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본뜬 가상 인플루언서 ‘위키윤(AI 윤석열)’은 “제 MBTI는 ENFJ입니다”고 지난 1월 밝혔다. ENFJ는 ‘정의로운 사회 운동가’로 불린다. 한국 MBTI 연구소에 따르면 ENFJ는 국내 인구의 1%만 차지하는 최소수 유형(16위)으로, 특히 남성 중 비율은 0.5% 내외로 매우 적다. 사실상 없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닌 ‘초희귀종’이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을 포함해 유튜브 채널 ‘숏박스’의 개그맨 김원훈, 개그맨 박미선, 배우 류승룡, 배우 윤시윤 등이 본인의 MBTI를 ENFJ라고 전했다. 지난달 디시인사이드 ENFJ 갤러리에서는 한 유저가 “엔프제(ENFJ) 남자 너무 귀하다. 훈남이라면 품절되는 건 시간문제일 듯”이라고 업로드한 글에는 “근데 함정이 엔프제는 약간 두근두근해지기 전에 지나치게 친해져 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 “훈남이면 MBTI 상관없이 품절 아니냐”는 내용의 댓글들이 달렸다. 해당 댓글에 공감한다는 댓글들도 여럿 쓰였다. 16개 성격유형의 MBTI는 심리학자 칼 융의 모델을 활용해 만들어진 이론으로, MZ세대간 빼놓을 수 없는 대화주제로 부상하고 있다.
一. 정(情)
ENFJ는 기본적으로 정이 많다. 윤석열 대통령의 오랜 지인인 A 씨는 ‘윤 대통령의 가장 대표적인 성격을 꼽아보라’는 기자의 질문에 “정이 많고, 의리가 있다”고 답했다. ENFJ인 블로거 B 씨는 “가족들은 남한테 너무 정 붙이지 말라고 하는데, 정신 차려보면 또 꼬리를 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친구들은 어린 시절부터 의리가 남달랐던 걸로 알려졌다. 그와 충암고, 서울대 법대 동기인 신용락 변호사는 “선생님이 ‘면학 분위기 방해하는 애들 적어내라, 안 적어내는 놈은 기합준다’고 했는데, 석열이 이 친구는 백지를 적어냈다”고 했다. 사람을 워낙 좋아하는 윤 대통령은 사시 수험생 시절에도 친구·후배들과의 술자리와 토론을 즐겨 ‘신림9동의 신선’이란 별명이 붙었다. 시험을 앞두고 상을 당한 친구를 위해 상여를 메기도 했다.
검찰 재직 시절에도 ‘한국인은 밥심으로 일한다’며 후배들에게 밥을 잘 사주는 ‘석열이 형’으로 통했다. 현직 검사 C 씨는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후배 잘 챙겨주는 선배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어 만든 술)’을 좋아하는데, 20대 때는 맥주를 한 자리에서 3만㏄를 마신 적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 후배들에게 ‘총장(총각 대장)’으로 불리다 2012년 3월 52세 당시 2년 연애한 12살 연하 김건희 여사와 결혼했다. 늦장가였다. 결혼 10주년을 맞은 지금까지도 애처가를 자처한다.
二. 정의
ENFJ가 희소한 이유는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그만큼 조직을 중시하는 성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통 정이 많으면 조직보다는 개인에 치중하는 성향이 큰데, 이들은 조직의 제도와 대의명분에도 충실하다. 특히 사회 정의를 위해서는 어떠한 상황에도 맞서 싸우려 하는 성향으로 분석된다.
앞서 2013년 국가정보원 여론조작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사건을 수사할 당시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위법한 지휘·감독은 따를 필요가 없다”는 등 평소 자신의 철학과 소신을 강단 있게 드러내며 정체성을 대중에 각인시켰다. 이 일로 대구·대전으로 좌천돼 3년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 시절 그는 적폐청산 수사를 이끌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구속시켰다. 선배들을 제친 그의 승진 가도는 거침이 없었고, 2019년 6월에 검찰총장에 올랐다. 문 당시 대통령은 임명장 수여식에서 그에게 “우리 윤 총장님”이라고 부르면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살아있는 권력에도 엄정했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에 지명되자, 조 당시 장관과 그의 가족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전방위적인 수사를 펼쳤다. 윤 후보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사건 등도 파헤쳤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원장도 구속시켰다.
그는 현재 ‘자유’, ‘시장경제’, ‘헌법정신’, ‘상식’, ‘규제혁신’ 등의 키워드를 정책 기조로 강조하고 있다.
三. 리액션
ENFJ는 소통을 중시한다. 이들은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에 ‘리액션 봇(로봇)’으로 불린다. 디시인사이드 ENFJ 갤러리에서 한 유저는 “내 말에 일일이 반응 안 해줘도 되는데 엔프제 친구가 맘이 약해서 하나하나다 다 한다. 안 그러면 마음이 불편한가”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다. 놔둬라”는 댓글이 달렸다. 대신 그만큼 남의 말에 상처도 잘 받는다. ENFJ인 박지영(29) 씨는 “상대가 좋아서 저절로 배려하는 거면서 상대한테 기대감 갖는 나 자신이 싫다”, “그만큼 배려를 못 받고 있다고 생각되면 상처받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청와대라는 ‘구중궁궐’로 들어갔던 과거 대통령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청와대를 전면 개방해,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로 매일 출근하며 약식으로 기자회견을 하는 이른바 ‘도어스테핑(door stepping)’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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