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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민희진, 홀로 선 뉴진스[culture critic]
뉴진스 가처분 신청 인용을 둘러싼 상황들
(생략)
뉴진스 멤버들은 민희진이 발휘한 카리스마를 따라 할 수 없었다. 뉴진스의 기자회견은 민희진의 기자회견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지도 크게 회자되지도 못했다. 기획사 대표이자 업계의 중역으로서 민희진은 갖가지 논점에 관해 다양한 온도차로 발언할 수 있었다. 뉴진스는 나이 어린 여성 아이돌이란 테두리 안에서 고정된 이미지를 통해 움직여야 했다. 스스로를 학대의 피해자로 규정짓고 자신들에게 ‘올바른 보호자’를 되돌려 달라고 호소했다.
그건 지금까지 민희진이 빚어 온 뉴진스의 이미지, 순수하고 수동적인 소녀상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인과관계다. 멤버 개개인이 그 이미지에서 벗어난 표정과 말투를 문득문득 노출했을 때, 안티 팬들은 “어른을 무시한다” “예의 없다”라고 헐뜯을 꼬투리를 포착해 갔다. 민희진 대표의 운신이 제한된 상황이 장외에서 승부를 보려 한 전략이 성공하지 못한 원인 중 하나다.
이 기나긴 싸움의 승자와 패자는 누구일까. 하이브는 뉴진스가 탈출하는 것을 저지했지만 그것으로 자축하기엔 사회적 위신이 크게 깎였다. 뉴진스는 길지 않은 아이돌 활동의 가장 중요한 단계에 시계가 멈춘 채 본안 소송을 기다리게 됐다. 승자가 없어 보이는 전쟁터에서 전리품 하나라도 챙긴 사람은 민희진이다. 그는 예의 그 기자회견을 통해 신드롬을 일으킨 사회적 저명인사가 됐다. 과정이야 어찌 됐건 열망하던 대로 하이브를 빠져나오는 결말도 얻었다. 기획자의 인생은 아이돌의 인생보다 길기에 투자를 받아서 회사를 세우고 새 아이돌을 기획할 수도 있다. 뉴진스 팬덤은 곧 민희진의 팬덤인 성격이 강해서 장래에도 그를 따라오는 자산이 될 것이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 걸그룹 뉴진스 [어도어 제공]
뉴진스가 전면에 나선 것은 이 모든 분쟁의 온전한 당사자라서가 아니라 민희진과의 ‘운명 공동체’ 때문이다. 사태를 결판 짓는 주인공처럼 등장하며 그전까지 자신들과 무관하게 축적된 분쟁의 압력까지 감당하게 됐다. 법정에서는 하이브 소속 타 아이돌 그룹을 거론하는 바람에 “뉴진스 멤버들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아이돌은 죄가 없단 말 하지 마라”라는 프레임이 조성됐다. ‘주체적 아이돌’은 케이팝의 클리셰가 됐고, 사람들은 아이돌을 하나의 인격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토록 첨예한 현실에서 아이돌이 전면에 등장할 때, 그들을 어디까지 보호하고 어디서부터 권한과 책임을 찾을 수 있을지는 머리 아픈 문제다. ‘뉴진스 맘’이라 불리는 인물과 종속적 관계성을 맺고 바로 그 지점이 팬들에게 애호되던 케이스라면 더더욱 그렇다.
“어떤 사람들은 그들의 관점을 편리하게 바꾸며 자신에게 맞을 때는 나를 어린아이처럼 대하고 더 편리할 때는 어른처럼 행동하기를 기대한다"는 혜인의 타임지 인터뷰는 케이팝 산업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은 물론, 다름 아닌 민희진 스스로에게 무겁게 돌아가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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