좋아짐ㅋㅋㅋㅋ
아무튼 라인으로 본격적으로 자기소개
시작하는 게 얘는 이미 혼자 뭔가 시작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ㅋㅋㅋ
라인 끊고 나서 아내사진 바로 걸어놔야 되나...
어느 타이밍에 아내사진을 걸어야
내일 머리에 빵꾸가 안뚫릴까.
고민 좀 해봐야겠다.
뭐 말은 저렇게 했지만 주변에
커밍아웃한 친구도 몇명 있고,
결혼 전에는 재미삼아
이태원 펄스 같은 클럽들도 그 친구들과
구경 가봤던지라 편견은 없고,
나도 이런 일이 몇번 있다보니
이제는 대충 게이더 비슷한 게 생겼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랬으니까...
모처럼 생긴 동네 헬창친구니까
친하게 지내야지ㅋㅋㅋㅋ
이글 쓰는 와중에 내일 몇시에
운동 갈 꺼냐고 라인 옴ㅋㅋㅋㅋㅋ
응, 보채지마 좀ㅋㅋㅋㅋ
혹시 다단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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