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보고 이제 뭔 소리야 싶으시죠?
저도 이게 뭔 일인가 싶어요 ㅋㅋㅋㅋㅋ
일의 발단은 한달 전쯤 주말이었어요
제가 둘째는 남편한테 맡기고 초등학생 첫째만 데리고 주말에 지역 핫플에 놀러갔는데 거기서 시조카를 마주쳤어요
시누랑 남편이 나이차가 있어서 시조카는 성인인데, 남친이랑 놀러왔나 보더라고요
어, 남자친구야? 놀러나온 거야? 인사해주고, 우연히 만났으니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용돈 준다고 지갑을 꺼냈어요
그 때부터 며칠 뒤가 아빠 생신이라 용돈 드리려고 현찰 좀 넉넉히 뽑아둔 게 들어 있었는데 지갑이 빡빡해서 오만원짜리 한 장을 꺼낸다는 게 두 장이 뽑혔어요
그런데 그 상황에 다시 넣으면 어색해질 것 같은 그런 느낌 있잖아요ㅋ
그래서 그냥 오만원 두 장 십만원을 주면서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인사하고 저는 애 데리고 서점 가고 밥 먹고 했어요
그리고 나서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한 일주일 지났나….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온 거예요
안녕하세요 저 그 때 뵈었던 00이 남친입니다
하면서.
순간 뭐지? 싶었는데 아 그러냐, 반갑다, 그날 잘 들어갔냐 정도로 대답했는데 얘가 그러는 거예요.
00이 외숙모님이 무슨 무슨 일 하신다고 들었는데 존경스러워서 한 번 뵙고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자기도 그 일이 꿈이라고요.
제가 하는 일이 좀…. 뭐랄까, 환상을 품기는 쉽고 남들이 들으면 근사해 보일 수는 있는데 사실 까고 보면 뭐 없어요.
탑 0.1이 업계 전체를 이끌어가는? ㅋㅋ 저는 그 중 용꼬리 정도라 가정 경제에 소소하게 보탬되는 포지션인데 남들은 잘 모르고 용꼬리니까 근사하다고 생각하는 그 정도 위치에요.
근데 제 일에 대한 환상 품고 있는 애가 조언을 구하고 싶다고 하는데 되게 난감한 거예요
뭐라고 대답하나 하고 있는데 남자애가 00이랑 같이 뵙고 조언 좀 구하고 싶다고 먼저 말을 꺼내더라고요
어쩔까 고민하다 남편한테 말 하니까 00이랑 데이트 겸 자기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얘기 듣고 싶은가보다고, 밥 사주라고 카드 주더라고요.
시조카 밥 한 번 사주는 게 어려운 일도 아니고, 시조카 통해서 약속을 잡았어요.
과하지 않은 캐주얼 레스토랑에 예약 잡고 이번에도 저는 첫째만 데리고 나갔어요.
근데 ㅋ 밥을 먹으려는데 ㅋㅋㅋㅋ
보통 성인 셋에 초등학생 한 명이 가면 메뉴 4개, 혹은 5개 정도면 충분한 거 아닌가요?
편하게 먹고 싶은 거 시키랬더니 얘가 글쎄 서버가 오자마자 대뜸 메뉴 7개를 시키는 거예요. 메뉴판 앞의 이벤트 메뉴 주르륵 훑으면서요.
와, 저 여기 와 보고 싶었는데 외숙모님 덕분에 와 보네요. 이러면서 ㅋㅋㅋㅋㅋㅋ
여기서 시조카는 오빠 그거 다 먹을 수 있어? 라며 웃어서 저를 한 번 더 당황케 하더군요.
뭐, 시킨 거 먹기는 다 먹었습니다. 나중에 우리 애가 엄마 그 삼촌 굶고 나왔나 봐…. 할 정도로 흡입하긴 하더라고요.
후루룩 쩝쩝하면서 제 일에 대해서 그 일은 어떻고, 어디가 제일 규모가 크고 막 그렇게 말을 하긴 하는데, 먹는 건지 말을 하는 건지…
더 같이 있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 자리에서는 적당히 대답해주고, 계산하고 나서 애 문제집 사러 간다는 핑계로 헤어졌어요. (디저트까지 추가로 시켜서 나중에 남편이 대체 뭘 먹어서 이 가격이 나왔냐고 묻더군요)
아, 저도 대접을 해야 하는데 어쩌네 하는데 시조카는 흐뭇하게 웃고 있고(뭐랄까…. 내 남친이 이렇게 넉살도 좋고 수더분하게 잘 먹고 어른이랑 잘 지내는 성격좋은 남자야 이 느낌?) 응 그래 그래 하고 적당히 헤어졌어요.
그 후로는 연락이 없길래 저도 에라 그냥 잊자 하고 있었거든요.
시조카랑 결혼한 것도 아니고 남친이랑 내가 뭐 더 만날 일이 있겠어, 하고요.
그런데 오늘!!
또 문자가 왔더라고요.
자기가 파일을 하나 보내드릴테니 좀 봐주십사 한다고, 메일 좀 알려주시면 안 되냐고요.
보시고 만나서 조언을 얻고 싶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요즘 바빠서 미안하지만 안 될 것 같다고 거절할 거긴 하고 앞으로는 만나자고 해도 안 만날 거긴 한데 진짜 이런 애는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지 너무 궁금해요 ㅋㅋㅋ
시조카는 스무살이라 첫남친과 첫연애에 너무 푹 빠져서 정신 못 차리는 것 같고, 얘는 진짜 자기가 넉살 좋아서 만인에게 사랑받는 서글서글한 남자라고 착각하고 있는가봐요
[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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