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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ll조회 15668l 32
이 글은 5개월 전 (2023/12/10)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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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로리] 김은숙이 영혼 갈아서 쓴 것 같은 학폭 피해자 '문동은(송혜교)' 대사 | 인스티즈

연진아 그거 아니? 네 딸은 거꾸로 보는 세상을 좋아하는 거.

세상이 거꾸로인 순간엔 모든 색이 헷갈려도 이해받기 때문일까.

단 하루도 잊어본 적 없어.

어떤 증오는 그리움을 닮아서 멈출 수가 없거든.

흉터는 가렵고 생리통으로 배는 끊어질 듯 아프고

그 순간 그런 생각이 들더라.

약국은 9시에 열고 한강은 20분만 걸으면 된다.

물은 차가울 거고 그럼 다 편해질 거야.

너무 가렵지 않을 거야. 그게 어디야. 이게 맞을 거야.

매일 생각했어 연진아. 난 너를 어디서 재회해야 할까?

모든 것을 가진 네가, 세상 누구도 두렵지 않을 네가

순간이나마 내가 두려울 곳은 과연 어딜까?

아무리 생각해도 거기뿐이라 60 제곱미터의 나만의 체육관 말이야.

난, 아주 말캉하고 뽀얀 네가 제일 아끼는 고데기를 들 거야 연진아.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파상은 파상으로 때린 것은 때림으로 갚을지니'

글쎄, 그건 너무 페어플레이 같은데요. 여러분.

결혼 진심으로 축하해 연진아. 미안하지만 축의금은 준비 못 했어.

근데 뭐, 인생의 경조사가 결혼식만 있는 건 아니잖아.

2015년 그해 봄이 난 참 좋았어.

난 두 번의 도전 끝에 임용에 붙었고 넌 고맙게도 엄마가 됐으니까.

가을에 태어날 니 아이의 이름을 난 백 개도 넘게 지어 봤어.

건배도 내가 대신했어. 타락할 나를 위해, 추락할 너를 위해.

아침마다 날씨 채널을 봐요.

예년보다 포근한 날씨의 겨울을 난동이라고 한대요.

겨울철 짙은 안개는 세밑 한파 뒤 찾아오는 난동이 원인이고.

지들은 따뜻하니까 밖이 얼마나 추운 줄도 모르고 한갓지고 그저 해맑고.

오늘부터 모든 날이 흉흉할 거야.

자극적이고 끔찍할 거야.

막을 수도 없앨 수도 없을 거야.

나는, 너의 아주 오래된 소문이 될 거거든.

남의 고통에 앞장서던 그 발과 나란히 걸은 모든 발,

남의 불행에 크게 웃던 그 입과 입 맞춘 모든 입.

비릿하던 그 눈과 다정히 눈 맞춘 모든 눈,

조롱하고 망가뜨리던 그 손과 손 잡은 모든 손,

그리고 그 모든 순간에 기뻐하던 너의 영혼.

난 거기까지 가볼 작정이야, 연진아.

용서는 없어, 그래서 그 어떤 영광도 없겠지만.

여기까지 오는 데 우연은 단 한 줄도 없었어.

궁금해라. 내 몸은 이미 다 망가뜨렸고,

내 영혼도 이미 부서뜨렸고 니가 뭘 더 할 수 있는데?

예솔이 전학? 꿈도 꾸지 마. 내 전근, 생각도 하지마.

넌 지금부터 그냥 당하는 거야. 내가 그랬던 것처럼.

사과하지 마. 사과받자고 10대도, 20대도, 30대도 다 걸었을까.

넌 벌 받아야지. 신이 널 도우면 형벌, 신이 날 도우면 천벌.

무지개가 왜 일곱 빛깔인지 이해할 수도 없고,

과일이 익어가는 것도 눈치챌 수 없는

누군가의 세계를 난 외려 격려했어 연진아.

난 네가 시들어가는 이 순간이 아주 길었으면 좋겠거든.

우리 같이 천천히 말라 죽어 보자 연진아. 나 지금 되게 신나.

그런 순간들 말이야. 누군가를 좋아하고 좋아해도 되는

그런 순간들이 삶인 거면 내가 살아 있던 날들은 과연 며칠이나 될까 연진아.

좋겠어요, 선배는.

초콜릿 상자 같은 유년이었을 거고, 구김 하나 없는 좋은 어른으로 커서.

그렇게 입바른 소리만 해도 세상 살 만해서.

제가 거짓말했어요. 찌개를 끓이는 그런 저녁은 오지 않아요.

이모님은 선아를 잃게 되실 거예요. 하지만 선아는 안전하겠죠.

폭력을 행사하는 아빠한테서도, 죽음을 공모한 엄마한테서도.

우리가 공모한 건 그런 거예요.

당해봐서 아는데 각오를 했어도 이런 폭력은 많이 아파요.

그동안 감사했어요.

이젠 살고 싶었던 세상으로 가세요.

그곳에서 나의 이모님 말고

강현남으로 사세요, 명랑하게.

흉터는 시도 때도 없이 가렵고 아리고 뜨거울거야.

나도 그랬거든.

내가 복수를 왜 하는지 알아?

18년 동안 너희가 나를 잊었더라?

그래서 하는 거야, 기억되려고.

너도 기억되고 싶은 누군가가 생겼지?

나는 우리의 끝이 내가 세상에 있든 없든

너의 세상이 온통 나였으면 좋겠어.

살아 숨 쉬는 모든 순간, 뼈가 아리게, 억울해하면서.

너 도와주는 거 아냐.

어디서 살든 어떻게 살든 이만큼은 짊어지고 살아.

그리고, 나 이제 더는 그 복도에 서 있지 않아.

그러니까 너도, 그 체육관에 더는 서 있지 마.

억울하긴 나도 마찬가지야.

이봐, 신은 날 돕지 않는다니까. 고작 형벌?

그러니 어떡해. 이 감옥이 너의 지옥이길,

평생 넌 아무것도 모른 채 이 지옥에서 오래오래 살아주길 계속 비는 수밖에.

그건 내가 할게. 날 죽이는 건 내가 할게. 그러니까 우린, 이제 그만... 안녕.

죽이고 싶었던 나의 연진아, 안녕.

이게 내 마지막 편지야.

그 외 여러분도 안녕히.

당신들도 나처럼 뜨거웠기를. 쓰리고 아팠기를.

한때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누가 됐든 뭐가 됐든 날 좀 도와줬다면 어땠을까.

그렇게 열여덟 번의 봄이 지났고

이제야 깨닫습니다.

저에게도 좋은 어른들이 있었다는 걸.

친구도 날씨도 신의 개입도요.

그리고 봄에 죽자던 말은

봄에 피자는 말이었다는 걸요.

저를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잘 크진 못했어요.

하지만 언젠가는 어느 봄에는 활짝 피어날게요.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추천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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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전
케로  방탄 보라해~💜
👏
5개월 전
진짜 명작
5개월 전
하나하나 다 읽는데 문동은으로 음성지원되네요ㅜ 흑 찬란했던 더 글로리 정말 좋네오
5개월 전
  우는건데요 슙슙
다시 봐도 정말 좋다...
5개월 전
여기까지 오는데 우연은 단 한줄도 없었어 대사가 정말...와닿아요.
5개월 전
과하고 오글거려서 불호
5개월 전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5개월 전
ㅋㅋㅋㅋㅋㅋ 저 피상적인 표현들이 깊이 있는것처럼 느껴진다면 독서를 안하는 사람이라는 소리인데. 배우들 사이에서도 유명하지 않나 대사가 유치해서 말하기 부끄럽다고.
5개월 전
피상적인 표현이라서 독서를 안하는 사람이라뇨…ㅋㅋㅋ
적어도 김은숙 작가가 당신보다는 책을 많이 읽었을 겁니다.

5개월 전
내가 독서를 안하는 사람이라고 한 말은 댓글 단 사람을 향해 한 말이고 단순한 문장에서 대상이 누구인지도 구분하지 못하는 변별력을 가진걸 보면 한숨만 나오지만 굳이 말해주자면 독서는 필요하지만 읽은 서적의 수가 그 사람이 내재하고 있는 사유와 사상의 깊이와 비례하지 않습니다.

책 많이 읽는다고 뛰어난 작가나 철학자가 될 수 있다면 그냥 책만 많이 보면 될 일 이죠. 저도 일주일에 한두 권 정도 20년 정도 책을 읽어왔지만 이건 일종의 개인적인 습관이자 여가일 뿐이지 다독은 훈장이 될 만큼 대단한 일도 아니고 사색에 크게 도움도 안됩니다. 그리고 독서를 안한다라는 말의 의미는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최소한의 판단능력조차 획득하지 못한 사람으로 보여서고요.

5개월 전
ㅋㅋㅋㅋㅋ지적 허영심이 가득해보이시네요
5개월 전
지적 허영이 아예 없다면 그건 거짓이겠지만 스노비즘은 지성에 대한 탐구심이나 진지함이 결여된 채 그저 똑똑해 보이고 싶어하는 인간들에게나 어울리는 말이고 저는 실제로 공부하고 사색하니 해당되지 않네요.
5개월 전
바다에서에게
좀 벗어나실 필요가 있어보이네요^^ 공부하고 사색도 하는 분이 문학을 그렇게 폄하하면 어떡합니까~~ 누군가에게 오글 거릴 수도 있지만 그냥 이것도 문체중에 하나겠구나 하고 내 스타일 아니면 넘어가면 되죠~

5개월 전
어휴
5개월 전
그 배우들은 뭐 독서를 많이 한거래? 결국 그 대사들이 히트쳐서 대상받고 최우수상받고 갤럽1위해서 다음 작품 돈 많이 받아서 드라마 들어가는거 몰라? ㅋㅋㅋㅋ 많은 사람들을 보게한 드라마의 대사들인데 정말 엄청나게 후려치네 그리고 유치하다고 거론되는 대사들은 '애기야 가자'처럼 연인들에게 하는 사랑표현을 가지고 지적한거지. 애초에 김은숙 작가는 명대사 많다고 배우들이 하고싶어하는 작가인데 무슨 ㅋㅋ 배우들도 김은숙 작가 이름때문에 한거지뭐
2개월 전
멍뭉머  멍멍머어어머멍
세상이 단순하고 자극적이고 재밌는거만 찾게되면서
조금이라도 진지해지면 오글거린다고 기피하게 되더라고요
누군가에게는 감명적인 글들이 누군가에게는 오글거릴순 있지만
세상이 오글거린다는 말로 누군가의 진지한 생각들을 밟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3개월 전
한여름자두  겨울엔유자차 :)
저 드라마 속의 상황 자체가 과하죠 학교폭력으로 삶이 무너지고 제 삶을 포기하려다가 자신의 10대, 20대, 30대를 모두 걸어 복수하는 캐릭터가 주인공이니깐
김은숙 작들이 유명한 건 작감배가 함께하는 시너지(탄탄한 스토리 구상, 매끄럽고 몰입감 있는 연출, 연기력 논란없는 탑 배우들)보다도 조금 오글거리지만 마음에 박히고, 가끔은 부자연스러운 문장이지만 그래서 계속 되내게 만드는 저 대사들! 그걸 유행하게 만드는 필력인 거 같아요. 대단한 작가죠

3개월 전
우리 같이 천천히 말라 죽어보자는 말에 1년째 소름 돋는 중
5개월 전
소설로 봐도 재밌겠다 싶네요...
5개월 전
말빨 글빨은 진짜 최고인거같아요 임팩트가 정말 최고
5개월 전
한없이 슬프고 안쓰러워 동은이... 토닥토닥
5개월 전
🥹
5개월 전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 그자체...
5개월 전
전 여기 대사들도 진짜 좋은데 미스터선샤인 대사들 진짜 좋아해요!
5개월 전
마지막 대사 너무 뭉클하네요.. 더글로리는 직접적인 복수는 없어서 자극적이진 않았지만 동은이의 대사가 너무 쓰리고 강직해서 상대방을 두렵게 만들기 충분했던거 같아요. 강직하게 복수를 다짐한 사람이 이렇게 무섭게 느껴질수도 있구나를 느꼈던 작품이었어요.. 대사 너무 좋아요ㅠㅠㅠ
5개월 전
그해 우리는  12월 6일 밤 10시 첫방송
대사 아직도 싱어롱 삽 가능
너무 잘씀... 한번 들어도 딱 꽂혀서 두고두고 생각남

4개월 전
자꾸만 보고싶어지는 명작...
3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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