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토일드라마 ‘설강화’가 방송 첫 주부터 민주화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며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일각에선 독재 타도를 외치는 대학생 시위 현장에서 안기부가 남파 간첩을 추격하는 장면을 연출한 것은 아픔을 겪던 80년대 민주화 운동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민주화 운동 희생자의 유족들에게 또 한 번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극 중 남파간첩인 수호(정해인 분)가 쫓기는 장면에서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노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가 흘러나온 대목이 논란이 되고 있다.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인 1987년은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 및 이한열 사망 사건을 계기로 민주화에 대한 갈망이 폭발하던 때이기도 하다. 이에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이하 ‘박종철기념사업회’) 측은 ‘설강화’ 논란과 관련해 직접 입을 열었다. 박종철기념사업회 관계자는 20일 이데일리에 “현재로선 논란을 인지한 뒤 작품을 면밀히 시청하며 역사왜곡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며 “아직 공식입장이나 성명을 낼 계획은 없다. 꼼꼼히 시청해서 판단한 뒤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기념사업회 측도 ‘설강화’의 역사왜곡 우려 논란이 지난 3월부터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논란으로 인해 편성이 잠정 중단될 줄 알았으나 최근 방영 소식을 듣고 사업회 측도 놀랐다고 덧붙였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무조건 당시의 역사를 거론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그 당시의 역사를 왜곡하면 안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JTBC ‘설강화’ 제작진 측이 드라마 제작과 관련해 기념사업회 쪽에 사전에 자문을 구하거나 연락을 한 적이 있냐는 질문엔 “저희 쪽이 따로 연락받은 적은 없다”고 답했다. ‘설강화’ 사태를 계기로 제작자들이 역사를 작품의 소재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책임의식을 다졌으면 좋겠다고도 강조했다. 박종철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역사적인 소재를 배경으로 활용을 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다만 이를 단순히 ‘이는 픽션으로 실제 사건, 인물과는 무관한 허구입니다’란 자막 한 줄의 해명으로 대체하기에 역사가 지닌 아픔의 무게를 감당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중함과 책임의식을 갖고 계신 분들이 역사를 소재로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제작하고 난 뒤에 돌아올 책임들을 제작자들 스스로가 오롯이 지고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JTBC 측에 대해선 “제작진은 현재 특정 역사를 폄훼할 의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달리 말하면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비춰지고 전달되고 해석될지에 대한 책임을 따로 지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여겨진다”며 “아픈 역사로 고통받은, 고통받고 있는 사건에 대해선 특히나 함부로 대해선 안된다. 모든 제작자들이 이를 무겁게 직시해 작업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https://news.v.daum.net/v/2021122015311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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