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계절과는 상관없이
나는 여전히 당신이라는 시절을 살게 되었으니,
내게 이 계절의 이름은 끝내 당신이고 말아버리는군요
당신이라서 가능한 날들이었다, 정기린
이제 너는 없고 나만 남아 견디는 욕된 날들
가을은 해마다 찾아와 나를 후려치고
그럴 때면 첫눈이 오기 전에 죽고 싶었다
나는 노을이 좋다고 했고
너는 목탄화가 좋다고 했다
나는 내 울음으로 피리를 불고 싶다고 했고
너는 따듯한 살 속에 시린 손을 넣고 싶다고 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밤은 찾아오고
오늘도 운명처럼 바람은 부는데
왜 어디에도 없는가, 너는
스물몇살의 겨울, 도종환
그 사람 죽었어
벼락이 가슴을 치는 날이 있다
내가 더 사랑해도 좋았을 그 사람
그 사람 없어도 내가 살 수 있다고 생각한 그 사람이
죽었다
빈 틈, 이사라
다들 지옥에 있다고 하지.
모두 너 때문에 내가 지옥에 있다고 욕하는데,
너 역시 지옥에 있다고 아우성을 쳐.
그러면 이게 다 누구 책임일까.
달고 차가운, 오현종
사랑해
오늘까지만 말하는 거야.
당신이 빛이라면, 백가희
당신은 꿀물을 타 주며 자꾸만 마시라고 한다.
나는 그게 독물인 줄 알면서도 자꾸만 받아 마신다.
자꾸만 빠져 들어간다.
당신은 당신이 하는 장난이
내게는 얼마나 무서운 진실인가를 모르는 체 한다.
당신이 모르는 체 하는 것을 모르는 체하면서,
내가 자꾸 빠져 들어가는 게
나의 사랑이라는 것을 당신은 모르고,
모르는 체 하고
연습, 최승자
어느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기억은 잊혀지는게 아니야.
사라지지도
없어지지도
지워지지도 않아
그 아픈 기억위에
또 다른 기억이 덮여서
묻히는 것일뿐"
어쩔 수 없는 어른이 된게 아니라,
지난 날을 빨리 잊어버린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우리의 잊어감에, 지나감에
반성을 하게 되는 하루였네요.
140422 푸른밤,종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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