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의 ‘버블’은 1분기 말 기준 월 구독 수 130만 명을 기록했고, 프라이빗 메시지를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스’ 플랫폼의 MAU(Monthly Active Users·월간 활성이용자 수)는 지난해 10월 기준 330만 명에 달했다. #서비스 구매자가 된 팬, 소통이 의무가 된 스타 10대 때부터 아이돌 팬이었다는 20대 김 아무개 씨는 최근 자신의 최애를 비판하는 ‘알계(트위터 익명 계정)’의 존재를 알게 됐다. 계정 생성의 이유는 다름 아닌 ‘소통이 뜸하다’는 것이었다. 게시글은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 이유를 추측하거나 다른 멤버들과 비교하는 내용이었다. 당시는 멤버가 메시지 소통을 안 한 지 한 달이 넘은 시점이었다. 김 씨는 “메시지를 자주 보내는 멤버는 팬들에게 ‘효자’ 소리를 듣는다. 한 달에 한 번도 오지 않는 아이돌의 팬들은 트위터 비공계 계정이나 커뮤니티에서 매일 ‘언제 오냐’며 한탄하는 게 일상이다. 인스타그램 게시글이 올라와도 ‘인스타 할 시간은 있고 버블 올 시간은 없냐’는 말이 나온다. 버블이나 프라이빗메시지를 찾아오는 빈도수가 표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건강한 덕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례는 버블과 프라이빗메시지 두 서비스에 모두 존재했다. 팬들의 불만이 나오는 시기는 일정치 않아서 자주 메시지를 보내던 멤버의 경우 짧게는 2주 만에도 트위터와 각종 커뮤니티에서 비난 여론이 생겨났다. 팬들은 SM의 자회사 디어유가 운영하는 버블, 엔씨소프트가 운영하는 유니버스의 프라이빗메시지(프메)를 통해 자신이 구독한 스타와 대화를 할 수 있다. 실제로는 스타와 다수 팬 간의 소통이지만, 스타가 메시지를 보내면 이용자가 미리 설정한 닉네임으로 호칭이 변경되고 다른 팬이 보낸 메시지는 노출되지 않아 개인적으로 채팅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4년 차 아이돌 팬이라고 밝힌 배 아무개 씨는 “아이돌 문화 자체가 산업이라는 걸 모르는 팬은 없다. 하지만 소통이 스타의 ‘셀링 포인트’를 넘어 몇천 원으로 구매하는 상품이 된 게 이런 문화의 시작인 것 같다. 메시지 내용이 성의 없다고 서운해하는 팬부터 직접적으로 비난하는 팬까지 공통적으로 ‘돈을 냈으니 (아이돌이) 서비스할 의무가 있다’는 나름의 근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내부서도 우려, 친밀감은 상품이 될 수 있을까 스타와 팬의 1 대 1 ‘사적 대화’가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장점도 분명하다. 스타는 SNS 댓글, 다이렉트 메시지 등 공개적인 통로를 통해 쏟아지던 악플 속에서 팬의 ‘선플’을 골라 읽지 않아도 된다. 플랫폼 운영사와 기획사 등에 정산을 거쳐 수익도 챙긴다. 팬들은 한 달에 5000원 정도를 지불하면 좋아하는 연예인의 공개되지 않은 일상을 공유할 수 있다. (증략) 디어유와 엔씨소프트 측은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소통에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팬들만 모여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아티스트가 소통하기에는 더 좋은 조건”이라면서도 “K팝의 매력이었던 자발적인 소통이 상품화되면서 팬들의 불만이 나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팬들이 스타에게 요구하는 사항도 제각각이고, 다른 활동을 병행하는 연예인들에게 소통을 계속 강요할 수도 없어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https://www.bizhankook.com/bk/article/23770
추천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