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복잡한 상태라 두서 없는 글 죄송합니다
안녕하세요 연년생 딸을 둔 40대 후반 엄마입니다
이번에 작은딸이 서울로 대학을 가게 돼서 2월 초에 자취를 시작했습니다
자취방 올라가서 이것 저것 점검하고 청소 한 뒤 딸은 서울에 있겠다고 해서 저만 내려왔습니다
헤어질때 심심하면 내려와~ 라고 말했고 알겠다고 하다가 언젠가부터 내려오라고 하면 말을 돌리고 어물쩍 넘어가더라구요
오늘 낮에도 통화하면서 보고싶어 얼굴 좀 보자~~ 하며 내려오라고 하자 딸 목소리가 어두워지더니 몇 마디 안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곧 장문의 카톡이 왔는데
20년 동안 그 집에서 사는게 지옥 같았다 이제 겨우 벗어나 살것 같다 다시는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 아빠랑 이혼하면 내려가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딸이 남편을 싫어하는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문자를 받으니 가슴이 무너져 내립니다..
생각나는 남편이랑 있었던 일 몇 가지를 말해본다면 남편은 소위 말하는 다혈질에 욱하는 성격입니다
첫째 아이 가지고 나서부터 때리지만 않았지 물건을 던지고 소리지르고 밀치고
하루는 짐 챙겨 시댁에 전화해 울면서 이 사람이랑 더이상 못살겠다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나가려는데 아이들이 바짓가랑이 잡고 숨 넘어가게 우는거 보고 끌어 안고 펑펑 운 적도 있었고
차에서 제가 통화를 너무 길게 한다고 시골길 한가운데에서 내리라고해 밤이 돼서야 집에 돌아온 적도 있었고
제가 자궁근종 때문에 아플때 하루는 검사 결과가 좋아 외식 하려고 차타고 돌아다니는데 일요일 밤이라 거의 문을 닫아 연 음식점이 없자 짜증 내더니
뒷자석에 있는 아이들한테 만화를 왜이렇게 크게 틀어놓고 보냐고 차를 세워놓고 소리 지르며 혼내고 겨우 찾은 냉면집에서도 혼자 멀리 떨어져 먹다 나가버리고
또 아이들이 학교에서 그려온 그림을 애 앞에서 찢어버리고
술 한방울 안먹고(술 담배 입도 안댐) 유리잔 깨트렸다고 왜그랬어 무한반복 애가 말 안하면 말 안할거야? 무한반복
중학생때까지 작은딸이 큰딸보다 공부를 못한다며 과목별로 많은 양의 숙제를 내 매일 검사(집에 없는 날에는 영상통화로) 하루라도 못할 시 효자손으로 처벌
남편도 그렇게 혼내고 나면 미안했는지 다음날 항상 과자나 맛있는 것을 사왔는데
중학생 때까지는 금방 풀려서 아빠랑 장난도 치고 잘 지내다가 고등학교 들어가고 나서부터는 할 말은 하더라구요
남편이 소리지르면 딸도 또박또박 큰소리로 말하고 처음엔 남편도 날뛰면서 때리기도 많이 때렸는데
딸이 쉽게 물러서지 않자 남편도 점점 건들지 않았고 뒤늦게 작은딸과 친해지려고 노력해도 딸이 벽을 세우더라구요
그렇게 1년 반 정도가 지났을(딸이 거부해 말을 아예 단 한마디도 안하고 살았어요)시점에 큰 사건이 하나 터졌었습니다
집에 저 남편 작은딸 이렇게 셋이 있었는데
딸과 이야기 하던 중 딸과 흔히들 하시는 말다툼이 생겼어요
평소같으면 어느정도 선에서 아 그래? 하면서 끝나는데 이날따라 딸이 언성을 높이고 추궁하 듯 몰아붙이더라구요
안방에 있던 남편도 나와 그만하라고 했고 처음엔 무시하다 아빠가 계속 그만하라고 하자 엄마랑 말하고 있다고 신경 끄라고 했고
화가 난 남편이 딸에게 다가와 싸가지 없게 굴지 말라며 평소에 인사도 안하고 어쩌고 하며 소리 지르자
딸도 좀 욱하는게 있어서 아빠도 나한테 막 대했는데 나는 안되나며 따졌습니다
남편은 옛날 얘기 꺼내지 말라고 했고 딸은 왜 꺼내지 말아야 하냐며 소리치자
남편이 의자에 걸려있는 경량패딩을 가져와 딸을 쫒아다니며 때렸고 딸도 물러서지 않으며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제가 남편을 잡아끌며 말렸고
남편이 딸에게 싸가지 없게 굴지 말라고 하자 딸도 알겠다고 아빠도 앞으로 때리지 말고 막말하지 말라고 싸가지 없다는 말도 하지 말라고 했고 남편이 할거라고 너도 하란 식으로 말하자 딸이 그래 ㅅ/ㅂ놈아.. 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딸 뺨 두대를 때렸고 딸이 바로 경찰에 신고를 한 후 선처를 안해 재판까지 간 일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 남편이 딸에게 대화를 시도했지만 완강히 거부했고
딸은 남편이 사온 음식은 일절 먹지 않고 안방에 남편이 있으면 들어오지 않고 거실에 있으면 방에서 나오지 않고 엘리베이터도 따로 타고
이런 생활을 하다 자취를 시작하고 이혼 하기 전까지 안들어간다는 문자를 받은거에요
사실 작은딸이 초등학교 6학년때 아빠한테 혼난 다음날 저한테 와 이혼하면 안되냐고 한 부모 가정이 받는 혜택을 찾아 정리해서 보여준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혼이 쉽나요..
너희가 성인이 될 때까지는 아빠가 필요하다며 돌려보냈는데 성인이 된 이후 이혼 얘기를 다시 꺼냈을때 저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
저 같은 사연을 가지고 계신 분 있나요 현명하고 현실적인 조언 부탁드립니다
추가합니다 핑계로 들리시겠지만 남편이 아이를 혼낼때 제가 한 마디라도 하면 눈을 부릅뜨고 다가와 때리는 시늉을 하고 위협을 해 아이 상처에 약을 발라주는것 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이혼을 하지 않은 이유는 큰딸은 이혼을 원하지 않았고 아이들에게는 아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빠가 없다는 타이틀을 가지고 살아가는 아이들이 걱정됐었어요 그리고 제가 경제 능력이 없어 못하는 거라고 하시던데 직장 다닌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남편은 여름엔 자영업 겨울엔 알바 형식의 일을 하고요 연봉도 제가 더 많습니다 현실적인 조언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딸한테는 진심으로 사죄하고 진지하게 대화해보겠습니다
진심 방관도 죄라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