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에 앞서..
이틀동안이나 샤워를 안했으면 이 글 쓰고 있을 시간에 가서 박박 처씻을 것이지 뭐 자랑이라고 후기 글을 쓰고 자빠졌는지
궁금해하는 여시들도 있을 것이다.
변론하자면
1. 이미 좀 전에 박박 씻고 나왔고
2. 일부러 샤워 안한 거 아니다. 못한 거다.
그리고 조금 덧붙이자면 이 글은
매일매일 샤워하는 삶을 살지만 마음 속 깊숙이

혹시 하루라도 샤워를 건너뛰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하는 은밀한 더티 호기심을 가진 지성피부 여시들을 위한 빅데이터 글이다.
그러한 호기심을 충족해주기 위해 시작한 일은 아니었지만
뜻하지 않게 내가 당신들의 기니피그가 되어 이틀이나 생체실험을 진행(당)했다.
서론
샤워를 못한 이유는 간단하다.
화장실 공사를 했기 때문.
필자는 화장실이 하나뿐인 집에 살고 있는데 어느날 집주인한테 연락이 왔다.
당신의 샤워부스에서 물이 새서 아랫집까지 물이 줄줄 흐르고 있다고.
벌써 심기가 불편한 여시들이 있을 것이다.
걱정 마셔라 아랫집에 아무도 안산다.
아랫집은 세입자들이 들어오기 전에 지금 (반년째) 리모델링 공사 중인데 공사업자들이 발견한 것이다.
반년째

반년째....
넘어가자
어쨌든 업자가 와서 확인한 결과 샤워부스의 바닥과 실리콘 사이에 틈이 생겨 물이 샌 거라며 실리콘을 새로 갈아야한단다.
그러면서 하루는 실리콘을 다 떼어내서 말려야 되고
다른 하루는 실리콘을 새로 발라서 말려야하니
총 이틀간 샤워부스를 쓰면 안된다고 했다.

? 이틀이요?
필자로 말할 것 같으면 살면서 단 한 번도 이틀동안이나 샤워를 안해본 적이 없는 깔끔 지성인이다.
한국에 살 때는 영하 18도까지 내려가는 혹한기에도 매일 박박 처씻어대어 어머니의 원성을 샀으며
밀국에 살기 시작한 이후에도 믿기지 않는 전기 및 수도세 위력에도 불구하고 매일 샤워를 멈추지 않는 지성인이란 말이다.
딱 한 번 샤워를 며칠 못한 적이 있었는데 그건 입원으로 인해 그런 거였으니 포함시키지 않겠다.
왜 이렇게 샤워에 집착하는지 건성 및 중성 여시들은 이해 못할 수도 있다.
오직 깔끔한 지성 여시들만이 이해할 것이다.
잠깐 필자의 지성 약력을 읊어주자면
피지샘이 본격적으로 활발해지기 시작하는 10대부터 '마른 세수'라는 것을 활자로만 접해봤으며
아침에 일어난 얼굴을 '니 얼굴 산유국이다' 라는 비유로 표현해준 사촌 언니 덕분에 '산유국'이라는 단어를 처음 배웠다.
개기름을 바싹 말려준다는 제품으로 유명한 어쩌고 나이아신 제품을 꾸준히 써봤으나 필자의 원유가 번번이 그 성능을 이겨내왔으며
건성인의 얼굴을 바스락 모래로 만들어준다는 약알칼리성 폼클렌징으로 아침 세안을 박박 해보아도
오후로 넘어가는 순간부터 얼굴이

이지경이 되는 삶을 약 20년째 살고 있다.
어쨌든 그리하여 이틀 간의 샤워프리 라이프 되시겠습니다.
본론
샤워프리 첫째날
1. 외양
생각보다 멀쩡해서 놀랐다.
파워 지성인으로서 머리를 하루만 안감아도 개같이 떡질 줄 알았는데 의외로 겉보기엔 멀쩡하다.
말 안하면 머리 안감은지 모른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진 마셔라. 조금 멀어질 수 있다.
2. 냄새
여기부터 이야기가 조금 딥해진다.
딥해진다는 건 슬슬 역겨워진다는 뜻이다.
냄새는 두가지로 나누겠다. 하나는 겉냄새 다른 하나는 속냄새.
지성인들이라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건성인들도 알라나..? 건성인이 되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2-1. 겉냄새
머리 풀어헤친 채 헤드뱅잉을 몇번이나 해보았지만 냄새 안남.
심지어 아직도 샴푸냄새가 은은히 남아있기까지 하다.
참고로 샴푸는 헤드앤 숄더 코코넛향 쓴다.
아무도 안물어봤지만 이거 꽤 좋다.
홍보 아니다. 헤드앤 숄더 그 물방울 그려져있는건 개별로다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2-2. 속냄새
겉냄새가 멀쩡하다하여 정내가 안난다는 건 아니다.
정내란 정수리 냄새다.
놀랍게도 아직까지는 정내가 마일드하다.
첫째날 총평: 예상했던 것만큼 역겹지 않았음.
외양과 겉냄새 모두 이정도면 통과.
그러나 스스로의 찝찝한 기분만은 어찌할 도리 없음.
샤워프리 둘째 날
둘째 날이 되면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싶을 만큼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한다.
어제까지 2배였던 찝찝함이 오늘은 4배가 된다.
3일째는 6배일까?
아니다 8배이다.
지성인의 샤워프리 찝찝함은 제곱이다.
둘째 날 후기는 첫째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딥해진다.
마음의 준비들 하시고
1. 외양
으레 지성인들이 상상하는 샤워를 건너뛰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상상 그대로의 모습이 된다.
실수로 마른 머리에 헤어 오일을 듬뿍 바른 듯한 모습.
머리를 빗으면 빗자국이 난다.
별로 가까이서 보고 싶은 몰골은 아니다.
물론 멀리서도 보기 싫다.
2. 냄새
이 후기글의 화룡점정
이틀 차부터 겉냄새와 속냄새가 별 다를 바 없어진다.
흔히 겉과 속이 같은 걸 보통 솔직하다고들 하는데
그렇다. 솔직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2-1. 겉냄새
어제 밤까지만 해도 은은하게 남아있던 샴푸냄새가 실종된다.
헤드뱅잉 하면.. 일단 헤드뱅잉이 어제만큼 수월하게 안되는데 하여튼 헤드뱅잉하면 거의 무취와 다름없는 마일드한 원유냄새가 나다가 가끔 훅 하고 정내가 섞여 들어온다.
큰일났다는 뜻이다.
2-2, 속냄새
지성인 여시들이 상상하는 그 냄새가 난다.
어떤 부분은 정수리가 아닌데 정내가 난다.
두피 전체가 원유에 찌든 느낌.
실제로 찌들었다.
이틀 차부턴 가끔 두피가 간지러워도 긁지 않았다.
필자는 역겨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지성인이기 때문.
이틀차 총평: 웬만하면 샴푸 프리는 하루를 넘기지 말자.
이틀째가 되자마자 몰골이 급격히 길티해진다.
이 모든 글이 모순처럼 느껴질 예리한 여시도 있을 것이다.
'당연히 지 냄새니까 못 느끼는 거겠지'의 덫도 분명 고려했을 것이다.
필자의 별명은 미취학 아동시절부터 개코였다.
필자가 미취학아동일 때 동생은 갓난쟁이였는데 동생이 다른 방에서 문닫고 자고 있고 모두 거실에 있음에도 필자는 귀신같이 이 갓난쟁이 녀석의 똥기저귀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후각 하나만큼은 경찰견이다.
그리고 지금 이 밀국에서 코리안 경찰견이 고통받고 있다.
다른 밀국 여시들이 누누이 말해왔지만 여름철 논코리안들의 냄새는 폭력이다.
진짜 친다고 사람을.
도의적으로다가 여름엔 하루에 한번 샤워를 법으로 지정해놔야 한다고 본다.
궁금한 여시들은 여름에 외국 가서 대도시 기차역에 가보길 바란다.

후각세포를 처맞을 기회는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주어져야한다.
결론
세상엔 값진 도전도 있는가하면
하등 쓸모없이 찝찝함만을 남기는 도전도 있다.
지성인의 샤워프리 챌린지가 그렇다.
지성인들은 웬만하면 하루이상 노샤워 상태로 있지 말자. 정 궁금하다면 말리진 않겠다.
대신 챌린지가 끝나면 남는건 지옥의 침구세탁 릴레이뿐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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