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불위가 자초를 주목한 것은 그가 뛰어난 인물이었다거나
범상치 않은 풍모를 가져서가 아니다.
오히려 자초는 초라하고 볼품없었다.
진나라 태자 안국군의 아들이었지만 힘이 없던 탓에 인질이 되었고
조나라 역시 자초를 박대했기 때문이다.
진나라가 조나라를 자주 공격하며 못살게 굴었으니,
강대국 진나라의 눈치를 보느라 살려두었을 뿐 그야말로 찬밥 신세였다.
"안국군은 아들이 스물이나 되지만,
안국군이 사랑하는 정실 아내 화양부인에게는 자식이 없다.
자초를 화양부인의 양자로 만들 수 있다면 후계싸움에서 유리하지 않을까?
자초는 자기가 왕이 될 수 있으리라 꿈도 꾸지 못했을 테니,
내가 그를 왕으로 만들어준다면 헤아릴 수 없는 큰 보답을 받게 되겠지."
여불위는 생각했다.
여불위는 자초가 안국군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서는
안국군이 총애하는 화양 부인의 마음을 얻어야 함을 알았다.
그는 바로 화양 부인에게 접근할 수 없자 그녀의 언니에게 먼저 접근했다.
끊임없이 자초에 대한 칭찬을 하였고,
언니의 영향으로 화양 부인은 자초를 마음에 들어 했다.
안국군은 그녀의 영향으로 자초를 후계자로 삼는다 하였다.
일이 잘 진행되고 있을 때,
자초가 여불위의 집에서 뛰어난 미모의 무희를 보게 됐다.
그는 여불위의 애첩으로 여불위의 아이까지 임신하고 있었다.
자초가 이 아이를 달라고 하자,
그는 거절할 수 없었다.
지금껏 공들여 온 작업이 물거품이 될 거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임신한 사실을 숨긴 채 자초에게 주었다.
그 아이의 이름은 정으로,
훗날 진시황이 되는 아이였다.
진나라 소왕이 죽었다.
안국군이 즉위하니 자초가 태자가 되었다.
하지만 안국군은 즉위한 지 1년 만에 죽고 말았다.
이어 자초가 즉위하니 그가 장양왕이다.
그동안 온갖 노력을 쏟았던 여불위는 승상이 되었다.
엄청난 투자 수익을 거둔 셈이었고
휘황찬란한 후반전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장양왕 역시 재위 3년 만에 죽고
태자 정이 왕위를 이어받았다.
그리고 여불위의 옛날 애첩이자 진시황의 생모인 자초의 아내와
위험천만한 관계가 다시 시작되었다.
이는 진시황이 성장한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여불위는 이 관계가 위험함을 직감해 관계를 끊으려 했다.
하지만 태후가 놓아주지 않았다.
여불위는 고심 끝에 그녀의 욕정을 채워줄 사람을 찾아 대체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는 자신의 식객 중 어마어마한 대물을 지닌 자가 있다는 걸 알았다.
노애라는 자였다.
그는 이자를 환관으로 거짓 변장시켜 태후에게 바쳤다.
밤낮없이 그들의 관계가 이어졌다.
태후는 임신까지 하게 되었다.
노애는 태후와 함께 곧 낳을 아들을 왕위에 올릴 역모를 꾀하지만
이는 곧 발각되었고
정은 여기에 여불위가 개입됐음을 알게 된다.
정은 노애의 3족을 멸했다.
자신의 어미인 황후는 유폐시켰고 여불위는 그 책임을 물어 유배를 보내버렸다.
하지만 정은 여불위에게
지속적으로 편지를 보내 압박을 하였으며
그 압박을 견디지 못한 여불위는 독약을 먹고 자결하였다.
선 긋는 거다 vs 여지 주는 거다로 나뉜다는 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