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zyPop · Movin' On (Song By Azitiz) (Prod. A June & J Beat)

사람이 죽었는데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밤을 두드린다. 나무 문이 삐걱댔다. 문을 열면 아무도 없다. 가축을 깨무는 이빨을 자판처럼 박으며 나는 쓰고 있었다. 먹고사는 것에 대해 이 장례가 끝나면 해야 할 일들에 대해 뼛가루를 빗자루로 쓸고 있는데 내가 거기서 나왔는데 식도에 호스를 꽂지 않아 사람이 죽었는데 너와 마주 앉아 밥을 먹어도 될까. 사람은 껍질이 되었다. 헝겊이 되었다. 연기가 되었다. 비명이 되었다 다시 사람이 되는 비극. 다시 사람이 되는 것. 다시 사람이어도 될까. 사람이 죽었는데 사람을 생각하지 않아도 될까. 케이크에 초를 꽂아도 될까. 너를 사랑해도 될까. 외로워서 못 살겠다 말하던 그 사람이 죽었는데 안 울어도 될까. 상복을 입고 너의 침대에 엎드려 있을 때 밤을 두드리는 건 내 손톱을 먹고 자란 짐승. 사람이 죽었는데 변기에 앉고 방을 닦으면서 다시 사람이 될까 무서워. 그런 고백을 해도 될까. 사람이 죽었는데 계속 사람이어도 될까.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라고 묻는 사람이어도 될까. 사람이 죽었는데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나무 문을 두드리는 울음을 모른 척해도 될까.
손미,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꿈같이 산다, 죽은 이들은
죽은 이들은 산 사람들의 꿈에서 산다.
먹고, 웃고, 치장하고, 잠자고
산다,
노래하고, 투정하고, 한숨쉬면서,
없는 유산, 분배도 하면서.
내 머리통을 거주지로 삼은
죽은 이들이여,
행복하게 사시라.
황인숙,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우리는
서로가 기억하던 그 사람인 척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빗방울에 얼굴을 내미는
식물이 되고 싶었다고 말할 뻔했을 때
너,
살면서 나는··· 살면서 나는···
그런 말 좀 하지 마
죽었으면서
귀가 아프네
나는 얼굴을 바꾼다 너무 많은 얼굴들이 주렁주렁 매달린다
가면이 열리는 나무였다면
가지 끝이 축 처졌을 것이다
아니, 부러졌을 것이다
사실은
이해를 하고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어깨로 얘기를 들어주고 있다
다가갔다 물러섰다,
빗방울이 앉았다 넓어졌다 짙어지는
우리의 어깨가
얼룩이 질 때
유리창 같다, 니 어깨는···
고막이 있니, 니 어깨는···
필요한 말인지
불필요한 말인지
알 길이 없는 이 말은 하지 않기로 한다
빗방울의 차이에 대해 말할 줄 아는 사람과 마주앉아 있다
빗방울이 되어 하수구로 흘러가는 사람이 되어서
김소연, 사랑과 희망의 거리
캄캄한 그 어디에서도 지금 잡은 내 손을 놓지 마. 네가 실재하는 곳에 내가 있어야 해. 우린 불편한 영혼을 공유했잖아. 우리는 미래가 닮아있으니까. 나를 설명하지 않아도 돼서 좋아. 주머니에 늘 수면제를 넣고 다니는 습관까지. 칼자국이 희미해지지 않는 자해의 흔적까지. 유령처럼 하얗고 작은 발가락까지.
비릿하고 나쁜 꿈을 꾸고 나면 온 몸에 개미떼가 기어 다니는 것 같아. 나쁜 게 뭘까. 좋고 싫은 건 있어도 착하고 나쁜 건 모르겠어. 근데 오늘 우리는 나쁜 꿈속에 버려져 있는 것 같아. 세상에 너하고 나, 둘 뿐인 것 같아. 가위로 우리 둘만 오려내서 여기에 남겨진 것 같아. 이런 게 나쁜 거야? 난 차라리 다행인데.
유서를 쓸 땐 서로 번갈아가면서 쓰자. 네가 한 줄, 내가 한 줄, 이 개 같은 세상에 실컷 욕이나 하고 죽자. 쓸모없는 쪽은 우리가 아니라 너희들이라고. 지상에서 가졌던 너에 대한 모든 기억이 사라지면, 그땐 나도 없는 거야. 자주 마음이 바뀌어도 네 자리를 대신하는 마음은 없어. 반성 같은 건 안 해. 밤이 하얗게 번지는 사이 우리가 언제 둘이었던 적이 있었어? 아니, 우린 빗방울이야.
김하늘, 나쁜 꿈
루키를 묻은 그날, 내 안에서 뭔가 쑥 빠져나갔다. 그건, 다시는 채워지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나 자신을 잃었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결국 칼끝을 자기 자신에게 겨누는 법이니까.
조수경,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
그 애는
우리, 라는 말을 저 멀리 밀쳐놓았다
죽지 못해 사는 그 애의 하루하루가
죽음을 능가하고 있었다
풍경이 되어가는 폭력들 속에서
그 애는 운 좋게 살아남았고
어떻게 미워할 것인가에 골몰해 있었다
그 애는 미워할 힘이 떨어질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나는 번번이
질 나쁜 이방인이 되어 함께 밥을 먹었다
그 애는 계란말이를 입안에 가득 넣었다
내가 좋아하는 부추김치는 손도 대지 않았다
어떤 울먹임이 이젠 전생을 능가해버려요
당신 기침이 당신 몸을 능가하는 것처럼요
그랬니...
그랬구나...
우리는 무뚝뚝하게 흰밥을 떠
미역국에다 퐁당퐁당 떨어뜨렸다
그 애는
두 발을 모으고 기도를 한다 했다
잘못 살아온 날들과 더 잘못 살게 될 날들 속에서
잠시 죽어 있을 때마다
그 애의 숟가락에 생선 살을 올려주며 말했다
우리, 라는 말을 가장 나중에 쓰는
마지막 사람이 되렴
내가 조금씩 그 애를 이해할수록
그 애는 조금씩 망가진다고 했다
기도가 상해버린다고
김소연, 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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