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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훼손한 아이 덕에 관심 커져… 고놈이 내겐 봉황이야”
작품 훼손한 아이 덕에 관심 커져 고놈이 내겐 봉황이야 남정미 기자의 정말 이건희가 사랑한 한국화의 거장 왼손 없는 無學의 화가 박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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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이라니, 무슨 뜻인가.
“작품이 훼손됐다는 뉴스가 유튜브에서 218만회 재생됐다고 한다. 그 아이가 아니었으면 사람들이 내 작품을 그렇게 많이 봤겠나. 그러니 고놈이 봉황이지. 전시관에 다시 가서 보니 아이들 눈에는 미끄럼틀같이도 보이겠더라.”
–그래도 애써 그린 작품이 훼손됐는데.
“내가 보상을 요구하면, 그 아이 부모가 아이를 얼마나 원망하겠나. 아이도 위축될 테고. 아이가 미술관에서 가져가는 기억이 그래서는 안 된다. 인간이 서로 원수지고 살 필요가 없다.
박대성은 훼손된 작품에 대해 “봉황이 지나간 자리에 그 정도 발자국은 남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껄껄 웃었다
진짜 대인배는 이런거구나. .
박대성 화백이 그림을 시작하게된 감동적인 일화
–팔 한쪽이 없어 놀림받던 아이는 어쩌다 그림을 시작했나.
“어릴 때 살던 친척 집에서 제사를 많이 모셨다. 1년에 열 몇 번씩 제사가 있었는데, 머리맡에 병풍도 서 있고, 지방 쓰던 필기구도 있었다.
지방 쓰려고 오려놓은 종이에 병풍 그림을 흉내 냈더니 친척 어른께서 ‘우리 대성이가 그림에 소질 있다’고 하셨다. 그 말 한마디였다.
보통은 지방 쓰는 종이에 애가 낙서를 해놓으면 99% 타박하지 않겠나.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부모도 없고 팔도 없으니, 기죽지 말란 의미로 그러신 것 같은데, 그 말 한마디가 날 화가로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