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최근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멤버 키가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면서 ‘이모’라는 캐릭터를 얻었다. 깔끔하게 일상을 관리하고, 활발한 리액션을 할 때마다 ‘키 이모’라는 자막이 붙는다. 그런 이모를 실제로 본 적 없더라도 호칭에 딸려오는 느낌만은 어쩐지 익숙하다. 우리에게는 오랜 시간 사회가 공들여 주입한 가족 이미지와 성역할 고정관념이라는, 질기고도 위대한 유산이 있으니까. 무엇이 엄마 같은지, 할머니다운지, 어떻게 해야 딸 같은지 본능적으로 알아챈다.
<나 혼자 산다>의 유사 가족 프레임에 대해서는 다른 매체에 이미 한 번 기고한 적 있는데, 박나래와 헨리의 엄마-아들 관계를 예로 들며 비판한 글에는 별게 다 불편하냐는 악플이 한여름 청포도처럼 주렁주렁 열렸다. 그리고 글쓰기 강의에 가면 나는 꼭 이런 말을 한다. “글쓰기는 1절만 하지 않는 사람이 하는 거예요.” 이것은 내가 경향신문에 바치는 2절, 들어줘 리슨. 오늘은 <나 혼자 산다>를 포함한 한국 예능에서 작동하는 가족 프레임과 문제점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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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남매’ 같은 가족 프레임
재미와 감동을 보장하지만
성별 고정관념과 역할 규범을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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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프레임은 익숙하고, 편리하다. 각 역할에 따른 캐릭터와 관계성이 어느 정도 정형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재미를 보장한다. 자기소개서 첫 줄에 절대 쓰면 안 된다는 전설의 문장, “엄격하신 아버지와 자상한 어머니…”도 아직 통하고, 속 깊은 장녀, 애교 많은 막내딸, 여동생을 유난스럽게 보호하려 들거나 티격태격하는 오빠, 철없는 (백수) 삼촌 캐릭터도 잘 팔린다. 투닥거려도 ‘현실 남매 케미’ 같은 표현으로 얼버무리거나, 감동 코드를 불러일으키기도 쉽다. 가족 프레임 안에서는 개인의 독자성보다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성별 고정관념과 역할 규범이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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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080445?sid=103
‘이모’ ‘남매’ ‘엄마’··· 한국 예능에서 작동하는 낡은 ‘가족 프레임’[플랫]
[경향신문] 최근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멤버 키가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면서 ‘이모’라는 캐릭터를 얻었다. 깔끔하게 일상을 관리하고, 활발한 리액션을 할 때마다 ‘키 이모’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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