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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한국 영화 업계에 새로운 신인 감독이 데뷔한다
감독의 이름은 송능한
각본가로 활동하던 그는
1997년 영화 감독으로 정식 데뷔하게 된다.
송능한 감독은 1959년 전주 태생으로 고교 졸업 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불어학과에 재학 중 이었는데
영화에 관심이 있던 그는 서울대학교 영화동아리로
유명한 '얄라셩' 에 들어가 활동한다.
동아리 얄라셩은 1979년 서울대학교 공과대 학생들이 처음 모여
시작된 집단으로 초기 멤버가
방송과 연극계에서 활동한
이봉원 감독과의 인연으로 그가 세운 극단
'얄라셩' 의 이름을 따 만들었고
얄라셩은 현재도 활동 중인 동아리다
- 얄라셩 활동 시절 -
얄라셩에서 활동을 시작한 송능한은 얄라셩 뿐 아니라
서울영화집단 등에서도 활동하며 활동 폭은
더욱 커졌고 대학 졸업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졸업 후 서울 극장에 입사해 기획 일을 했으나
그는 일을 하며 개인적으로 각본 제작도 하다
결국 극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각본가 길을 걷기로 한다.
참고로 송능한 감독에겐 형님이 계셨는데
각본가로 유명한 송길한 작가다
임권택 감독과의 협업으로 많은
작품들의 각본을 만들고
한국 영화계에도 많은 공헌을 한 분이다
- 우측 송능한 감독 -
형님과 마찬가지로 각본가로 데뷔 후
'그 남자 58년 개띠' 란 작품의 시나리오로
영화진흥공사 최우수 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이후 1994년 9월 개봉한 임권택 감독의 태백산맥
제작에 참가해 영화 각본을 쓰게 된다.
그러나 원작 소설을 제대로 담기엔 영화 한편은
분량이 작았고 여러 아쉬운 부분을 남기고
영화는 흥행에 실패한다.
태백산맥이 첫 영화 각본은 아니고
1986년 개봉작인
수렁에서 건진 내 딸 2편 각본을 쓴 적이 있으며
임권택 사단 소속으로 연출도 했다
그는 이후 조폭 출신 조양은의 일대기를 그린
1996년작 영화 보스의 각본을 맡기도 했고
(조양은이 직접 출연한 영화다)
그렇게 영화, 방송계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던
그는 감독으로 데뷔하고 자신의 첫 작품을 만든다.
송능한 감독이 만든 데뷔작은
조폭+블랙 코미디가 더해진 영화 넘버 3였다
주연에 한석규, 이미연, 최민식, 송강호 등이 캐스팅됐고
(사실 배우 송강호는 여기서 비중 있는 조연에 가깝다)
한석규, 송강호, 최민식은 99년 쉬리 이전
이 영화로 먼저 호흡을 맞췄다.
- 방은희 배우 -
조연 배우로 연극 쪽에서 유명한 안석환, 박광정 배우와
박상면, 방은희 배우도 출연했다.
배우 박성웅과 홍석천도 짧게 단역으로 나오기도 했다
영화 넘버 3는 사실 제작비 확보에서
엄청 고생한 작품이다
이 작품 제작에 참가했던 분에 따르면 시나리오가
7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주인공이 바뀌는 식이었고
당시 좀 파격적인 시나리오라
투자처를 구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고 한다.
(이 시나리오는 나중에 수정됐다)
이 때 송능한 감독의 넘버 3에 투자를 해 구해준
사람이 강우석 감독이다
대본을 읽어본 후 좋은 작품이라 생각해서 투자를 했고
투자와 더불어 배급도 '시네마 서비스' 에서 담당했다.
특히 작품의 마지막 유흥업소 씬을 보고
내용과 스케일이 너무 작다며 따로
추가 제작비를 지원해 세트장을 만들어
촬영할 수 있도록 도왔다.
넘버 3는 전체 제작비 10억 5천만원을 쓴 작품으로
큰 돈을 들인 작품은 아니며
사용 필름은 4만 8천자, 촬영 횟수는 31회이다
사전 준비 후 넘버 3는 1997년 2월 제작에 들어가
촬영 종료 후 1997년 8월 2일 개봉한다.
www.youtube.com/embed/HI3aImBQ
개봉한 넘버 3는 서울 5개 극장에서
일일 6회 횟수로 작품을 상영했다고 하며
최종 성적은 서울 관객 307,617 명으로 집계 됐다.
(29만 7천명으로 표기되는 자료도 있음)
넘버 3가 개봉하던 8월 당시 주요 경쟁작은
미국의 페이스 오프와, 코미디 영화 할렐루야였다
(넘버 3는 8월 2일, 두 작품은 9일 개봉)
아쉽게도 이 두 작품이 넘버 3의 흥행에
타격을 줬고 넘버 3는 손익분기점은
넘겼으나 살짝 아쉬움이 남는 흥행을 하고 만다
넘버 3 스탭들은 할렐루야와의 경쟁에서
이길 줄 알았으나 밀려서 상당히 아쉬웠다고 한다
극장 흥행도 분명 실패는 아니었으나
뭔가 아쉬웠던 넘버 3는
이후 2차 시장에서 큰 성공을 한다
- 개그맨 김현철이 송강호 패러디로 인기를 얻었다 -
당시 코미디언들이 넘버 3의 송강호와 캐릭터들을
패러디하는 개그를 많이 했고 그 덕분에
인지도가 올라가 2차 시장에서
큰 도움을 받게 된다.
더불어 넘버 3는 영화에 대한 관객들과
평론가들의 평가가 좋았다
무자비한 조폭, 열혈 폭력 검사,
술집 호스티스, 호색한 삼류 시인 등
아주 거칠고 어찌 보면 저속하다 할 수 있는
인간 군상들을 통해 이야기를 풀며
황금만능주의, 권위주의, 일상에서 만연한 폭력
말과 의견에 대한 억압, 사회 지도층의
정경유착과 부정부패 등
급속한 경제 성장과 사회 변화를 거치며
나타난 90년대 당시 한국 사회의 혼란과
문제점들을 군더더기 없이 능청스럽게 비판하면서
너무 과하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게
코미디 영화로서 사람들을 웃겨주는 본분에도 충실하다
일류가 되길 원하지만 결국
속물 근성을 극복하지 못하는 삼류 캐릭터들과
일류 같지만 삼류 캐릭터들의 속물 근성을
그대로 빼다 박은 부류들을 돌려까고
이익을 위해 살인과, 배신, 폭력을 주저없이 실행하는
조직폭력집단의 모습을 아주 직관적으로 연출하며
이후 범람하게 되는 조폭 코미디 영화들과는
확실히 차별화 된 퀄리티로
97년 작품이지만 여전히 명작으로 평가받으며
이쪽 장르의 한국 영화들, 90년대 한국 영화
명작들을 논하면 무조건 순위권에 드는 작품이 된다.
덧붙여 봉준호 감독은 과거 2006년 인터뷰에서
영화 제작할 때 대본을 누가 따로 써준다면
송능한 감독의 대본을 받아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소감을 밝힌 적이 있다.
또한 자신이 본 최고의 한국 영화 중 하나로 선정했다.
(2000년대 전 작품들 기준)
https://www.koreafilm.or.kr/kofa/news/webzine/BC_0000061273
참고로 송능한 감독은 97년 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내가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분노다
일류라고 자칭하는 이들이 진짜 깡패고, 사회, 경제, 문화도
총제적으로 부실하고 기준도 없고, 서로 배반하고 등치는
혼돈스러운 한국 사회에 대한 분노 말입니다
송능한 감독은 당시 한국 사회를 한 마디로
표현해 카오스 즉 '혼돈스러움' 이라 말했다
카오스는 넘버 3 마지막 챕터의 제목이다
상당히 시니컬한 느낌의 인터뷰였는데
이 인터뷰를 통해 송능한 감독이 넘버 3에서
어떤 말과 연출을 하고 싶었는 지 짐작할 수 있다.
물론 넘버 3의 마지막 교도소 씬을 보면
송능한 감독이 마냥 염세주의자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후 1997년 제 18회 청룡영화상에서
송능한 감독은 신인 감독상, 각본상을 수상하고
배우 송강호는 남우조연상을 수상해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다.
배우 한석규는 넘버 3는 아니지만
같은 해 개봉한 초록물고기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다.
송능한 감독은 첫 데뷔작인 넘버 3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냈고
좋은 평가와 흥행을 이끌어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계를 끌어갈 유망주로 평가 받게된다.
슬프게도 영화 커리어를 꾸준히 이어가지 못 하고 이민가셨지만 딸이 베를린도 가고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도 올라가고
그냥 두 편으로 끝내기엔 아까운 감독님이었는데 아쉬움
셀린 송 감독 커리어가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다른이야기긴 한데 영화 스탶중에 헷갈리는게 감독이 있고 각본이 있잖아 누가 스토리를 짜는거임? 뭐 예를들어서 철수가 영희를 사랑한다 그럼 이 큰주제 자체는 감독이 짜고 철수가 영희한테 키스를 한다 이거는 각본인거?
각본=시나리오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포지션= 작가, 감독
예시 1)
각본 감독 A = 감독이 시나리오까지씀
예시 2)
각본 A 감독 B = 작가인 A가 시나리오 씀 B인 감독은 연출만 담당
예시 3)
각본 A B 감독 B = 작가인 A와 감독인 B가 협업하여 시나리오 제작, B인 감독이 영화 연출
너 질문에 대한 답은 예시 3번임
PD들이 본 실물 미친 연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