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촬 슈트액터 타카이와 세이지 분의 인터뷰에서)
- 우선 기본적인 것부터 묻고 싶은데요, 슈트는 어떤 소재인가요?
가면라이더라면 연기용 슈트와 액션용 슈트가 있습니다. 전자는 그 작품이나 캐릭터에 따라 다르지만 얇은 슈트에요. 후자는 카메라에서 잘 보이지 않는 부분도 메쉬로 되어 있어 약간의 열이 빠져준다는 차이는 있습니다. 다만 라이더는 슈퍼전대에 비해 장식이 많아서 그 안에도 열이 모이기 쉽습니다만.
- 더운 슈트를 입으면 겨울에는 따뜻할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뇨 추워요 (웃음). 소재가 반 쯤은 고무라서, 소재가 차가워지면 열을 뺏어가죠. 장식 재질은 경질 우레탄이라 여름에는 부드러워도 겨울에는 소재가 굳어서 액션에의 족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전대와 라이더의 차이로 말하자면, 전대 의상은 세탁할 수 있는 게 많지만 라이더는 장식이 많아서 세탁기에 넣을 수도 없습니다. 손 씻는 건 어떻게든 할 수는 있지만 매번 씻기도 어렵죠.
- 그럼 어떻게 하는 건가요?
벗은 후 물에 희석한 소주를 스프레이로 뿌리고 있습니다. 소품 담당자가 여러가지로 시도해 본 결과 시판 탈취 스프레이는 오히려 냄새가 섞여서 냄새가 더 난다고 하네요. 소주를 뿌리는 게 가장 냄새도 없어지고 살균에도 좋다고 해요.
- 라이더 중에 슈트의 색에 따라 더위에 차이가 있나요?
컬러링이 검은색 베이스인 라이더는 특히 헤이세이 초기에 많았는데, 검은색이 역시 빡빡하네요. 가면라이더 위자드도 거의 시커멓고 직사광선이 힘들었어요.
- 다른 더위적인 면에서 힘들었던 현장은?
특촬이라 불을 다루는 일이 많이 있죠. 폭파라거나 카메라와 연기자 사이에 불을 피워 불 너머의 그림을 찍는다거나. 그런 건 겨울철이면 고마워도 여름철에 불 피우면 힘들어요.
- 어쨌든 땀이날거 같은데 하루에 살이 확 빠지는 경우도 있나요?
일 끝나고 집에 와서 몸무게를 재보면 2~3kg 빠지기는 했어요.
- 그건 물론 수분을 제대로 섭취하면서죠?
네. 그렇다고 할까 식사도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수분밖에 섭취할 수 없거든요.
- 그렇게 되면 체중이나 근력 유지가 힘들지 않나요?
유지하자 그런 게 아니라 그날 그날을 어떻게든 속이지 않으면 촬영이 끝나지 않아요.
- 8월 16일에 나온 책에서도 여러번정도 촬영 중 쓰러졌다는 이야기가 있었죠.
매년 괴롭습니다만(웃음), 인상에 남은 건 555 때군요. 7~8월 한여름때 였던 것 같은데, 더위에 당해버려서 오전에 녹초가 되었거든요. 그리고 '극장판 안녕히 가면라이더 덴오'의 촬영 때도 액션을 하면서 대사도 하면서 원컷 장회전이 있었거든요. '컷' 이 걸리기 전에 쓰러져서 그때는 죽는 거 아닌가 했어요.
- 그때 입원 같은 걸 하셨나요?
그런 정도 까지는 아니었는데요. 다 벗겨지고 누워서 잠시 쉰 뒤 촬영을 재개했습니다. 그래도 기본적으론 촬영 현장을 중지했던 적은 없었는데 딱 한번 '가면라이더 드라이브' 때 처음 현장을 멈춘 적이 있었습니다. 더위에 어쩔 도리가 없어서 슈트를 벗고 쉬도록 해줬어요. 그것도 조금이면 촬영이 끝나니까 시간을 내서 어떻게든 열심히 촬영을 마쳤습니다.
- 과거의 경험상 '열사병의 사인'이라는 게 있나요?
제 경우는 주위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어요. 목소리도 안 나옵니다. 그리고 텐션이 이상하게 높아지며 수다가 많아지네요. 어떤 게 먼저 올지 그때그때 다른데요. 그래서 주변 사람이 있으면 위험하다 생각해 바로 촬영을 멈추고 슈트를 벗기고 눕히긴 합니다.
- 제작 현장으로선 그런 일이 있으면 대응이 달라지나요? 휴식이 늘어난다던지.
현장은 예전부터 제작진이 잘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더운 시기에 들어가면 여러가지 준비는 해주셔요. 근데 그게 필요 없을 때도 있고, 충분히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하는 일이 매번 다르니까 어떨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제작진도 모르는 게 힘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 슈트 액터 만의 특별한 더위 대책이 있나요? 그저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으면 대수롭지 않게 '근성'이라고 말하면 이야기가 끝나버리는데...
기본적으로 근성으로 극복하는 부분도 있지만 (웃음) '근성으로 일하지 말라'고 후배들에겐 전하고 있어요. 사양해도 되니까, 의상을 벗고 싶으면 벗어도 상관없고, 쉬고 싶으면 '쉬게 해주십시오' 하고 제대로 말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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